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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러니까 설 전날 겉으로는 부승민이 온하랑을 헤어져라고 몰아붙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온하랑이 물길을 따라 여유롭게 노를 젓고 있던 거였다.

그녀도 분명 민지훈과 헤어지려고 했으면서 일부러 그의 앞에서 헤어지기 아쉬운 척하며 그를 약 올렸다는 말이다.

이 여자가 이혼하더니 점점 대담해지네!

부승민은 이어폰을 빼서 대충 수납함에 집어 던졌다. 불길이 점점 거세져 와 걷잡을 수 없었다. 마음속의 악마가 당장 온하랑을 찾아가 따지라며 끊임없이 속삭였다.

침대 위에 깔아뭉개서 울려버리면 감히 다시 기어오르려고 못한단 말이야!

한 가닥 남은 이성으로 부승민은 간신히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웠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사이 부승민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려고 하는 순간 뒷좌석에 앉은 부시아가 생각나 다시 라이터를 집어넣었다.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고 부승민은 다시 액셀을 밟았다. 더윈파크힐에 도착했을 때 담배 필터는 그에게 짓 씹혀 너덜너덜해졌다. 부시아를 집에 보내고 부승민은 다시 회사로 향했다.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자 부승민은 옆에 놓인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받자마자 부선월의 날카로운 음성이 들렸다.

“승민이 너 시아를 호적에 올린 거야?”

“네.”

부승민은 짜증이 밀려왔다. 말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부선월과 말다툼하고 싶지도 않았다. 부선월이 발광했다.

“너... 너 진짜 제정신이 아니구나! 온하랑이 도대체 널 어떻게 꼬셨길래 이러는 거야?! 남자애면 몰라도 시아는 여자애란 말이야...”

“고모, 저도 제가 뭘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앞으로 시아의 보호자는 저예요. 시아가 보고 싶으면 와서 봐도 되지만 더 이상 다른 문제에는 끼어들지 마세요.”

부승민은 전방을 응시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떤 말은 제 앞에서는 해도 괜찮지만, 시아 앞에서는 하지 마세요. 시아가 속상해할 거예요.”

“너 정말 내가 화나서 미쳐버리는 꼴을 보고 싶은 거야?!”

“그런 뜻은 없어요.”

“내가 왜 계속 너희 둘을 뜯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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