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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만약 그녀가 그를 ‘부승민'이 아닌 ‘승민아'라고 불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누가 그러는데 네가 그 여자 찾아가 담판을 지었다며?”

부승민은 순간 온몸이 불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알았어?”

“연 비서가 알려줬어. 연 비서 혼낼 필요도 없어. 그냥 내가 찝찝해서 캐물어 본 거야. 네 고충도 전부.”

부승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것도 알게 된 거야?”

그녀는 그의 고충도 알아버렸다...

“응. 모든 걸 알고 나니까 내가 널 오해하고 있었더라고. 네가 추서윤을 풀어준 건 전부 나를 위해서였는데... 승민아, 미안해.”

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그녀를 위해 추서윤을 풀어준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찝찝했다.

“하지만 나도 성인이야.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내 눈과 귀를 막진 말아줘. 이렇게 중요한 일을 대체 왜 나한테 숨긴 거야?”

부승민은 입술을 틀어 물고 되물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이 어떤 일인데?”

온하랑은 멈칫하곤 다시 말했다.

“혹시 지금 내가 떠본다고 생각하는 거야?”

‘대에 어디서 티가 난 거지?'

온하랑의 말을 들으니 부승민은 더 확신했다. 그녀가 지금 자신을 떠보고 있다고 말이다.

“응.”

온하랑은 몇 초간 말을 대꾸하지 못했다.

“꼭 내가 말해주기를 바라는 거야?”

부승민은 여유를 부리며 말했다.

“그러면 안 돼?”

온하랑은 멈칫하더니 코웃음을 쳤다.

“흥, 부승민. 머리 좋네!”

조금 이를 빠득 갈며 말하는 것 같았다.

부승민은 나직하게 웃었다.

“과찬이야.”

사실 그녀의 연기는 완벽했다. 그도 속아 넘어갈 정도였으니까.

다만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온하랑이 자신이 온강호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렇게 평온하게 자신과 통화를 하며 그때의 일로 사과할 리가 없었다.

그의 웃음소리를 들으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느꼈던 호감이 반감했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눈치챈 거야? 아니면 혹시 추서윤을 풀어준 것도 애초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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