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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왜 그랬냐고?”

부민재는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혼외자식 주제에. 할아버지는 너 같은 잡종 새끼가 뭐가 예쁘다고 너만 편애하시고 심지어 회사도 너한테 물려주려고 하셨지! 왜 너만! 왜 너만 모든 걸 다 가져야 하는 거지? 부씨 일가 미래의 가주는 분명 나인데 말이야!”

“그러니까 형은 나를 처음부터 동생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소리네요. 그동안 내가 형 부모님을 죽게 한 원흉이고, 형 자리까지 빼앗은 원수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부승민은 시선을 떨군 채 그를 보았다.

부민재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면서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럼 아니야?”

집에서든 밖에서든 부민재의 이미지는 온화하고 우아한 사람이었다.

부승민은 그런 그가 절대 원망 가득한 눈빛을 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예전에 한번 부민재가 이런 눈빛으로 그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였고 그의 가방을 강가에 버렸다. 그가 나뭇가지로 가방을 건져낼 때 부민재는 뒤에서 그를 확 밀어 버렸다. 겨우겨우 강가에서 빠져나왔지만 부민재는 할아버지한테 말하면 죽여버릴 거라고 그를 협박하기도 했었다.

집으로 돌아간 뒤 흠뻑 젖은 옷을 보며 부승민은 자신이 실수로 발을 헛디뎌 강가에 빠진 것이라 말했다.

사실 할아버지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부민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부민재는 그에게 사과했다.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져 정말 가족이 되었다.

적어도 부승민은 가족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부민재는 애초에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뼛속까지 그를 증오하고 있었고 그 마음을 할아버지 앞에서든 그의 앞에서든 완벽하게 숨겼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야겠네요. 난 형이랑 뭔가를 뺏을 생각도 없었고 BX 그룹 대표님 자리도 할아버지께서 형으로 지정하신 거예요.”

부민재는 그런 그를 비웃었다.

“누구나 그럴싸한 말은 다 해. 네가 내 자리를 노리지 않았다는 말은 난 믿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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