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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나 데리러 와요

병원에 하루만 있고 나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어서 퇴원했다.

나는 경찰서로 달려가 기선우 사건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 보러 갔는데 들려오는 것은 배인호와 같은 대답이었다.

경찰서에서 나왔을 때 날은 이미 저물어 있었다. 설이 다가오니 길거리에 많은 사람이 북적이고 있었다. 설은 한해 중에 가장 큰 명절이다.

차갑고 번화한 거리에서 나는 서란의 전화를 받았다. 서란은 모르는 번호를 쓰고 있었다.

“선우... 왜 그렇게 된 거예요?”

핸드폰에서는 서란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란, 너 연기 정말 잘한다.”

나는 쌀쌀한 목소리로 물었다.

“선우는 너의 첫 남자친구잖아. 너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넌 조금의 양심 가책도 못 느껴?”

서란은 울면서 말했다.

“지영 언니, 난 선우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 그저 사고였어요. 언니는 내가 그렇게 독한 줄 알아요? 난 양심도 없는 줄 알아요? 난 단지 선우가 서울을 떠나길 바란 것 뿐이라고요.”

서란은 슬프게 울고 있었다. 마치 진심으로 기선우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영 언니, 우리 만나서 얘기 좀 해요.”

서란은 또 먼저 만나자고 했다.

나는 서란을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독한 여자가 어디까지 연기하는지 보고 싶었다.

나는 만나자고 대답했고 서란은 카페 ‘랑데부’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곳에는 이미 오랫동안 가지 않았다. 나는 가끔 처음에 카페에서 서란을 훔쳐본 것을 후회했다. 그로 인해 일어나야 할 일들이 엉망이 된 것 같았다.

반 시간 후, 나는 서란을 만났다. 저번에 여기서 서란을 만났을 때 서란은 내가 배인호와 이혼하기를 바랐다.

그때 서란은 초췌하고 창백한 것이 상처 입은 한 송이 꽃 같았다. 현재 그 꽃은 이미 부자가 되어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저렴한 물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페 직원은 모두 바뀌어 서란과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지영 언니.”

서란은 나를 보고 슬픈 미소를 지었다. 빨갛게 부은 눈은 방금까지 운 것 같았다.

“그냥 이름만 불러. 우리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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