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또 강우연이 채가냐고!”강희연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강문복도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또 한지훈이 뒤에서 손을 썼나?”“그럴 리 없어! 그 인간은 지금 북양 총사령관도 아니잖아. 위슬린은 해외의 거대 투자단체 대표야. 한지훈이 직위로 누를 수 있는 상대도 아니잖아.”강희연이 씩씩거리며 쏘아붙였다.강문복은 음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 모습을 본 강희연이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아빠는 웃음이 나와?”강문복이 말했다.“바보야. 강우연이 계약을 따냈으면 당연이 우리 강운의 몫이잖아.”그 말을 들은 강희연이 움찔하더니 간사한 미소를 지었다.“아빠, 혹시 생각해 놓은 게 있는 거야?”강문복이 말했다.“강우연이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걔는 결국 우리 강운의 자식이야. 비록 강운을 떠났다고는 해도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지. 우리가 잘 구슬리면 위슬린과의 사업은 우리가 맡아서 주도하게 되는 거야!”“그러네! 역시 아빠야!”강희연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강문복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강우연에게 말했다.“우연아, 축하해. 위슬린과의 계약을 단 10분만에 따내다니. 큰아버지는 네가 참 자랑스러워.”사람들은 불쾌한 얼굴로 강문복을 바라보았다.어쩜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다 있을까.조금전까지 온갖 듣기 싫은 말로 조카를 비아냥거리더니 이제 와서 우리 조카라니!강우연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해요, 큰아버지.”강문복이 말했다.“고맙긴, 가족인데 당연한 거지. 가자. 큰아버지가 맛있는 점심을 살게. 이런 경사스러운 날은 축하파티 해야지!”“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지?”“그러니까! 아까까지는 그렇게 욕하더니 투자 계약을 따내니까 태도를 확 바꾸는 것 좀 봐!”“강 대표님, 저희 유강도 투자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저희에게도 기회를 주시죠!”사람들은 안달이 났다.강문복이 대놓고 강우연의 계약을 독식하려는 행위에 그들은 분노했다.강문
강우연이 경악하며 아빠를 바라봤다.“아빠!”“꿇으라고!”강문복이 거친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털썩!강희연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미안해. 전에는 내가 다 잘못했어. 그거 다 사과할게.”옆에 있던 강문복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이제 속이 좀 풀렸지? 희연이가 사과도 했잖아.”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만 끄덕이고는 강우연을 데리고 뒤돌아섰다.뒤에서 강문복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훈아, 우연아, 내일 집으로 찾아갈 테니 그때 사업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자!”한지훈과 강우연이 떠난 뒤, 강문복의 표정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강희연도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씩씩거리며 말했다.“아빠, 왜 나한테 그런 짓을 시켰어? 나 너무 창피해서 죽어버리고 싶어! 강우연 걔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강문복이 고개를 돌리고 싸늘하게 말했다.“걔가 아직도 예전의 강우연으로 보여? 걔 이제 우리가 뭐라고 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아!”“당장 돌아가서 이 일을 할아버지께 알려야겠어.”말을 마친 강문복은 뒤돌아서 차에 올랐다.정원에서 여가를 즐기던 강준상은 돌아온 강문복 부녀를 보고 다급히 물었다.“어때? 위슬린 씨는 만났어?”강문복은 굳은 표정으로 강준상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아버지, 아들이 무능해서 죄송합니다. 위슬린 씨는 저희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강우연을 독대하더니 그 큰 계약을 강우연에게 줬어요. 지금 S시의 각 대기업 대표들이 줄을 서서 강우연과 협력하겠답니다. 이제 오군에서 우리 강운이 설 자리는 없어졌어요.”그 말을 들은 강준상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뭐라고? 강우연이 위슬린과의 계약을 따냈단 말이야? 걔가… 우리 강운을 배신했다고?”“그래요, 아버지! 강우연은 지금 스스로 회사를 설립하고 사적으로 위슬린과 접촉한 것 같습니다. 배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우연이 위슬린 씨의 계약을 독점한 건 확실해요.”강문복의 우는 연기는 일품이었다.강희연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며
