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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강우연은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알겠어요, 할아버지.”

그제야 노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문복은 뒤에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마 후, 강우연과 한지훈은 병실을 나왔다.

강문복이 뒤따라오며 소리쳤다.

“우연아, 할아버지한테 약속한 거, 꼭 지켜야 한다. 이번 투자건에 대해….”

강우연이 말했다.

“내일 회사로 오세요.”

“그래, 그래!”

강문복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병원을 나오는데 서경희와 강신이 뒤쫓아왔다.

“우연아, 잠깐만.”

“엄마, 무슨 일인데?”

강우연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얘는… 무슨 일이긴. 너 새 회사 설립했다면서? 게다가 해외 투자 단체에서 투자까지 받았다며? 내가 듣기로 거기서 이번에 1조를 투입하기로 했다더라? 신이가 요즘 회사에서 하는 일이 없잖아. 큰아버지가 신이를 중용할 리도 없고. 차라리 신이 회사 그만두고 너희 회사로 가서 출근하게 하는 건 어때? 직급은 부장 정도가 좋겠네.”

서경희는 대놓고 요구했다.

강신도 당연하다는 듯이 기고만장하게 말했다.

“맞아, 누나. 나 그 회사에서 일 그만하고 싶어. 누나 회사로 보내줘. 나 정도 경력이면 이사 정도는 달아줄 수 있잖아.”

강우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엄마, 신아, 미안하지만 우리 회사는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는 자리가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그 말에 서경희의 안색이 돌변했다.

“강우연, 이제는 잘나간다고 엄마랑 동생도 무시하는 거야? 그까짓 회사 생겼다고 가족한테 이래도 되는 거냐고!”

“누나! 그러면 안 되지! 아까는 우리가 누나 편에 서줬잖아!”

강신도 굉장히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우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머뭇거렸다.

옆에 있던 한지훈이 나서며 싸늘하게 말했다.

“경고하는데 우연이랑 얘기할 때 태도 단정히 하세요!”

서경희와 강신이 화들짝 놀라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딸, 신이는 네 동생이잖아. 누나가 잘되면 동생을 이끌어 주는 건 당연한 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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