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연이 경악하며 아빠를 바라봤다.“아빠!”“꿇으라고!”강문복이 거친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털썩!강희연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미안해. 전에는 내가 다 잘못했어. 그거 다 사과할게.”옆에 있던 강문복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이제 속이 좀 풀렸지? 희연이가 사과도 했잖아.”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만 끄덕이고는 강우연을 데리고 뒤돌아섰다.뒤에서 강문복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훈아, 우연아, 내일 집으로 찾아갈 테니 그때 사업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자!”한지훈과 강우연이 떠난 뒤, 강문복의 표정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강희연도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씩씩거리며 말했다.“아빠, 왜 나한테 그런 짓을 시켰어? 나 너무 창피해서 죽어버리고 싶어! 강우연 걔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강문복이 고개를 돌리고 싸늘하게 말했다.“걔가 아직도 예전의 강우연으로 보여? 걔 이제 우리가 뭐라고 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아!”“당장 돌아가서 이 일을 할아버지께 알려야겠어.”말을 마친 강문복은 뒤돌아서 차에 올랐다.정원에서 여가를 즐기던 강준상은 돌아온 강문복 부녀를 보고 다급히 물었다.“어때? 위슬린 씨는 만났어?”강문복은 굳은 표정으로 강준상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아버지, 아들이 무능해서 죄송합니다. 위슬린 씨는 저희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강우연을 독대하더니 그 큰 계약을 강우연에게 줬어요. 지금 S시의 각 대기업 대표들이 줄을 서서 강우연과 협력하겠답니다. 이제 오군에서 우리 강운이 설 자리는 없어졌어요.”그 말을 들은 강준상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뭐라고? 강우연이 위슬린과의 계약을 따냈단 말이야? 걔가… 우리 강운을 배신했다고?”“그래요, 아버지! 강우연은 지금 스스로 회사를 설립하고 사적으로 위슬린과 접촉한 것 같습니다. 배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우연이 위슬린 씨의 계약을 독점한 건 확실해요.”강문복의 우는 연기는 일품이었다.강희연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며
“아빠, 할아버지는 어떻게 됐어요?”강우연이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혈육이 몸져누웠는데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강학주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몰라. 지금 응급수술 중이야.”“하, 강우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를 와? 다 너 때문에 할아버지가 심장병이 도진 거잖아!”강희연이 달려들어 강우연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강희연, 그 입 조심해!”단 한마디에 강희연이 겁에 질려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다.“한지훈, 설마 병원에서 폭력을 벌이려고? 넌 이제 북양 총사령관도 아니잖아! 권력으로 우릴 찍어 누를 생각은 이제 집어쳐!”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렸다.강문복이 다가오며 싸늘한 눈빛으로 딸을 노려보았다.“너도 그만해!”그는 냉랭하게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우연아, 할아버지는 너 때문에 충격 받아서 쓰러진 거야.”“저요?”강우연이 당황했다.강문복은 그녀에게 숨 쉴 기회도 주지 않고 몰아붙였다.“네가 스스로 회사를 설립하고 위슬린 씨의 계약을 독점한 걸 할아버지가 아셨거든. 할아버지는 배신감에 힘들어하시다가 심장병이 발병한 거야. 쓰러지기 전에 할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 강우연 네가 강운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그 말에 강우연은 침묵했다.옆에서 듣던 서경희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딸, 너 회사 창업했어? 해외 단체 대표랑 계약한 거야?”강우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딸 능력 좋네!”서경희는 싱글벙글 웃더니 고개를 돌려 강문복을 노려보며 말했다.“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당신들이 무능해서 계약을 못 따낸 게 왜 우리 우연이 탓이에요? 영감님이 쓰러진 거랑 우리 우연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입은 비뚤어도 말은 바로 해야죠!”강우연은 엄마가 자신을 위해 나서줬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녀뿐만 아니라 옆에서 핸드폰이나 보고 있던 강신 마저 강우연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목청을 높였다.“맞아요! 우리
