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4화 서란이 날 보자고 했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본인 아이는 사랑할 것이다.

나는 그가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그한테 모든 사실을 말해주려 했지만, 결국은 말해주지 않았다. 만약 서란만 없었더라면 그 아이는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다른 이유로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받아들일 수 있어도, 서란이 밀어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너 10년 동안 나 사랑했다며? 근데 왜 내가 너 좋아하게 됐다고 했을 때 단호하게 이혼을 선택했어? 내가 뭘 해볼 기회라도 안 줬잖아. 내가 사람을 죽이기라도 했어? 아니면 불이라도 질렀어? 내가 왜 이런 벌을 받아야 하는 건데!?”

배인호는 빨개진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배인호에게 말했다.

“그렇게 아이를 사랑하면 서란한테 따져야죠, 걔가 죽인 건데.”

배인호의 눈빛은 앞서 모습과 달라졌고, 목소리도 차분해졌다.

“반년 뒤에, 만약 그때 가서 걔가 한 게 확실해지면 나 서란 가만 안 둘 거야.”

“반년? 왜 반년을 기다려야 하죠?”

나는 그가 시간을 또 미룬다고 생각했다.

배인호는 눈을 감았다 뜨면서 나를 바라봤고, 그 까만 눈동자 안의 분노는 조금은 사라진 듯했다.

“걔 지금 일단 치료받아야 해. 상황 지켜보다가 수술 일정 잡고, 2차 이식 끝나면 서란과 나 각자 갈 길 가는 거야.”

나는 이 문제의 포인트가 서란의 수술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뭔지 모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지금 서란 걱정한다는 거네요? 이런 원인 때문이라면 굳이 말 안 해줘도 돼요. 저도 바보가 아니니까.”

나는 그저 웃길 뿐이었다. 이런 이유를 굳이 나한테 말해줄 필요가 있을까?

“나 못 믿어?”

배인호의 빨갛던 눈은 조금은 차분해졌지만, 아직도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럼 왜 수술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말해줘요.”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배인호가 말해주려던 찰나, 그의 전화가 울렸고, 힐끗 보니 서란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는 할 수 없이 일단 전화를 받았고, 전화에서 뭐라고 했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