“아빠, 할아버지는 어떻게 됐어요?”강우연이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혈육이 몸져누웠는데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강학주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몰라. 지금 응급수술 중이야.”“하, 강우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를 와? 다 너 때문에 할아버지가 심장병이 도진 거잖아!”강희연이 달려들어 강우연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강희연, 그 입 조심해!”단 한마디에 강희연이 겁에 질려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다.“한지훈, 설마 병원에서 폭력을 벌이려고? 넌 이제 북양 총사령관도 아니잖아! 권력으로 우릴 찍어 누를 생각은 이제 집어쳐!”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렸다.강문복이 다가오며 싸늘한 눈빛으로 딸을 노려보았다.“너도 그만해!”그는 냉랭하게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우연아, 할아버지는 너 때문에 충격 받아서 쓰러진 거야.”“저요?”강우연이 당황했다.강문복은 그녀에게 숨 쉴 기회도 주지 않고 몰아붙였다.“네가 스스로 회사를 설립하고 위슬린 씨의 계약을 독점한 걸 할아버지가 아셨거든. 할아버지는 배신감에 힘들어하시다가 심장병이 발병한 거야. 쓰러지기 전에 할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 강우연 네가 강운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그 말에 강우연은 침묵했다.옆에서 듣던 서경희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딸, 너 회사 창업했어? 해외 단체 대표랑 계약한 거야?”강우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딸 능력 좋네!”서경희는 싱글벙글 웃더니 고개를 돌려 강문복을 노려보며 말했다.“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당신들이 무능해서 계약을 못 따낸 게 왜 우리 우연이 탓이에요? 영감님이 쓰러진 거랑 우리 우연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입은 비뚤어도 말은 바로 해야죠!”강우연은 엄마가 자신을 위해 나서줬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녀뿐만 아니라 옆에서 핸드폰이나 보고 있던 강신 마저 강우연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목청을 높였다.“맞아요! 우리
강우연은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알겠어요, 할아버지.”그제야 노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문복은 뒤에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얼마 후, 강우연과 한지훈은 병실을 나왔다.강문복이 뒤따라오며 소리쳤다.“우연아, 할아버지한테 약속한 거, 꼭 지켜야 한다. 이번 투자건에 대해….”강우연이 말했다.“내일 회사로 오세요.”“그래, 그래!”강문복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두 사람이 병원을 나오는데 서경희와 강신이 뒤쫓아왔다.“우연아, 잠깐만.”“엄마, 무슨 일인데?”강우연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얘는… 무슨 일이긴. 너 새 회사 설립했다면서? 게다가 해외 투자 단체에서 투자까지 받았다며? 내가 듣기로 거기서 이번에 1조를 투입하기로 했다더라? 신이가 요즘 회사에서 하는 일이 없잖아. 큰아버지가 신이를 중용할 리도 없고. 차라리 신이 회사 그만두고 너희 회사로 가서 출근하게 하는 건 어때? 직급은 부장 정도가 좋겠네.”서경희는 대놓고 요구했다.강신도 당연하다는 듯이 기고만장하게 말했다.“맞아, 누나. 나 그 회사에서 일 그만하고 싶어. 누나 회사로 보내줘. 나 정도 경력이면 이사 정도는 달아줄 수 있잖아.”강우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신아, 미안하지만 우리 회사는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는 자리가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그 말에 서경희의 안색이 돌변했다.“강우연, 이제는 잘나간다고 엄마랑 동생도 무시하는 거야? 그까짓 회사 생겼다고 가족한테 이래도 되는 거냐고!”“누나! 그러면 안 되지! 아까는 우리가 누나 편에 서줬잖아!”강신도 굉장히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우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머뭇거렸다.옆에 있던 한지훈이 나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경고하는데 우연이랑 얘기할 때 태도 단정히 하세요!”서경희와 강신이 화들짝 놀라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딸, 신이는 네 동생이잖아. 누나가 잘되면 동생을 이끌어 주는 건 당연한 일 아
