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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부승민은 의미심장한 눈길로 온하랑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약점을 쥐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 그 여자랑 거래하지 말고 차라리 나랑 해. 난 절대 널 다치게 할 리가 없으니까.”

속마음과 말이 다른 버릇은 여전히 고치지 못했다.

아니 고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가 좋아하니 말이다.

특히 그녀가 침대에서 “싫어.”라고 할 때 더욱 좋아했다.

온하랑은 고개를 들어 그를 째려보았다.

그는 정말이지 거래를 참 잘했다.

확실히 부승민과 거래하는 것은 추서윤과 거래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나았다.

여하간에 추서윤은 그녀를 뼛속까지 증오할 뿐 아니라 자신을 납치했던 납치범까지 풀어주며 그녀를 해치려고 했으니 말이다. 만약 그런 추서윤에게 합의를 해준다면 나중에 또 그녀를 해치려 할지도 모른다.

부승민이 원하는 거래가 무엇인지는 쉽게 알아맞힐 수 있었다. 남녀가 한 방에서 만나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온하랑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부승민의 미소도 점차 사라졌다.

“설마 정말로 그 여자한테 합의해 줄 생각인 건 아니지?”

온하랑이 바로 대꾸했다.

“당연히 아니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부승민을 보았다.

“그래도 명색에 네 전 여자친구인데 정말로 내가 합의 안 해주길 바라는 거야?”

“그 여자는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질 필요가 있어.”

부승민은 온하랑을 힐끗 보곤 시선을 내리깔았다. 눈빛이 다소 그윽해졌지만, 다시 미소를 지었다.

“왜? 지금 일부러 나 떠보는 거야?”

만약 그가 추측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추서윤이 감방에 가길 바랐다.

“누가 떠봤다고 그래?”

온하랑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말을 돌렸다.

“너랑 거래할 순 있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봐. 추서윤을 사지로 내몰다가 막무가내로 나오면 어떡해?”

“그러지 못할 거야.”

추서윤이 감방을 간다고 해도 어차피 몇 년만 있으면 출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나오면서 온하랑의 약점을 퍼뜨리면 부승민은 그녀를 평생 감방에서 썩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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