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물을 준비해야 하죠?” 임지환이 웃으며 되물었다.“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 선물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다니.” 진완선은 비웃으며 비꼬았다.“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송경재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임 대사가 이렇게 수수한 옷차림을 한 걸 보니 아마 돈이 없어서 적당한 선물을 준비할 수 없었을 거예요.”홍서연은 어머니와 송경재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임지환을 에둘러 비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 대사가 와주신 것만으로도 최고의 선물이에요.” 홍서연이 소리를 높여 반박했다.“우리 딸이 맞는 말을 했어요. 임 대사 같은 분이 제 체면을 봐서 흔쾌히 와주신 것만으로도 우리 홍씨 가문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홍진은 진완선을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자, 다들 서 있지 말고 얼른 앉아서 식사합시다. 임 대사, 상석에 앉으세요.”말을 마치고 홍진은 직접 임지환을 상석으로 모셨다.임지환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흥!”홍진이 임지환을 이 정도로 두둔해 주자 송경재는 냉소를 지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다시 기회를 노렸다. 진완선도 인상을 찌푸린 채 입을 다물었다. 홍진이 이 자리에 없었다면 얼굴을 붉히며 임지환을 이미 내쫓았을 것이다.“임 대사, 제가 만든 탕수육을 드셔보세요. 이 송어 요리도 괜찮을 거예요. 이 요리를 배우느라 제가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거든요.”저녁 식사가 시작되자 임지환의 오른손 편에 앉은 홍서연은 임지환에게 쉬지 않고 음식을 덜어주었다.임지환의 그릇이 거의 넘칠 것처럼 보이자 홍진은 진심으로 부러워하며 웃었다. “역시 임 대사는 대단하신 분이군요. 집에서 제가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어요.”“아빠, 그건 다르죠.”홍서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임 대사는 제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에요. 만약 임 대사가 없었다면 난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꼭 그런 건 아니야... 만약 그 당시에 내가 알았더라면 분명 아는 인
“임 대사, 인정하기 싫지만 당신의 실력이 대단한 건 확실한 것 같네요. 우리 형님이 그렇게 많은 부하를 데리고 갔는데, 게다가 형님과 부하들은 총까지 들고 있었죠. 당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도 여전히 우리 형님을 죽일 수 있다니. 이런 비범한 능력만으로도 대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죠.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뒤처리한다고 해도 빈틈은 있는 법이죠. 당시 우리 송씨 가문 사람들 외에도 우씨 가문의 보안팀이 있었어요. 내가 조금만 강압적으로 고문하니 그 사람들이 전부 순순히 자백했어요.”송경재는 여유로운 태도로 태연하게 말했다.“그랬군요. 그다음은요?”임지환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입에 넣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물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담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할아버지가 이미 수배령을 내렸어요. 아마 머지않아 당신에게 큰 재앙이 닥칠 거예요.” 송경재는 연민의 눈빛으로 임지환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송씨 가문과 맞서 싸운 사람들은 항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송경재가 보기에는 임지환은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다.“임 대사, 진짜 당신이 송승조를 죽였나요?” 홍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맞아요.”임지환은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그러자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전부 표정이 확 달라졌다.“여보, 똑똑히 들었죠? 이 사람이 자기 입으로 직접 인정했으니 뭐가 고민될 게 있나요? 빨리 사람을 불러 이 사람을 잡아야죠.”진완선은 임지환이 시원하게 시인한 것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임지환이 홍진 앞에서 살인 사실을 인정할 정도로 어리석고 무지막지할 줄은 몰랐으니까.“아빠, 분명 오해가 있을 거예요. 임 대사님은 결코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난폭한 분이 아니에요.” 홍서연은 조급한 말투로 걱정을 털어놨다.홍진은 잠시 침묵한 후 무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서연아, 일단 진정해. 이 일은 내가 책임지고 자세히 조사할 거야.”“홍 시장님은 항상
