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양천엽은 자신의 감정을 잘 감추고 웃음을 띠면서 신사답게 손을 내밀어 한지훈과 악수했다."안녕하세요, 양천엽입니다."티가 안 나게 눈매의 한기를 숨겼으나 한지훈은 여전히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한지훈도 손을 내밀며 양천엽과 악수하는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한지훈이라고 합니다.강우연 남편입니다."선수를 먼저 치는 셈이다.두 사람은 악수하면서 내심 기 싸움을 하고 있다.옆에서 보면 한지훈 얼굴은 편해 보이나 양천엽이 오히려 입가가 떨리면서 냉큼 손을 빼면서 허허하고 웃으면서 말했다."우연아, 난 네가 이미 결혼했을 줄은 몰랐어, 난 또 바보같이 네가 아직도 날 기다려줄 줄 알았지."강우연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다급히 설명하려고 했다."천엽 오빠, 어릴 적 얘기인데 아직도 기억하시네요."양천엽은 웃으면서 말했다."하하하, 농담 친 거야. 맞다, 남편분 뭐 하는 분이셔? 우리 우연이 동생이 좋아할 만한 남자라면, 일반 몸값은 아니겠지?"이 말에 강우연은 다소 어색해했다.막 입을 열려고 하려던 참에 강신은 이쪽으로 달려오면서 끼어들며 말했다. “양천엽?천엽이 형?? 진짜 형 맞아?!"양천엽은 머리를 돌려 감격에 차오른 강신의 얼굴을 보면서 잠시 멍해지더니 냉큼 웃으면서 말했다."강신?"강신은 오죽 흥분했으면 양천엽을 바로 안아버렸다. 오랜만에 친형제 재회라도 한 듯이 오열하면서 말했다."천엽이형! 너무 보고 싶었어! 어떻게 왔어?"양천엽은 강신의 마중에 웃으면서 말했다."응, 돌아와서 회사 차렸어. "강신은 회사를 차렸다는 말에 기뻐하면서 급히 잘 보이려고 하듯이 말했다"천엽이 형,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형 앞에 이분이 누나 남편이에요, 한지훈이라고 하는데! 맞춰봐,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양천엽은 웃으면서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지훈 씨의 멋진 모습을 보아하니 어느 대가족의 도련님이겠죠?""하하하!"강신은 듣자마자 폭소했다. 너무 웃겨서 양천엽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천엽 이형! 잘못 짚었어요
용일이 사고 났다고?듣자 하니 한지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된 일이야?!"용사는 냉큼 대답했다."용일은 사령관님 지시대로 원씨 가문의 사정을 조사하는 과정 중에 몇 개 단서를 찾아서 변방 오 국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 원씨가문의 조작이었어요. 용일이 형님이 변방에 도착하자마자 변방 오 국의 4명의 장군 수령과 10 만여 명의 병사들에 의해 포위되었습니다! 결국 과부적중으로 상대방에게 생포 당했다고 합니다!""이건 용경에서 전한 긴급 제보입니다! 상대방 뜻은 용일을 구하려거든 반드시 사령관님 혼자 변방 오 국의 중립 마을인 예서 마을에서 회담하러 오라고 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5일 후 그들은 전 세계에 알려 용일 형님을 사형에 처한다고 했습니다!"소식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은 무거움이 가득 차고 눈가의 분노마저 드러났다.펑!삽시에 한지훈은 온몸에 하늘을 찌르는 살기를 담아 주먹으로 사무실을 부수고 말았다.이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변방 오 국, 비겁한 자식들! 나 북양 왕의 명의로 그들한테 똑똑히 전해. 감히 내 부하들의 목숨을 해친다면 북양 30만 파용 군은 반드시 장전하여 그들의 주성을 쳐부수겠다고! 모조리 다 죽인다고!""그리고, 이것도 알려! 내일 나 반드시 예서 마을로 간다고!"한지훈은 노발대발하였다!용일은 자신을 다년간 따르던 부하로 생포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니, 절대 두고 볼 수는 없다!원씨!용하네!감히 내 부하를 모함해?아직 따질 것도 남아돌아 찾아가지 않았는데 감히 선수를 쳐!한참 후 한지훈은 사무실을 떠나 다시 로비에 갔다.그가 오 군을 떠나 북양 변방 오 국으로 가기 전에 사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이 시각 강우연은 양천엽에 의해 발목이 잡혔다.강우연은 어쩔 수 없기도 하고 반감이 생겨 양천엽에게 말했다."천엽 오빠, 그만 하세요. 저를 위해 그런 건 잘 알겠는데요, 전 이미 결혼했다니까요! 그리고 남편도 잘해주고 저도 많이 사랑해요. 저를 아직도
