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0화

그랬다. 사건의 발단은 부민재의 농담과 비웃음이 담긴 한 마디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민재는 추서윤이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 뒤로 반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추서윤은 더는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부민재는 그녀가 드디어 포기하고 떨어져 나간 것으로 생각했다. 부승민은 확실히 유혹하기 쉬운 남자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부민재는 지금까지 부승민이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추서윤이 정말로 해낼 줄은 몰랐다.

때는 부승민이 막 인턴으로 회사로 들어온 뒤였다. 어느 날 점심 퇴근을 한 뒤 부민재는 부승민과 점심을 같이 먹고 있었다. 평소 식사 도중에 핸드폰을 보지 않던 부승민이었지만 그날은 핸드폰을 보며 누군가에게 답장했었다.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친 후 레스토랑에서 나오자 어떤 여자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부승민은 그에게 추서윤을 여자친구라고 소개했다.

추서윤은 그를 처음 보는 척 연기했고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

부민재는 그런 추서윤의 표정을 살피다가 다시 시선을 돌려 아무것도 모르는 부승민을 보았다. 그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그리고 그날 밤 추서윤이 먼저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처음에 부민재는 딱히 별다른 생각을 품지 않았다. 하지만 추서윤은 자주 그에게 부승민의 동향을 보고했다.

그중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다. 부승민이 그녀에게 직접 말해준 것인데, 수학과를 선택하고 복수전공으로 경제학과를 선택했다고 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BX 그룹 후계자 자리를 쟁탈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들은 부승민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그는 추서윤이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럴 만도 했다.

추서윤이 원하는 사람은 부민재였고 부민재의 마음에 들려면 반드시 “쓸모”를 보여야 했다.

부민재는 부씨 일가의 장손이었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전부 가질 수 있었다. 추서윤은 부민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부승민으로 그의 환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