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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유산

“언니, 이젠 알겠죠? 배인호가 좋아하는 사람은 저란 걸요.”

그녀의 얼굴은 더는 창백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저 걱정한다고 바로 독일에 수술 일정 잡으러 갔어요. 당연히 모든 비용은 인호 씨가 지급하는 거고, 저와 같이 갈 거예요.”

“그래서?”

나는 굳이 여기까지 와서 자랑하는 그녀가 이해 가지 않았다.

만약 배인호가 이혼을 제안했고, 내가 그것을 받아들인 상황이었다면, 이 자랑이 나한테 먹힐 건데,

현실은 내가 배인호를 찼고, 그가 누구와 함께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그런데 서란은 왜 아직도 나한테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는 걸까?

“그래서 언니가 제 행복을 깰 수 없게 만들 거예요.”

서란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졌고, 그녀는 약병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태아 보호 중이에요?”

그 순간 나는 강한 불안함을 느꼈다. 때마침 내 간병인은 과일 사러 나갔고, 이우범도 퇴근 후에야 나를 보러 올 수 있었다.

전에는 내 임신 사실을 서란이 알고 있는지 확실치 않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보고 묻는 듯했다. 솔직히 이런 거 알아내는 것쯤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나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벨을 누르려 했다.

서란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내 손을 내쳤고,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내 어깨와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다음 나는 그녀에게 밀려 침대에서 떨어졌고,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하반신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지키고 싶어 하던 아이, 못 지키게 됐네요!”

서란은 바닥에 웅크려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승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뒤이어 유정이가 상황을 확인하러 문을 열고 들어왔고, 서란은 이미 휠체어에 다시 앉은 채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유정아, 지영 언니가 갑자기 침대에 떨어졌어. 빨리 의사 선생님 좀 불러줘. 나, 나 심장이 너무 아파...”

“뭐? 또 아프다고? 얼른 가서 의사 선생님 부를게!”

유정이는 아예 나는 신경도 안 썼고, 서란을 데리고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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