식당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고 무언의 압박이 모두를 덮쳤다.이 항성에서 온 도련님은 마치 다른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판사처럼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송경재, 네 눈에 뵈는 게 없구나. 여기는 시장 관저야, 너희 송씨 가문 본가의 뒷마당이 아니라고!”홍진은 화산처럼 분노를 분출하며 외쳤다.“홍 시장님, 저에게 좀 더 공손하게 대하는 게 좋을 겁니다.”송경재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안 그러면... 곧 도착할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을 다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거든요.”“웃기고 자빠졌네, 너 따위가 감히 날 겁줄 수 있을 것 같아?”홍진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아파트 단지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홍진의 예상과는 달리 휴대폰 너머에서 아무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전화로 사람을 부르려고 한다면,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당신이 배치한 주변 경호원들은 지금 모두 저승길로 떠나는 귀신이 되었으니까요.”송경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약을 올렸다.쾅!누군가가 거대한 소리와 함께 대문을 힘껏 열어졎혔다.반짝거리는 대머리와 얼굴에 붉은 용 문신을 한 중년 남자가 부하로 보이는 무리와 함께 살기등등하게 저택으로 침입했다.“너희는 누구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있나?”자기 저택에 그 무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홍진의 마음은 급속히 가라앉았다.“어디긴 어디겠어? 시장 관저잖아. 총독의 관저에도 들어간 적이 있는데 고작 시장 관저가 뭐라고 그 난리야?”그 무리는 홍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며 활개 치며 천천히 걸어왔다.현장에 있던 세 여성은 이 무시무시한 광경에 겁에 질려 바르르 떨며 몸을 움츠렸다.문신한 남자는 송경재의 곁으로 걸어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사람처럼 신나는 말투로 보고했다. “송 도련님, 여기 경호원은 전부 처리했습니다. 이 집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그야말로 주머니 속의 쥐입니다.”“역시 거미줄 조직의 최고 킬러답네. 일 처리가 참으로 깔끔하고 신속해.”송경재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홍진을
“저 두 여자를 그냥 죽이는 건 너무 아까워요.”조직원 중 키가 2미터에 육박하고 털이 수북해 마치 곰처럼 우직한 한 킬러가 이청월과 홍서연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홍서연은 기겁하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서둘러 임지환의 뒤로 몸을 숨겼다.이청월은 겉으로는 차분해 보였지만 무의식적으로 임지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곰탱아, 작작 해. 이런 상황에서 그런 일이 중요해? 얼른 해야 할 일부터 처리하자. 일이 끝난 후에 이 여자들은 전부 네가 데려가도 상관없어.”촉용이 손을 흔들며 짜증 냈고 이내 송경재를 바라보았다, “송 도련님이 명령만 내리신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경재야, 너와 서연은 그래도 동창이잖아. 옛정을 봐서라도 우리 가족은 놓아주어야 하는 게 아니겠어?”진완선은 자기 생사가 송경재 손에 달려 있음을 알아채고 본능적으로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어머님, 그 말은 틀렸어요. 당신들의 생사는 제 손에 있는 게 아니라 임 대사 손에 달려 있어요. 임 대사가 나와 협력한다면 다들 기분 좋게 무사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죠. 하지만 임 대사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당신 가족은 아무래도 저승에서나 다시 상봉할 수 있겠죠.”송경재는 희희낙락하며 임지환을 바라봤다. “어때?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겠어?”“아주 잠깐 생각해 봤는데, 역시 널 죽이는 게 최상의 선택인 것 같아.” 임지환은 느긋하게 말했다.그 말에 송경재는 잠시 멍해 있다가 갑자기 책상을 탁 치고 임지환을 내려다보며 호통쳤다.“그래? 나 바로 여기 있어. 절대 움직이지 않을게. 할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해봐. 근데 네가 날 죽이기 전에 총알이 네 머리를 먼저 날려버릴걸?”송경재는 입술을 핥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까짓거 한 번 해보지 뭐.”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고기를 집던 젓가락을 들었다.“그걸로는 어림도...”푹!송경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이상함을 느낀 송경재가 가
