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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부승민은 오늘 오전에 민성주가 튀어버렸다는 육광태의 연락을 받았었다.

그 순간 그는 온하랑이 신고를 한 이유와 기분을 알게 되었다. 온하랑은 그가 추서윤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화가 난 것이다...

부승민은 자신을 탓했다.

온하랑은 금방 추서윤의 약점을 손에 잡았다. 그런데 민성주가 사라져버렸으니 분명 추서윤과 연관이 있었다.

추서윤은 예전에 잔혹한 고문을 당한 적이 있었기에 납치범과 대면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그걸 알고 있었던 그는 추서윤에게 시간을 주었다.

만약 그가 추서윤을 압박하여 무언가를 알아내려 했다면 추서윤은 횡설수설하며 정신을 못 차렸을 것이었다. 그랬다면 민성주를 놓칠 일도 없었다.

납치 사건 때문에 그는 추서윤에게 시간을 준 탓이다.

추서윤은 온하랑을 증오했기에 당연히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건 그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추서윤이 자신을 납치하고 고문했던 납치범을 놓아줄 줄은 몰랐다.

추서윤의 행동으로 부승민의 마지막 동정심마저 사라지게 했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은 전부 그녀가 자초한 것이다.

그럼에도 부승민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온하랑이 어젯밤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니 가슴 한구석에 무언가가 막혀버린 듯 답답했고 목구멍마저 답답했다.

그녀는 그가 역겹다고 했다.

그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 같았다.

부승민은 일로 어젯밤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온하랑에게서 연락이 왔을 때 그는 처음에 아주 의아했다. 그리고 이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기쁜 감정이 피어올랐다.

핸드폰을 들었다. 떨리는 손가락 탓에 하마터면 바로 전화를 받을 뻔했다.

‘안돼! 어제 온하랑이 나한테 어떤 말을 했는지 잊었어?'

‘그런데 왜 전화한 거지? 전화를 바로 받으면 안 되지. 그럼 내가 뭐가 되겠어.'

‘나도 자존심이 있다고!'

부승민은 망설인 끝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아까 어디까지 봤지?'

부승민은 서류를 빤히 보았다. 집중이 전혀 되지 않았다. 복잡한 머릿속 덕에 서류에 적힌 글씨 하나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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