며칠 뒤, 강우연은 강운그룹과 투자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위슬린 상단의 일부 업무를 강운그룹에 위임했다.강신은 평사원의 자격으로 입사했다.처음에는 불만을 표했지만 한지훈의 싸늘한 시선 앞에 이내 꼬리를 내렸다.그렇게 강우연의 새 회사와 위슬린 상단의 협업이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강우연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반면 한지훈은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도설현이 그를 찾지 않은지도 한참 되었다.북양 총사령관에서 해임한 후, 그가 신경 써야 할 업무도 줄었다.한지훈이 별장에서 느긋하게 운동이나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담벽을 넘어서 소리 없이 착지하더니 그의 앞으로 와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용린, 신룡전의 주인을 뵙습니다!”뒤돌아선 한지훈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그에게 말했다.“일어나.”검은색 잠행복을 입은 남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한지훈과 얼굴을 마주했다.그는 신룡전의 4대용존 중 한 명인 용린이었다.무도의 경지는 이미 2성현수의 경지를 돌파했다.“원씨 가문에 대해 조사하라는 건 어떻게 됐어?”한지훈이 물었다.용린이 공손하게 답했다.“단서가 좀 잡혔습니다. 강북에 기영증권이라고 원씨 가문의 끄나풀이 있는데 그쪽이 원씨 가문의 중요한 자금줄인 것 같습니다.”“기영증권은 강북에서 입지가 아주 탄탄한 회사예요. 강북의 6대 가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가문 중에 여섯 명의 군왕급 실력자가 보좌하고 있고 전신급 무인도 한 명 있습니다.”“강북의 기영증권이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용왕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용린이 물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기영증권 자제 중 전신급 실력자는 어느 부대 출신이지?”용린이 고개를 저었다.“부대 출신이 아닙니다. 저희가 찾은 단서로 봤을 때, 경내에 사절이라는 조폭세력이 있는데 그 조직의 수장 중 한 명입니다. 인성이 포악하고 수단이 잔인무도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에요. 단지 기영증권에서 그자의 보호막이 되어 주고 있어 이 조직은 강북의 여러 지방에
현 시각 공항에는 무장한 경호원이 여기저기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강북의 세력 가문과 기업인들이 전부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와! 저기 봐! 기영증권에서도 나왔네!”“해외 출신 투자자가 귀국한다는 소식에 기영까지 출두했어!”“기영뿐이 아니라 다른 6대 가문 수장들도 다 왔는데?”순식간에 공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의 시선 속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인파를 뚫고 대기실의 맨 앞쪽에 자리했다.맨 앞에 선 사람은 기영증권의 대표이자 가문의 가주인 길종문이었고 그의 옆에는 동생 길천호와 길용호가 자리했다.그들의 뒤에는 가문의 정예 경호원들이 실탄을 장전한 채 자리했다.기영증권 일가의 등장에 수만은 여론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적지 않은 강북의 재벌가와 기업인들이 그들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길종문은 오만하게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그는 깡마른 체격에 날카로운 콧대와 눈매의 소유자였다.그의 동생 길천호는 장대한 체격에 온 얼굴로 살기를 뿜고 있었다.길용호는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에 깔끔한 스타일이었지만 딱 봐도 놀기만 좋아하는 재벌가 도련님의 이미지였다.그는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에게 물었다.“아버지, 굳이 저까지 올 필요가 있었나요? 오늘 친구들이랑 카레이싱 가기로 약속했는데요.”길종문이 인상을 팍 쓰며 말했다.“소리 낮춰! 사람들도 가득한데 품위 좀 지키면 안 되니? 오늘 오시는 손님이 우리 기영에 큰 도움을 주실 귀한 손님이야! 무려 500억 달러나 되는 투자금을 약속했다고! 이 돈이면 다른 가문들을 다 잡아먹고도 남아!”길용호가 시큰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아까 올 때도 말씀하셨잖아요.”이때, 강북의 재계 1위인 심천하가 길종문 일가를 보고 다가와서 공손히 인사했다.“길 가주님도 여기 오셨네요.”길종문은 심천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재계 1위인 심 대표도 왔는데 당연히 우리도 와야지요.”심천하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별말씀을요. 제
