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주로 도박시설과 무역 사업을 하는 온씨 가문도 있었다.6대 가문의 수장들의 등장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가주들은 인사하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이미 미묘한 경쟁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해외에서 귀국한 투자자라고만 들었지 대체 누구인지 혹시 아는 사람이 있나요?”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질문을 던졌다.“모르죠. 돈만 엄청나게 많다는 것만 알아요. 해외에 5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대요.”“5천억 달러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인가요? 대체 뭘 해서 돈을 그렇게 많이 벌었대요?”“그거야 모르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사람들이 이 해외 투자자에 대해 궁금증을 불태우고 있을 때, 드디어 비행기가 착륙했다.맨 앞에서 내린 한지훈은 온몸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그는 이곳으로 오기 전에 일부러 귀티 나 보이게 단장에 신경 썼다.그의 뒤를 용린이 따르고 있었다.“용왕님, 도착했습니다. 공항 대기실에 강북의 6대 세가의 가주들과 재계 1위 심천하가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용린이 공손하게 말했다.한지훈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 비웃듯이 말했다.“거기서 기다리라고 해. 우린 다른 통로를 통해 나갈 거니까.”“네!”용린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참, 내가 이번에 강북에서 대리인을 찾을 거라고 소문을 흘려. 나 대신 용국의 투자 시장을 관리할 사람을 말이야. 그리고 강북에 대한 투자는 첫 시작이고 앞으로 더 많은 곳에 투자할 거라고도 전해. 다만 대리인은 한 명만 뽑을 거고 그들의 야망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경쟁에 임하는 태도를 중점으로 보겠다고도 전해.”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용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러면 강북 전체가 엉망진창이 될 텐데요? 투자를 받기 위해서 서로 죽이고 싸우는 상황이 형성될지도 몰라요.”“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한지훈은 담담한
심천하는 공손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예, 백 선생.”잠시 후, 용린이 안으로 들어왔다. 심천하는 공손히 용린에게 허리를 숙였다.“용왕님, 금방 입수한 소식인데 원씨 가문에서 며칠 안에 강북으로 대표를 파견한답니다. 아마 기영증권의 수장과 접선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5백억 달러 투자에 대해 의논하러 오는 듯합니다.”용린이 말했다.한지훈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역시 미끼를 물었네. 그렇다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지.”말을 마친 그는 탁 트인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그 시각, 길종문의 저택.길종문은 굳은 표정을 하고 분노한듯 테이블을 쾅쾅 두드렸다.“심천하, 이 얍삽한 자식! 감히 나를 무시해?”“형님, 이제 어떡할까요? 심천하 그 자식은 백 선생의 행방을 알고 움직이는 듯합니다. 아마 투자를 독식하려는 것 같아요.”길천호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엔 차라리 사람을 보내서 심천하 그 자식부터 없애버리는 게 좋겠어요. 그 자식 요즘 너무 건방져요! 안 그래도 거슬리던 참이었어요.”“멍청한 소리!”길종문이 버럭 화를 냈다.“단순히 재력만 따지면 강북에서 심천하를 따라갈 자는 없어. 배후에서 누가 밀어주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쉽게 그 놈에게 이빨을 드러냈다가 우리가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어! 게다가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여? 심천하가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게 되는 건 우리라고!”그 말에 길천호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그럼 어떻게 합니까? 설마 이대로 심천하 혼자 백 선생과 접촉하게 가만히 두실 건가요? 그러다가 정말 다 빼앗기게 생겼다고요!”길종문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났다.“급할 거 없어. 이미 사람을 보내 심천하를 감시하게 했으니까. 그쪽에서 움직임이 있으면 우리도 알 수 있을 거야.”“원씨 가문에서 대표로 누군가가 우리 쪽으로 올 거야. 그 전에는 절대 경거망동하지 않는 게 좋아.”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집사가 다급한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