강우연은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알겠어요, 할아버지.”그제야 노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문복은 뒤에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얼마 후, 강우연과 한지훈은 병실을 나왔다.강문복이 뒤따라오며 소리쳤다.“우연아, 할아버지한테 약속한 거, 꼭 지켜야 한다. 이번 투자건에 대해….”강우연이 말했다.“내일 회사로 오세요.”“그래, 그래!”강문복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두 사람이 병원을 나오는데 서경희와 강신이 뒤쫓아왔다.“우연아, 잠깐만.”“엄마, 무슨 일인데?”강우연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얘는… 무슨 일이긴. 너 새 회사 설립했다면서? 게다가 해외 투자 단체에서 투자까지 받았다며? 내가 듣기로 거기서 이번에 1조를 투입하기로 했다더라? 신이가 요즘 회사에서 하는 일이 없잖아. 큰아버지가 신이를 중용할 리도 없고. 차라리 신이 회사 그만두고 너희 회사로 가서 출근하게 하는 건 어때? 직급은 부장 정도가 좋겠네.”서경희는 대놓고 요구했다.강신도 당연하다는 듯이 기고만장하게 말했다.“맞아, 누나. 나 그 회사에서 일 그만하고 싶어. 누나 회사로 보내줘. 나 정도 경력이면 이사 정도는 달아줄 수 있잖아.”강우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신아, 미안하지만 우리 회사는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는 자리가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그 말에 서경희의 안색이 돌변했다.“강우연, 이제는 잘나간다고 엄마랑 동생도 무시하는 거야? 그까짓 회사 생겼다고 가족한테 이래도 되는 거냐고!”“누나! 그러면 안 되지! 아까는 우리가 누나 편에 서줬잖아!”강신도 굉장히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우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머뭇거렸다.옆에 있던 한지훈이 나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경고하는데 우연이랑 얘기할 때 태도 단정히 하세요!”서경희와 강신이 화들짝 놀라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딸, 신이는 네 동생이잖아. 누나가 잘되면 동생을 이끌어 주는 건 당연한 일 아
며칠 뒤, 강우연은 강운그룹과 투자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위슬린 상단의 일부 업무를 강운그룹에 위임했다.강신은 평사원의 자격으로 입사했다.처음에는 불만을 표했지만 한지훈의 싸늘한 시선 앞에 이내 꼬리를 내렸다.그렇게 강우연의 새 회사와 위슬린 상단의 협업이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강우연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반면 한지훈은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도설현이 그를 찾지 않은지도 한참 되었다.북양 총사령관에서 해임한 후, 그가 신경 써야 할 업무도 줄었다.한지훈이 별장에서 느긋하게 운동이나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담벽을 넘어서 소리 없이 착지하더니 그의 앞으로 와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용린, 신룡전의 주인을 뵙습니다!”뒤돌아선 한지훈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그에게 말했다.“일어나.”검은색 잠행복을 입은 남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한지훈과 얼굴을 마주했다.그는 신룡전의 4대용존 중 한 명인 용린이었다.무도의 경지는 이미 2성현수의 경지를 돌파했다.“원씨 가문에 대해 조사하라는 건 어떻게 됐어?”한지훈이 물었다.용린이 공손하게 답했다.“단서가 좀 잡혔습니다. 강북에 기영증권이라고 원씨 가문의 끄나풀이 있는데 그쪽이 원씨 가문의 중요한 자금줄인 것 같습니다.”“기영증권은 강북에서 입지가 아주 탄탄한 회사예요. 강북의 6대 가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가문 중에 여섯 명의 군왕급 실력자가 보좌하고 있고 전신급 무인도 한 명 있습니다.”“강북의 기영증권이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용왕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용린이 물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기영증권 자제 중 전신급 실력자는 어느 부대 출신이지?”용린이 고개를 저었다.“부대 출신이 아닙니다. 저희가 찾은 단서로 봤을 때, 경내에 사절이라는 조폭세력이 있는데 그 조직의 수장 중 한 명입니다. 인성이 포악하고 수단이 잔인무도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에요. 단지 기영증권에서 그자의 보호막이 되어 주고 있어 이 조직은 강북의 여러 지방에
