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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임지환은 너무나 느긋한 자태를 보여서 누군가를 죽이려 한다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저녁 식사 메뉴를 묻는 것 같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하지만 이런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저택에 있는 모든 사람은 살벌한 살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임 대사가 대단하긴 대단해. 이번에는 내가 졌어. 그렇다고 너무 일찍 자만하지 마. 진용이 날 대신해 복수할 거야!”

노유미는 머리를 들어 임지환을 바라보며 처량한 표정을 지었다.

말을 마치고 노유미는 품에서 단검을 한 자루 꺼냈다.

이 단검은 원래 진용이 노유미에게 호신용 무기로 선물한 것이었다.

하지만 호신용 단검이 자기 생명을 끝내는 도구가 될 줄은 누가 예견했을까.

“진용아, 우리 다음 생에 다시 부부로 살자!”

말이 끝나자마자 노유미는 자기 심장을 향해 거침없이 찔렀다.

“푹!”

진홍빛 피가 순식간에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났고 노유미는 서서히 바닥에 쓰러졌다.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도 천천히 감겼다.

“왜 갑자기 이 여자가 조금 불쌍해 보이지?”

이청월은 노유미의 시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내가 한 발만 늦게 왔다면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은 너였을 거야. 이래도 이 여자가 불쌍해 보여?”

임지환이 정색하며 이청월에게 물었다.

“방금 네가 진짜 죽은 줄 알았어.”

이청월은 입을 살짝 내밀며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은 듯한 기쁨을 느꼈다.

임지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능청스럽게 물었다.

“저런 수준의 애들이 어떻게 날 죽일 수 있겠어?”

“할아버지, 방금 그렇게 침착한 모습을 보인 건 임지환이 죽지 않았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인가요?”

이청월은 의혹이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

“어험... 임 대사, 이제 이 두 사람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

이장호는 헛기침하며 슬그머니 주제를 바꿨다.

임지환은 이성강을 힐끔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당신들 이씨 가문의 내부 문제니까 내가 개입할 입장이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넌...”

임지환은 시선을 전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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