당당히 상석을 차지한 원지용이 차를 마시며 본론부터 꺼냈다.“길 가주님, 가문에서 저를 보낸 목적은 간단합니다. 기영증권을 도와 그 해외 투자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거요. 계약이 성사되면 7대3으로 이윤을 가져가는 겁니다. 이의 없으시죠?”“7대3이요?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럼 우린 뭘 먹고 살아요!”길천호가 불만을 토로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원지용은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날카로운 눈매로 길천호를 응시했다.길종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동생을 훈계했다.“무례하다! 여기가 어디라고 끼어들어?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당장 원 선생한테 사과하지 못할까!”“하지만 형님, 7대3은 너무한 거 아닙니까….”길천호는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가주의 명령이다. 사과하라면 사과해!”길종문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짝!말을 마친 그는 손을 번쩍 치켜들어 동생의 귀뺨을 때렸다.길천호는 그제야 형님이 진심으로 화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원지용에게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원 선생. 제가 실언했습니다.”원지용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해합니다. 이의가 있으면 말하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이건 가문에서 정한 일이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기영증권에서 입장이 그렇다면 제가 따로 장로님들께 전해드리겠습니다.”“아… 아닙니다! 원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 진행하시죠! 제 동생이 사지만 발달했지 사업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그냥 무시하면 됩니다.”길종문이 다급히 말했다.“가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럼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원지용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가 물었다.“그 백 선생에 관해 알아낸 게 좀 있습니까?”길종문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죄송합니다. 백 선생에 관해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너무 없어서 알아내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그 말에 원지용의 표정이 사납게 굳었다.길종문은 다급히 해명했다.“더 큰 문제는 누군가가 우리와 백 선
다음 날.기영증권에서 이브닝 파티를 주최한다는 소식이 강북 전체에 퍼졌다.이번 파티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 등장할 거라는 예고도 함께 공개했다.소식이 전해지자 강북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기영증권은 이번에 사회 가계 유명인사들을 전부 불러모았다.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5대 가문과 심천하도 당연히 초대를 받았다.심천하의 별장.심천하는 초대장을 손에 들고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길종문 이 능구렁이가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대표님, 꼭 참석해야 합니까?”옆에 있던 노집사가 그에게 물었다.심천하는 심각한 표정으로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차 대기시키세요. 백 선생을 만나야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바로 출발하여 한지훈이 투숙 중인 호텔로 향했다.스위트룸으로 들어간 심천하가 말했다.“백 선생, 이번에 기영증권에서 대형 파티를 주최하고 강북의 유명 인사들을 모두 불러모았습니다. 제가 가는 게 맞을까요?”뒤돌아선 한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가야지. 선물도 꼭 준비해서 가.”“선물이요?”심천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한지훈은 심천하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이며 말했다.“기영증권이 왜 이 시점에 파티를 주선했을까?”“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시지요.”심천하가 겸손하게 말했다.“원씨 가문이 시켰을 거야.”이때, 용린이 안으로 들어오며 담담히 말했다.“용왕님, 원씨 가문의 대표가 어제 길종문네 집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이번 파티에서 그 대표의 실물이 공개될 겁니다. 아마 심 대표님과 용왕님을 표적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저요?”심천하는 오리무중이었다.용린이 웃으며 말했다.“심 대표님의 배후에 아주 대단한 분이 계신다는 건 강북의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 배후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내일 밤 파티에서 원씨 가문에서 온 대표와 길종문은 그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겁니다. 그들은 심 대표님 배후에 누가 있는지 궁금하겠죠. 건드려도 되는 인물인지, 아니면 피해야 하는지 말이죠.
