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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부승민은 원하는 바가 있었고, 그녀는 만족시킬 수 없었다. 원래도 부승민에게 밥 두 끼를 빚지고 있는데 그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 빚만 점점 싸일 뿐이었다. 게다가 온하랑의 성격상 빚을 지면 무조건 갚아야 했다.

정말 부승민과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그건 두 사람이 동등한 위치에서이지 그에게 빚진 상태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부승민과 재결합할 마음조차 없었다.

직원이 들어와서 신청서 두 장을 온하랑과 부승민 앞으로 내밀며 설명했다.

“증명서를 작성하려면 부모님의 정보가 필요해요.”

“네.”

온하랑은 펜을 들고 서류를 작성했다. 부시아는 옆에 엎드려서 보더니 갑자기 물었다.

“숙모, 나 이제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온하랑은 고개를 들어 부시아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불러. 그냥 호칭일 뿐인데.”

커다란 눈을 깜빡이던 부시아는 금세 얼굴이 빨갛게 물들더니 부끄러운 듯 온하랑의 품에 파고들었다.

시아는 숙모가 너무 좋았다. 이제 시아도 드디어 엄마가 생기는 거야!

직원은 금방 작성한 서류를 들고 나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와 등본을 부승민에게 건넸다.

“부승민 씨, 아이의 입양 관계 증명서 입니다.”

이제 부승민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부시아가 부녀 관계로 기재되었다.

“고마워요.”

증명서를 훑어보고 서류봉투에 집어넣은 부승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가자.”

세 사람은 나란히 걸어 나갔다. 성큼성큼 차 앞으로 걸어간 부승민은 차 문을 열었다. 온하랑은 부시아의 손을 잡고 걸어가 뒷좌석의 문을 열어 부시아를 차에 태웠다.

“시아야, 잘 가. 시간 되면 만나.”

“숙모 빠이빠이!”

부승민은 운전석 문을 열었지만 차에 오르지 않았다. 온하랑이 가려고 하자 마침내 마음이 약해져서 입을 열었다.

“저...”

시간되면 같이 밥 먹을까...

아직 뒤에 말을 채 뱉지도 못했는데 온하랑은 부시아를 도와 문을 닫아주고 그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잘가.”

“...”

무표정으로 운전석에 올라탄 부승민은 힘껏 차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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