현 시각 공항에는 무장한 경호원이 여기저기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강북의 세력 가문과 기업인들이 전부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와! 저기 봐! 기영증권에서도 나왔네!”“해외 출신 투자자가 귀국한다는 소식에 기영까지 출두했어!”“기영뿐이 아니라 다른 6대 가문 수장들도 다 왔는데?”순식간에 공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의 시선 속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인파를 뚫고 대기실의 맨 앞쪽에 자리했다.맨 앞에 선 사람은 기영증권의 대표이자 가문의 가주인 길종문이었고 그의 옆에는 동생 길천호와 길용호가 자리했다.그들의 뒤에는 가문의 정예 경호원들이 실탄을 장전한 채 자리했다.기영증권 일가의 등장에 수만은 여론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적지 않은 강북의 재벌가와 기업인들이 그들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길종문은 오만하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그는 깡마른 체격에 날카로운 콧대와 눈매의 소유자였다.그의 동생 길천호는 장대한 체격에 온 얼굴로 살기를 뿜고 있었다.길용호는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에 깔끔한 스타일이었지만 딱 봐도 놀기만 좋아하는 재벌가 도련님의 이미지였다.그는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에게 물었다.“아버지, 굳이 저까지 올 필요가 있었나요? 오늘 친구들이랑 카레이싱 가기로 약속했는데요.”길종문이 인상을 팍 쓰며 말했다.“소리 낮춰! 사람들도 가득한데 품위 좀 지키면 안 되니? 오늘 오시는 손님이 우리 기영에 큰 도움을 주실 귀한 손님이야! 무려 500억 달러나 되는 투자금을 약속했다고! 이 돈이면 다른 가문들을 다 잡아먹고도 남아!”길용호가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아까 올 때도 말씀하셨잖아요.”이때, 강북의 재계 1위인 심천하가 길종문 일가를 보고 다가와서 공손히 인사했다.“길 가주님도 여기 오셨네요.”길종문은 심천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재계 1위인 심 대표도 왔는데 당연히 우리도 와야지요.”심천하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별말씀을요. 제
해외에서 주로 도박시설과 무역 사업을 하는 온씨 가문도 있었다.6대 가문의 수장들의 등장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가주들은 인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이미 미묘한 경쟁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해외에서 귀국한 투자자라고만 들었지 대체 누구인지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요?”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모르죠. 돈만 엄청나게 많다는 것만 알아요. 해외에 5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대요.”“5천억 달러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인가요? 대체 뭘 해서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대요?”“그거야 모르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사람들이 이 해외 투자자에 대해 궁금증을 불태우고 있을 때,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했다.맨 앞에서 내린 한지훈은 온몸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그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일부러 귀티 나 보이게 단장에 신경 썼다.그의 뒤를 용린이 따르고 있었다.“용왕님, 도착했습니다. 공항 대기실에 강북의 6대 세가의 가주들과 재계 1위 심천하가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용린이 공손하게 말했다.한지훈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 비웃듯이 말했다.“거기서 기다리라고 해. 우린 다른 통로를 통해 나갈 거니까.”“네!”용린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참, 내가 이번에 강북에서 대리인을 찾을 거라고 소문을 흘려. 나 대신 용국의 투자 시장을 관리할 사람을 말이야. 그리고 강북에 대한 투자는 첫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은 곳에 투자할 거라고도 전해. 다만 대리인은 한 명만 뽑을 거고 그들의 야망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경쟁에 임하는 태도를 중점으로 보겠다고도 전해.”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용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면 강북 전체가 엉망진창이 될 텐데요? 투자를 받기 위해서 서로 죽이고 싸우는 상황이 형성될지도 몰라요.”“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한지훈은 담담한