차주는 단연 길종문의 장자 길용호였다.조수석에는 예쁘장한 여자가 함께 타고 있었다. 그녀는 몸매가 다 드러나는 옷을 입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길용호는 힘껏 가속 페달을 밟으며 멀리서 뒤따라오는 수십 대의 차량들을 비웃고 있었다.그의 이중 신분은 강북에서 유명한 카 레시엇였다.길용호가 자아도취에 빠져 있을 때, 검은색 차량이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가볍게 그를 초월했다.순간 길용호는 당황했다.“젠장! 뭐야?”길용호는 눈을 부릅뜨며 전방에서 달리고 있는 차량을 노려보았다.갑자기 속에서 뜨거운 분노가 치밀었다.“멍청한 자식이 감히 나를 앞질러서 가?”그는 힘껏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길용호의 붉은색 페라리가 다시 추진력을 얻고 빠르게 추격해 나갔다.잠시 후, 산길 도로에서는 검은색 차량 한 대와 길용호의 차량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달리고 있었다.급커브 구간!검은색 차량이 S형 곡선을 그리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자 길옆에 박혔던 돌멩이가 사방으로 튀었다.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차량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서는 검은 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다.길용호도 곡선을 따라 운전대를 확 꺾었다.하지만 기술 부족으로 급커브를 돌 때 타이어가 빠지면서 길 중앙에서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돌았다.다행히 기본공은 있었기에 길용호는 운전대를 노련하게 흔들며 겨우 중심을 잡고는 다시 질주하기 시작했다.5분 뒤, 정상에서는 사람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마지막 종점을 통과하는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요란한 엔진 소리가 그들의 고막을 찢었다.그리고 사람들의 기대에 찬 시선 속에서 검은색 벤츠가 허공을 가르며 종점을 통과했다.샴폐인이 터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승전을 축하하는 불꽃이 상공을 갈랐다.하지만 차에서 내린 인물을 확인한 사람들의 표정은 경악으로 바뀌었다.“뭐야? 길 이사는?”“저거 길 이사 차 아니잖아!”“어떻게 된 거지? 이번에는 일등 얼굴이 바뀌었는데?”사람들이 놀라며 수군거리고 있을 때, 붉은색 페라리가 종
길용호는 분해서 미칠 것 같았다.여태 살아오면서 그에게 이토록 무례하게 대한 사람은 없었다.바닥을 기어 몸을 일으킨 그는 아직도 화끈거리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한지훈을 노려보았다.“젠장! 너 누구야? 여기 내 아지트야! 감히 내 구역에서 내 몸에 손을 대? 너 죽고 싶어?”길용호는 원래 인성파탄자였다.그의 고함에 뒤에서 수십 명의 방망이를 든 사내들이 나타났다.그들은 평소에 길용호를 따라다니며 경호원 노릇을 하는 놈들이었다.이 산은 카 레이싱을 좋아하는 길용호가 거금을 들여 구매한 구역이었고 수십 명의 조직폭력배들이 이곳에 상주하고 있었다.모시는 분이 맞는 걸 본 놈들은 깊은 분노를 느끼며 무기를 챙기고 한지훈에게 다가갔다.“감히 이 구역에서 우리 도련님께 주먹질을 해? 너 죽고 싶어?”“그런데 저 자식은 누구야? 전에는 못 보던 놈인데? 지방에서 왔나?”“지방에서 올라온 촌놈이 감히 우리 도련님을 건드렸단 말이야? 저 자식 살 날도 머지 않았네!”“지난번에 지방에서 올라온 재벌 2세가 도련님 애인 한번 건드렸다가 팔목이 잘려 나갔잖아! 결국 그 집에서 돈까지 들고 와서 사과하고 가지 않았었나?”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한지훈은 길용호라는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이놈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망나니였다.“내기에서 져서 분하다고 사람을 치겠다는 거야?”한지훈은 전혀 동요 없는 표정으로 담담히 말했다.길용호가 굳은 표정으로 등 뒤에 선 부하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그는 음침한 얼굴로 한지훈 앞에 다가가서 물었다.“야, 너 이름이 뭐야?”“나? 한지훈.”한지훈이 담담하게 답했다.“한지훈? 강북에서는 못 들어보던 이름인데? 넌 어디서 왔어?”길용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좀 멀리서 왔어. 작은 사업하러 왔다가 근처에 카레이싱 경기장이 있다길래 와봤지. 그런데 경기가 이렇게 재미없을 줄은 몰랐네.”“이 근방에서 유명한 레이싱의 귀재라길래 좀 기대했는데 별거 아니었네, 길용호?”그 말을 들
