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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또 다른 비밀

원래부터 내 마음속으로 이우범을 더 신뢰하고 있었다. 이 캡처를 보자 배인호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졌다. 어젯밤 배인호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하마터면 내가 오해했다고 착각할뻔했다.

“알겠어요.”

사진을 보고 더 이상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고 불안함을 참아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우범의 표정은 어떤 변화도 없었다.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허지영 씨, 난 당신이 청담동에 돌아가는 것을 정말로 바라지 않았어요. 배인호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나는 눈살을 찌푸렸고 머릿속은 방금 본 대화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우범의 말을 듣고 나는 정신을 차리고 배인호와의 거래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나 이미 배인호와 재혼하기로 했어요. 적당한 타이밍을 보고 있어요.”

연기를 하려면 완벽하게 해야 했다. 나와 배인호가 곧 재혼한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아야 배인호가 나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우범의 손에 들려 있던 찻잔이 떨렸다. 찻잔의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 손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그는 갑자기 손에 힘을 풀었고 찻잔은 테이블에 떨어져서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깜짝 놀랐다.

“왜요?”

배인호는 엉망이 된 테이블은 신경도 쓰지 않고 흥분했다.

“계속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있었는데, 인호가 지영 씨를 그렇게 대했는데 왜 또 기회를 주려는 거예요? 난... 그저 기다려 달라고만 했는데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이우범 씨, 내가 우범 씨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걸 알아줘요.”

나는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약혼 하기로 한 거 아니에요? 잘 됐어요.”

“지영 씨도 알잖아요.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이우범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이우범이 수년 전의 배인호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아무리 마음이 원하지 않아도 집안의 압력에 의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했다.

하지만 이우범이 도시아와 약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와 그는 미래가 없을 것이다. 배인호는 미친놈이었고 절대로 나와 이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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