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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별말씀을요! 이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요!”

부셔서 헤헤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저 내일 학교 가는데 숙모가 저 데려다주실 거에요?”

“미안하지만 안 될 것 같은데. 숙모 내일 아침 비행기거든.”

부시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부승민이 먼저 물었다.

“비행기? 어디 가는데?”

”경주. 가서 촬영 대회 시상식 참석해야 해서.“

부승민이 잠시 멈칫하더니 무표정으로 앞을 응시했다.

촬영 대회 심사위원 중에 최동철도 있었던 게 떠올랐다. 그렇다면 최동철도 경주로 갈 것이다.

부승민이 입술을 몇 번 잘근잘근 씹었다.

“우와, 숙모 너무 대단해요!”

부시아가 감탄했다.

월요일 아침, 유치원 교실에 도착한 부시아는 짝꿍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늘 아침엔 누가 데려다준 거야?”

“엄마가. 왜?”

짝꿍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대답했다.

부시아가 일부러 한숨을 깊게 푹 내쉬며 말했다.

“난 오늘 아주머니가 데려다주셨어. 엄마는 경주 갔거든.”

이 유치원에 등원하는 아이들은 모두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었다. 그러니 집안에 운전기사가 있다든지 아주머니가 있다 와 같은 일들이 별로 놀랍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역시 예상대로 짝꿍이 다시 물었다.

“경주는 왜 가셨는데?”

“시상식 참석하러 갔거든. 우리 엄마 작품이 촬영 대회에서 1등 했대.”

“우와, 너희 엄마 진짜 대단하시다!”

부시아는 살살 올라가던 입꼬리를 애써 다시 내리고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어휴, 나중에 돌아오면 트로피 보여줄 거래. 그래도 난 엄마가 나랑 조금 더 오래 있어 줬으면 좋겠는데.”

짝꿍이 바로 대꾸했다.

“너희 엄마는 못 하는 게 없구나. 진짜 부럽다. 우리 엄마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매일 쇼핑하고 또 쇼핑만 하는데.”

부시아 나름대로 예의를 차려 말했다.

“그럼 너희 엄마는 너랑 같이 있어 줄 시간이 많은 거잖아. 좋겠다.”

강남에서 경주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적어도 3시간 정도는 가야 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온하랑은 꺼두었던 휴대폰의 전원을 다시 켜며 짐을 찾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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