말이 끝나자마자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몸매가 끝내주는 혼혈 미인이 거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이 미인은 어깨에 중형 저격총을 짊어지고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갔는데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미인의 뒤를 따라 체형이 날씬한 미녀 세 명도 함께 들어왔다.“유란 씨, 어떻게 여기에 있죠?”이청월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이번에 귀국한 건 주로 임 선생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씨 그룹과의 계약은 부차적인 것이고요.”유란은 이청월에게 간단히 해명하고 임지환을 바라보며 지시를 요구했다.“임 선생님, 여기 있는 시체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까요?”“후속 처리는 제가 하겠으니까 굳이 손대지 않아도 됩니다.” 홍진이 자진해서 말했다.“홍 시장님, 폐를 끼쳤네요.”임지환이 웃으며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임 대사, 우리 사이에 이런 예의는 필요 없어요. 이 송경재의 시체는 제가 송씨 가문 사람들에게 연락해 치워버리라고 하겠어요.”송씨 가문이 이렇게 무모하게 사람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홍진도 유달리 크게 분노했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홍 시장을 만만하게 본 것이 분명했다.“만약 송씨 가문이 이쯤에서 그만둔다면 천만다행이지만 이 사람들이 아직도 소란을 피울 생각이 꿈틀댄다면 내가 송씨 가문에게 가문의 함몰이란 어떤 건지 똑똑히 알려줄 겁니다.”임지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단어 하나하나에 살벌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송씨 가문은 이래 봬도 항성에서 백 년을 이어온 명문대가예요. 신중히 생각하고 움직이는 게 좋을 거예요.”이청월은 임지환이 송씨 가문과 정면으로 맞서려고 벼르는 것을 보고 서둘러 자기 소견을 밝혔다.비록 여태껏 임지환의 여러 가지 대단한 능력을 직접 목격했고 그의 대사 신분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송씨 가문도 항성에서 백 년 동안 굳건히 자리 잡아 왔고 항성 최고의 가문인 이씨 가문과도 정면으로 겨룰 실력이 있는 상태였다.이런 명문대가를 건드리는 것은 절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임 선생
“홍 시장님, 저희는 그럼 이만 가보겠어요. 유란이 여기 있으니 안전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거예요.” 임지환이 홍진을 안심시키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홍진은 공손하게 주먹을 쥐고 고마움을 표했다. “임 대사, 진짜 감사합니다.”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청월과 함께 저택을 떠나려 했다.“임 대사님, 잠시만요.”임지환의 뒤에 서 있던 홍서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왜 그래?” 임지환이 홍서연을 돌아보았다.“엄마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요...” 홍서연은 살짝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의식을 잃고 바닥에 기절해 누워 있는 진완선을 가리켰다.방금 두 사람 사이에 불쾌한 마찰이 있어서 홍서연은 임지환이 엄마를 구해주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아, 이건 아주 간단한 일이야.”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손가락으로 진완선의 인중을 꾹 눌렀다.그러자 시장 부인은 금세 혼수상태에서 정신을 차리고 깨어났다.“당신은... 사람이에요? 아니면 귀신이에요?”깨어난 진완선은 임지환이 멀쩡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깜짝 놀라며 물었다.“여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임 대사의 솜씨가 이 정도로 뛰어난데 이 무리의 악당들이 임 대사의 털끝이라도 다칠 수 있겠어?” 홍진이 엄숙한 표정으로 진완선을 꾸짖었다.진완선은 홍진의 말을 듣고 그제야 뒤늦게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거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아까 그 오만하고 잔인한 킬러들은 어느새 전부 시체로 변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진완선은 눈을 크게 뜨고 임지환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이 사람들은 전부 당신이 죽인 거예요?”“그건 아니에요.”임지환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진완선은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당신이 그 정도 능력은 없다고.”진완선은 중얼거리며 바닥에서 일어나 홍진의 옆으로 걸어가려다 임지환의 느릿느릿한 목소리를 등 뒤에서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송경재는 내가 죽인 게 맞
