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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일요일 점심, 온하랑은 부승민과 함께 부시아를 데리고 본가로 향했다.

“증조할머니, 저 숙모랑 삼촌 데리고 할머니 보러 왔어요!”

부시아는 온하랑의 손을 놓고 안으로 쪼르르 달려 들어갔다.

“아이고, 시아야. 증조할머니가 시아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집안의 큰 어르신은 베란다에 있는 리클라이너에 누워 돋보기안경을 낀 채 신문을 읽고 있었다.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읽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고 안경을 벗어 옆에 두었다. 어르신은 거실로 걸어가며 부시아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며 웃어 보였다.

“숙모랑 삼촌도 같이 왔어?”

“네.”

부시아는 큰 눈을 초롱초롱하게 반짝이며 해맑게 웃었다. 아이는 뒤꿈치를 들고 반갑게 자신을 맞이하는 증조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어린아이의 밝은 기운은 이루 말할 것도 없었다.

할머니가 허리를 숙여 아이의 키에 맞춰주었다.

부시아가 가까이 다가가 증조할머니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지금 제가 숙모라고 불러도 딱히 뭐라고 안 해요.”

예전에는 숙모라고 하지 말고 고모라고 하랬는데 지금은 헤헤헤…

“그래, 그래, 그래.”

늙은이는 몸을 일으켜 얼굴에 기쁜 듯 미소를 띠었다.

사실 그녀도 두 사람이 다시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어린아이의 영리하고 눈치 빠른 모습을 집안의 어르신이 아주 좋아했다. 하지만 부승민과 똑 닮아있는 부시아의 생김새에 늙은이의 심장이 빠르게 요동쳤다.

게다가 부시아를 대하는 부선월의 태도까지 더해 부시아의 정체에 대한 늙은이의 의심은 깊어만 갔다.

하지만 의심은 의심일 뿐, 다른 사람들이 먼저 의혹을 제기하기 전까지는 자신도 딱히 별다른 말을 얹고 싶지 않았다. 의심을 현실로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만에 하나 그랬다가는 온하랑과 부승민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부승민과 온하랑이 안으로 들어서며 웃는 얼굴로 늙은이에게 인사를 올렸다.

“어머, 오늘은 어쩐 일로 둘이 같이 왔어?”

늙은이는 눈앞의 한 쌍을 보고 웃으며 소파에 천천히 앉았다.

“둘이 약속하고 온 거야?”

늙은이의 말투에 담긴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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