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7화 나에 대한 보상

“서란아.”

배인호는 다시 서란의 말을 끊었고, 얼음처럼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전에 말한 적 있지? 그 어떤 방법으로도 이 사람 상처 주지 말라고. 너 이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뭐야? 이 사람이 너 싫어하고 괴롭혀서 할 수 없이 사과하러 나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야?”

그의 한마디에 우리 셋은 깜짝 놀랐다.

서란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곧 서란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극도로 억울한 듯했다.

“모든 게 제 잘못이에요. 사과 한 거도 제 잘못이고요. 인호 씨, 마음속으로는 지영 언니 좋아하면서 왜 애초에 저 좋다고 했어요?

보잘것없는 절 좋아해 주고 잘해줘서 이제는 제가 인호 씨 좋아하게 됐는데, 인호 씨가 이렇게 절 밀쳐내면 전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그녀는 여전히 민설아의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배인호는 그녀의 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직접 입장 표명할 거니까 이 일은 여기서 그만하자. 다시는 이런 일로 나 귀찮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넌 그냥 마음 편하게 수술 날짜만 기다려.”

“네... 알겠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서란은 눈물을 닦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나를 탓하고 있는듯했다.

나는 배인호가 냉담하게 서란을 비난하는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대체 서란에 대한 그의 감정은 뭘까? 단지 민설아의 그 심장때문에 계속 눈감아 주는 건가?

민설아는 그의 인생 중 가장 큰 아쉬움이었기에 나는 솔직히 그가 그녀를 내려놓지 못하는 상황이 이해가 갔다.

지금 서란한테서 뛰는 심장이 한때 그와 사랑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어딘가 허무했다. 결국은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한테 진 게 아닌, 기억조차 없는 심장에 졌으니 말이다.

“정아야, 나 먼저 가볼게.”

나는 답답한 마음을 뒤로 하고, 정아에게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

정아도 노성민도 곧바로 내 뒤를 따라 나왔다.

엘리베이터에서 정아는 알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