“종점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도련님!”사람들의 환호에 힘입어 길용호는 운전대를 꽉 붙잡고는 발을 가속 페달에 가져다댔다.그는 고개를 돌려 우측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감히 나랑 레이싱 내기를 해? 그 자신감, 처참히 부숴주지!”레이싱걸이 깃발을 휘두르자 두 대의 차량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출발했다.길용호의 붉은색 페라리는 미친 듯이 기염을 토하며 날카롭게 출발했다.순식간에 레이싱 장에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한지훈의 검은색 벤츠는 약간 뒤늦게 출발했다.하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롭게 페라리를 뒤쫓아갔다.길용호는 후방 카메라에 비춘 한지훈의 검은색 벤츠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하! 고작 그 실력으로 나랑 내기를 하겠다고 나선 거야? 주제도 모르는 놈!”하지만 그 말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뒤에서 무시무시한 엔진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한지훈의 검은색 차량이 마치 표범처럼 가공할 속도로 길용호의 차량을 앞질렀다.“젠장!”길용호마저 순간 당황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가 자신을 추월해 버린 것이다.길용호는 분노를 참으며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며 뒤쫓아갔다.하지만 그가 종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종점에 도착한 한지훈이 느긋하게 차량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 순간에 길용호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람들도 길용호의 패배에 충격에 빠졌다.길용호는 음침한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그의 뒤로 다가간 부하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도련님, 한마디만 하세요. 저놈 사지를 찢어버리겠습니다!”길용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됐어! 난 패배하고도 인정하지 못하는 속 좁은 놈이 아니야! 일주일간 끄나풀하는 거? 어렵지 않지!”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의 앞으로 다가가서 정색하며 말했다.“너 좋은 실력을 가졌구나. 나중에 시간 나면 나도 가르쳐 줘.”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 그럼 패배를 인정하겠다는 거네?”“물론이지! 나 길용호, 신
잠시 후, 한지훈과 용린은 차를 타고 강북의 북부로 왔다.이곳은 강북에서 가장 치안이 혼잡한 곳이었다. 곳곳에 유흥업소와 사설 도박장, 클럽과 술집이 즐비한 곳이었다.이곳은 강북에서 가장 유명한 홍등가로 통했다. 수많은 강북과 지방, 그리고 해외 여행객들이 스트레스를 풀려고 찾는 곳이었다.오죽했으면 북부는 남자들의 천국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차에서 내린 한지훈과 용린은 길 양측에 빼곡히 들어선 술집과 유흥업소, 그리고 영업을 하러 나온 여자들과 거리에서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여행객들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공기마저 탁하고 더러운 느낌이 들었다.둘은 함께 한 술집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클럽 음악이 흘러나왔다.그들은 구석진 곳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여자 몇 명이 그들에게 다가오더니 같이 술을 마시자며 공공연히 초대를 보냈다. 금액만 맞으면 같이 나갈 수도 있다는 뻔한 암시도 빼놓지 않았다.한지훈은 쓰게 웃으며 그들을 거절했다.그러자 여자들의 표정이 표독스럽게 변하더니 그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돈도 없으면서 술집엔 왜 온 거야? 아, 재수없어!”한지훈은 인상을 잠깐 찌푸렸지만 굳이 그 여자와 입씨름을 하기도 귀찮았다.이때, 어두운 표정을 한 용린이 말했다.“용왕님, 저쪽을 보세요. 이 일대에서 보호비를 받고 다니는 두목인데 사절 조직에서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있는 녀석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땡칠이였나? 어쨌든 슬하에 50명 정도의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오늘밤에 땡칠이가 이곳에서 필리핀에서 온 고객과 약 거래를 한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카운터 뒤쪽을 바라보았다.수염이 더부룩하고 근육질의 건장한 사내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고 주변에는 네 명의 경호원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허리춤을 보니 그들 모두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잠시 후, 땡칠이라는 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들과 후문을 통해 클럽 내부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