해외에서 주로 도박시설과 무역 사업을 하는 온씨 가문도 있었다.6대 가문의 수장들의 등장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가주들은 인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이미 미묘한 경쟁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해외에서 귀국한 투자자라고만 들었지 대체 누구인지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요?”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모르죠. 돈만 엄청나게 많다는 것만 알아요. 해외에 5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대요.”“5천억 달러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인가요? 대체 뭘 해서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대요?”“그거야 모르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사람들이 이 해외 투자자에 대해 궁금증을 불태우고 있을 때,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했다.맨 앞에서 내린 한지훈은 온몸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그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일부러 귀티 나 보이게 단장에 신경 썼다.그의 뒤를 용린이 따르고 있었다.“용왕님, 도착했습니다. 공항 대기실에 강북의 6대 세가의 가주들과 재계 1위 심천하가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용린이 공손하게 말했다.한지훈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 비웃듯이 말했다.“거기서 기다리라고 해. 우린 다른 통로를 통해 나갈 거니까.”“네!”용린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참, 내가 이번에 강북에서 대리인을 찾을 거라고 소문을 흘려. 나 대신 용국의 투자 시장을 관리할 사람을 말이야. 그리고 강북에 대한 투자는 첫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은 곳에 투자할 거라고도 전해. 다만 대리인은 한 명만 뽑을 거고 그들의 야망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경쟁에 임하는 태도를 중점으로 보겠다고도 전해.”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용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면 강북 전체가 엉망진창이 될 텐데요? 투자를 받기 위해서 서로 죽이고 싸우는 상황이 형성될지도 몰라요.”“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한지훈은 담담한
심천하는 공손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예, 백 선생.”잠시 후, 용린이 안으로 들어왔다. 심천하는 공손히 용린에게 허리를 숙였다.“용왕님, 금방 입수한 소식인데 원씨 가문에서 며칠 안에 강북으로 대표를 파견한답니다. 아마 기영증권의 수장과 접선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5백억 달러 투자에 대해 의논하러 오는 듯합니다.”용린이 말했다.한지훈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 미끼를 물었네. 그렇다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지.”말을 마친 그는 탁 트인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그 시각, 길종문의 저택.길종문은 굳은 표정을 하고 분노한듯 테이블을 쾅쾅 두드렸다.“심천하, 이 얍삽한 자식! 감히 나를 무시해?”“형님, 이제 어떡할까요? 심천하 그 자식은 백 선생의 행방을 알고 움직이는 듯합니다. 아마 투자를 독식하려는 것 같아요.”길천호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엔 차라리 사람을 보내서 심천하 그 자식부터 없애버리는 게 좋겠어요. 그 자식 요즘 너무 건방져요! 안 그래도 거슬리던 참이었어요.”“멍청한 소리!”길종문이 버럭 화를 냈다.“단순히 재력만 따지면 강북에서 심천하를 따라갈 자는 없어. 배후에서 누가 밀어주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쉽게 그 놈에게 이빨을 드러냈다가 우리가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어! 게다가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여? 심천하가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게 되는 건 우리라고!”그 말에 길천호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그럼 어떻게 합니까? 설마 이대로 심천하 혼자 백 선생과 접촉하게 가만히 두실 건가요? 그러다가 정말 다 빼앗기게 생겼다고요!”길종문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났다.“급할 거 없어. 이미 사람을 보내 심천하를 감시하게 했으니까. 그쪽에서 움직임이 있으면 우리도 알 수 있을 거야.”“원씨 가문에서 대표로 누군가가 우리 쪽으로 올 거야. 그 전에는 절대 경거망동하지 않는 게 좋아.”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집사가 다급한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