그의 큰소리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이끌었다.다들 서로 속닥거렸다. 강우연도 한지훈의 주먹질에 놀래 급히 그를 말리면서 말했다. “지훈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한지훈은 코피 터진 양천용을 보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냥 손 한 번 본 거야.”강우연은 너무 화가 나 양천용이 얼마나 다쳤는지 걱정스러워하며 한지훈을 째려보면서 말했다. “지훈씨, 어쩜 이리 억지스럽죠, 천용 오빠랑 저랑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예요. 지훈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라고요.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려고 했으나 양천용은 그 틈을 타 손을 흔들며 말했다.“우연아 괜찮아, 내가 잘못한 거지, 나는 그냥 네가 잘 살고 있으면 되니까 괜한 말을 해서 매부를 화나게 만들었네.”그리고 양천용은 한지훈한테 사과까지 했다. “미안하게 됐네, 내가 먼저 실수를 한거 같으니 좀 봐주게나.”이 말을 듣자 모든 사람은 의아해했다.“뭐야! 양천용이 당하고만 했는데 먼저 사과하다니 너무 멋있는 거 아니야.”“그러게, 그에 비하면 한지훈은 너무 속이 좁아 보이잖아. 어디서 못 배워먹은 사람처럼 보인다.”“그러니까, 이런 사람한테 시집가면 나중에 가정폭력 당할 수도 있어. 나 같으면 난 양회장님 선택 했을거야, 해외파에 재산이 몇조라던데.”다들 한지훈을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이런 말을 들은 강우연은 마음속으로 더 복잡하고 한지훈한테도 더 화가 났다.그녀는 한지훈을 힐끔 쳐다보고 양천용을 부추기며 말했다. “의무실로 가보죠.”그리고 그녀는 양천용과 같이 한지훈 곁을 지나갔다.한지훈은 강우연을 잡고 싶었지만 그녀는 힘껏 해치우며 말했다. “지금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 당신 성격 너무 충독적이예요.”한지훈은 제자리에 서서 강우연이 사라진 뒷모습만 보게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천불이 탈 지경이다. 용일이 때문에 신경 쓰인 데다 속으로 화가 너무 많이 그만 참지 못했다.이때 용사가 그의 곁에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령관님, 전세기 준비되었습니다.”
한지훈은 비행기 안에 앉아 표정이 굳어 있어 너무 무서워 보였다. 용사를 포함한 몇 명 병사들도 한지훈의 안색을 보고 놀라 살짝 떨고 있었다. 너무 무서운 살기다!이런 살기는 마치 바로 영하 몇 도에 있는 것처럼 쌀쌀했다. 비행기는 바로 북양 군사용 비행장에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방금 그 전화번호로 또 전화가 왔다. “파이터 킹, 내일 해 뜨기 전에 혼자 예서 마을 용문산으로 오게. 누구 하나 같이 온다면 그때 용일이는 바로 죽을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그리고 바로 전화 끊었다. 한지훈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 도착하자마자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거는 자기 일정이 이미 유출됐다는 건가? 북양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건가?그 생각도 잠시, 한지훈은 군사용 지프차에 올라타 북양구 작전 본부로 향해 달렸다. 차에서 내리자, 군복을 입은 장관과 몇몇 병사가 보였다. 앞선 장관은 여자이며 어깨에 별 하나 있는 거 보니 도위소병이다. 딱 떨어진 군복에 멋있어 보였다. 그녀의 뒤에는 군복을 입은 병사가 보였다. “경례!”본부 앞에는 수천 명의 병사가 경례하고 그들의 동작은 복사한 것처럼 똑같았다.