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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결혼을 했었지만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연민우의 연락을 제외하고 온하랑은 그의 핸드폰으로 온 연락을 대신 받지 않았다. 그의 핸드폰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결혼기념일 그날 이후로 그의 핸드폰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더는 늦게 귀가하는 부승민을 위해 집안의 불을 켠 채 기다리지 않았고, 더는 다음 날 그가 출근하기 전 넥타이도 정리해 주지 않았으며, 더는 그가 제때 밥을 먹었는지 묻지도 않았다. 그리고 더는 “승민아”라고 다정하게 부르지도 않았다...

그녀는 점점 그와 거리를 두었다.

다만 그때의 그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고 그녀가 계속 자신의 곁에 있어 주기만을 바랐다.

온하랑은 그런 부승민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궁금한 듯 물었다.

“왜 그래? 회의가 안 좋게 끝난 거야?”

“아니.”

부승민은 뜸을 들이며 답했다.

그는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부재중 전화 목록에서 육광태의 이름을 발견하곤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온하랑은 들고 있던 잡지를 내려놓았다.

“혹시 지금 시간 있어?”

“잠깐만.”

통화가 연결되고 부승민은 손짓을 했다. 그러면서 핸드폰을 귓가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무슨 일로 전화했지?”

전화기 너머로 육광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부승민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면서 점점 화가 난 상태로 변했다.

“확실해? ...그래, 알았어. 내가 지금 바로 가지.”

통화가 끝난 후에야 온하랑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미안해. 내가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아.”

“... 얼마나? 언제 돌아오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여기서 조금 더 기다려줄래?”

온하랑은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얼른 돌아와.”

“응.”

부승민은 겉옷을 챙겨 들고 회장실에서 나갔다. 떠나기 전에 그는 비서에게 간식을 온하랑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다.

경찰서 앞.

검은색 승용차의 문이 열렸다. 비싸 보이는 수제 구두가 바닥에 먼저 닿았다.

부승민은 문을 닫았다. 그러자 입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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