홍 시장 저택을 떠난 뒤, 임지환은 이청월의 차에 탔다.“아까부터 계속 우울해 보이는데,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임지환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이청월를 보며 물었다.“임지환, 난 네가 너무 튀는 것 같다고 생각해. 한씨 가문이든 항성 송씨 가문이든, 모두 깊은 역사를 가진 명문대가야. 네가 무술 대가라는 건 잘 알지만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결국 한계가 있을 게 아니야? 난 진심으로 네 안전이 걱정돼.”이청월이 깊은 한숨을 쉬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확실히 임지환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음이 숨김없이 드러났다.“걱정 마. 별일 아니야.” 임지환은 이청월의 걱정과 달리 태연하게 말했다.“좀 자제하면 안 돼?” 이청월이 간절하게 설득하려고 시도했다.“진짜 걱정 안 해도 돼. 네가 말한 그 가문 사람들이 내게 그럴싸한 상처를 줄 자격이 전혀 없어.”임지환은 빙그레 웃으며 마음에 두지 않았다.“넌 모든 게 다 좋지만, 너무 자신만만한 게 옥에 티인 것 같아.”이청월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설득하는 걸 포기하고 고개를 저었다.사실 이청월은 충분히 에둘러 표현했다. 다른 누구라 할지라도 임지환을 미친놈으로 볼 법한 상황이었다.한 사람의 힘으로 두 개의 백 년 이어온 가문에 정면으로 맞선다?이건 사실 더 이상 자신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한낱 망상에 불과한 일이다.“그만 걱정해. 난 확신이 없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아.”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청월을 안심시켰다.이청월은 더 이상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긴 얘기를 접고 입을 꾹 다문 채 운전에 집중했다.“도착했어.”이청월이 임지환을 용은 저택에 내려준 후 쌀쌀하게 한 마디 던지고 떠나려고 했다.그러자 임지환은 눈을 뜨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가는 게 어때?”“너... 그게 무슨 뜻이야?”평소에 털털한 이청월은 그 말에 순간 얼굴이 붉어지고 열기가 확 올라왔다.이 초대는 너무 갑작스러웠다.오늘 밤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오해
“나도 송씨 가문에 얼마나 많은 고수들이 숨어있는지 한 번 보고 싶어요.”약간 의기소침해 있던 오양산이 순식간에 투지로 불타올랐다.임지환은 방으로 들어가 장수단을 제조할 재료를 꺼냈다.이 재료들은 이전에 진무한에게 부탁해 준비한 것이었고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임지환은 제조 순서에 따라 약재를 하나씩 한백옥 석대 위에 올려 놓았다.이후, 임지환은 체내의 영기를 운용해 하나씩 정화하기 시작했다.그 희귀한 약재들은 영기 충격을 받아 한 방울씩 약액으로 변해 미리 준비한 백자 그릇에 똑똑 떨어졌다.“이건... 고서에 기록된 영련법이잖아요. 난 줄곧 고대인들이 꾸며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정말 눈이 번쩍 뜨이네요.”오양산은 이 광경을 보고 혀를 끌끌 차며 감탄했다.“어르신이 영련법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약을 제조하고 있던 임지환의 눈에 약간의 놀라움이 스쳤다.“알고는 있지만 현재 내 수련으로는 그저 바라만 볼 뿐이지 자세한 방식은 잘 몰라요.”오양산은 쓴웃음을 지었다.단약 제조법의 일종인 영련법은 무엇보다 영기의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오양산도 천지 영기를 동원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법기나 법진을 이용할 때만 가능했다.오양산이 임지환처럼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해낼 수 있으려면 적어도 60년이라는 긴 시간의 고된 수련이 필요했다.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임지환은 전념하여 단약 제조에 몰두했다.아까부터 영기로 정화된 약액은 백자 그릇에 모여들어 수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원래 오색찬란했던 약액은 끊임없는 융합과 재구성을 거쳐 마침내 마치 옥수처럼 투명하고 깔끔한 색을 띠게 되었다.임지환은 백자 그릇을 들고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아 손바닥을 통해 백자 그릇에 주입했다.보글보글...보글보글...영기가 주입된 약액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에 끓는 기름처럼 쉬지 않고 끓고 증발하는 과정을 진행했다.이때, 임지환은 한 손으로 백자 그릇을 덮고 다른 손으로 그릇 바닥을 받쳤다.온몸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