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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임연지가 가까스로 용기를 내 물었다.

“오빠… 그냥 이름만 다시 바꾸면 되는 거 아니에요? 왜 굳이 제가 사과까지 해야 해요?”

“쓸데없이 욕심만 많고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려고도 안 하네. 이모가 너 그렇게 가르쳤니?”

순간적으로 몸을 흠칫 떤 임연지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잘못했어요. 제… 제가 기서 사과할게요. 사과하면 되는 거죠?”

“친필 사과문은 안 쓸 거야?”

“지금 당장 쓰러 갈게요.”

최동철의 사무실을 벗어난 임연지의 표정이 순식간에 짜증 난다는 듯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눈빛이 암울하게 번했다.

이게 뭐 그렇게 큰일이라고, 대놓고 사촌오빠한테까지 꼰질러서 좋아하던 오빠한테 혼나기까지 하지?

누가 한 짓인지 밝혀지는 순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임연지는 인터넷에서 아무 사과문이나 검색해 대충 이름만 바꿨다.

수정을 끝내고 임연지는 곧바로 주최 측 직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 사진 말이에요. 원래는 누구 작품이었어요? 이름이 뭐예요?”

사과문에 이름까지 써넣은 게 신의 한 수였다.

“온하랑이라고 하는 참가자입니다.”

온하랑은 실명으로 인터넷 회원가입을 한 터라 그녀의 아이디가 곧 그녀의 본명이었다.

다만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별 관심이 없던 주최 측 직원이 온하랑이라는 이름을 아예 몰랐을 뿐이다.

임연지는 온하랑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음속으로 어딘가 모를 확신 어린 직감이 생겼다.

이 온하랑은 자신이 아는 그 온하랑임이 분명했다.

임연지는 곧바로 최동철의 어시인 이석을 찾아가 자세히 따져 물었다. 이석은 아무런 숨김 없이 모든 걸 알려주었다.

임연지는 그제야 최동철과 온하랑이 함께 낭천으로 야외 스케치를 나갔던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이 일이 어떻게 사촌오빠의 귀에까지 들어갔나 했더니 전부 다 온하랑이 저지른 짓이었다.

임연지는 주먹을 힘주어 꽉 쥐더니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

온하랑! 대체 걔가 뭐가 그렇게 좋아서!

부승민은 온하랑 때문에 목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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