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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나 왔어. 좋은 아침.”

촬영장에서는 온하랑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카메라에 찍혀 있던 사진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 온하랑은 이주혁을 발견하고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온하랑을 마주친 이주혁의 걸음이 멈칫하더니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좋은 아침. 일찍 왔네?”

“그럼. 오늘이 첫 촬영이잖아. 그러니까 열심히 해야지. 열정적으로.”

온하랑은 웃으며 다시 카메라를 집어 들고 세트장 이곳저곳을 찍어보며 느낌을 잡아갔다. 한창 촬영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나머지 온하랑은 자신을 보는 이주혁의 눈빛을 미처 신경 쓰지 못 한듯했다.

“메이크업부터 받고 올게.”

“응, 갔다 와.”

온하랑은 카메라의 사진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이주혁은 잠깐 입술을 깨물더니 깊은 눈동자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이주혁은 온하랑과 부승민의 관계에 대해 제대로 묻고 싶었다.

부승민이 정말 그렇게도 좋을까?

바람까지 피웠던 부승민을 이렇게 쉽게 용서해줄 만큼?

“이주혁 씨?”

이주혁이 아직도 메이크업을 받으러 이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한 매니저가 그를 재촉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이주혁은 다시 한번 온하랑에게 시선을 주고 분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이틀 전, 이주혁의 촬영팀이 이미 온하랑에게 구체적인 콘셉트가 적힌 파일을 보내주었다. 이미 자세히 그 파일을 봤던 온하랑이었지만 정식적인 촬영은 그녀도 처음이었던지라 쉽지는 않았다.

온하랑과 이주혁의 호흡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찍힌 사진들 속에 담겨있는 이주혁은 전혀 촬영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촬영 속도도 느려지고 효율적인 촬영이 진행되지 못했다.

온하랑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주혁이 촬영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미처 못한 채 그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고만 여겼다. 온하랑은 어떻게든 한 장이라도 건져내기 위해 각도를 바꿔가며 계속해서 촬영을 이어나갔다.

이주혁은 눈을 감고 이마를 매만지며 어떻게든 어젯밤에 봤던 그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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