심천하는 공손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예, 백 선생.”잠시 후, 용린이 안으로 들어왔다. 심천하는 공손히 용린에게 허리를 숙였다.“용왕님, 금방 입수한 소식인데 원씨 가문에서 며칠 안에 강북으로 대표를 파견한답니다. 아마 기영증권의 수장과 접선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5백억 달러 투자에 대해 의논하러 오는 듯합니다.”용린이 말했다.한지훈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 미끼를 물었네. 그렇다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지.”말을 마친 그는 탁 트인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그 시각, 길종문의 저택.길종문은 굳은 표정을 하고 분노한듯 테이블을 쾅쾅 두드렸다.“심천하, 이 얍삽한 자식! 감히 나를 무시해?”“형님, 이제 어떡할까요? 심천하 그 자식은 백 선생의 행방을 알고 움직이는 듯합니다. 아마 투자를 독식하려는 것 같아요.”길천호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엔 차라리 사람을 보내서 심천하 그 자식부터 없애버리는 게 좋겠어요. 그 자식 요즘 너무 건방져요! 안 그래도 거슬리던 참이었어요.”“멍청한 소리!”길종문이 버럭 화를 냈다.“단순히 재력만 따지면 강북에서 심천하를 따라갈 자는 없어. 배후에서 누가 밀어주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쉽게 그 놈에게 이빨을 드러냈다가 우리가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어! 게다가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여? 심천하가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게 되는 건 우리라고!”그 말에 길천호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그럼 어떻게 합니까? 설마 이대로 심천하 혼자 백 선생과 접촉하게 가만히 두실 건가요? 그러다가 정말 다 빼앗기게 생겼다고요!”길종문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났다.“급할 거 없어. 이미 사람을 보내 심천하를 감시하게 했으니까. 그쪽에서 움직임이 있으면 우리도 알 수 있을 거야.”“원씨 가문에서 대표로 누군가가 우리 쪽으로 올 거야. 그 전에는 절대 경거망동하지 않는 게 좋아.”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집사가 다급한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
당당히 상석을 차지한 원지용이 차를 마시며 본론부터 꺼냈다.“길 가주님, 가문에서 저를 보낸 목적은 간단합니다. 기영증권을 도와 그 해외 투자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거요. 계약이 성사되면 7대3으로 이윤을 가져가는 겁니다. 이의 없으시죠?”“7대3이요?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럼 우린 뭘 먹고 살아요!”길천호가 불만을 토로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원지용은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날카로운 눈매로 길천호를 응시했다.길종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동생을 훈계했다.“무례하다! 여기가 어디라고 끼어들어?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당장 원 선생한테 사과하지 못할까!”“하지만 형님, 7대3은 너무한 거 아닙니까….”길천호는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가주의 명령이다. 사과하라면 사과해!”길종문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짝!말을 마친 그는 손을 번쩍 치켜들어 동생의 귀뺨을 때렸다.길천호는 그제야 형님이 진심으로 화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원지용에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원 선생. 제가 실언했습니다.”원지용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해합니다. 이의가 있으면 말하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이건 가문에서 정한 일이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기영증권에서 입장이 그렇다면 제가 따로 장로님들께 전해드리겠습니다.”“아… 아닙니다! 원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 진행하시죠! 제 동생이 사지만 발달했지 사업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길종문이 다급히 말했다.“가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럼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원지용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가 물었다.“그 백 선생에 관해 알아낸 게 좀 있습니까?”길종문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죄송합니다. 백 선생에 관해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너무 없어서 알아내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그 말에 원지용의 표정이 사납게 굳었다.길종문은 다급히 해명했다.“더 큰 문제는 누군가가 우리와 백 선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