“총사령관님, 드디어 오셨네요.”여장관이 앞으로 다가와 얼굴에는 반가운 표정이 한가득이었다. 그녀는 한자훈의 부하로서 8대용군사 빼고는 제일 유능하며 별명은 로즈다. 실력으로는 군신과 맞먹어들어간다. 그리고 그녀는 북양구 전체 행정직을 맡고 있으며 비밀정보망을 관리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자면 로즈는 집사 역할을 하고 있다.남자 굴에 여자가 있어야 돌아간다. 로즈는 22살 때 한지훈이 국경선 근처에서 일어나는 전쟁에서 구했다. 몇 년 훈련을 걸쳤더니 지금은 북양 어디서든 알아주는 여장관이 되었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애들 보내라, 그리고 차 준비해 줘, 나 예서 마을로 갈 거니까.”그의 말을 듣자, 로즈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사령관님, 이렇게 급하게 국경선 쪽을 가는 게 혹시 용일이 오빠하테 무슨 일 있는 거예
로즈는 참지 못해 눈시울이 빨개졌다. “사령관님, 저도 같이 가면 안 되요? 애들 몇만 명 데리고 같이 가면 안 되나요?”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괜찮아, 나 혼자 가면 돼, 내일 해 지기 전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20만 파용군이랑 용팔이 형제들을 데리고 용문산에 가서 거길 다 없애버려! 5개국의 제후와 군신을 다 죽여버려! ”그리고 한지훈은 떠났다. 지프차는 호랑이가 으으렁하는 것처럼 어느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북양은 용국 국경선 근처라 산도 많고 나무도 많다. 예서 마을은 용국과 기타 5개 나라와 연결된 곳이라 인구는 10만 명 뿐이지만 군사 전략적으로는 중요한 곳이다. 옛날에는 끊이지 않은 전쟁 속에서 살아가기 힘들었지만, 한지훈이 30만 파용군을 데리고 기타 5개 나라랑 맞서서 여기를 중립 구역으로 만들어 전쟁이 없는 지역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러운 짓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예서 마을은 어느새 6개 나라의 스파이와 각국의 군사 세력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이 되었다.그리고 옛날부터 내려온 전설이 있다.동방용국에 5개별을 가진 장군이 있었는데 국경선 근처에서 8명의 군신을 죽이고 2명 총사령관 급의 강자를 다치게 했다고 한다. 그제야 예서 마을이 중립 구역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 전쟁을 얼마나 치뤘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동방용왕이라는 호칭은 당당하고 존경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하다.그러나 그 누구도 동방용왕을 본 적이 없다!그리고 예서 마을에 약 10킬로 멀리 떨어진 곳에 용문산이 있다. 용문산 근처 밀림 중 군사 지역으로 보이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감옥 내에는 수백 명 무장 병사가 한 남자를 지키고 있다. 수백 킬로 철쇠에 감긴 남자는 바로 용일이다. 북양팔전 중의 리더이며 북양 30만 파용군의 부사령관이다. 북양에서는 그의 위치를 건들 수가 없다.용일이의 온몸은 피투성이며 군복이 이미 찍어져서 상처투성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깊은숨을 쉬고 있으며 입가에는
한지훈은 한 마리의 호랑이처럼 지프차를 타고 이 늦은 밤에 달리고 있었다. 곧바로 용국 국경선 근처에 도착했다.“멈춰!”앞에 경적소리가 들리고 탐등에 비쳐 한지훈이 있는 곳이 낮인 것처럼 환하게 다 보였다. 지프차 3대, 탱크 2대에 열몇 명의 무장 병사가 총을 들고 한지훈을 향해 걸어와 정기 검사라며 다가왔다.한지훈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타이어가 바닥에 마찰해 노란색 먼지가 마구 날렸다. 한지훈은 차 문을 열고 내려 담배 한 대를 꺼내 피웠다. 다가온 열몇 명 병사가 한지훈을 보자 바로 차렷하고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경례!”“총사령관님 오신 걸 환영합니다!”힘찬 목소리가 이 밤 시간에 더 우렁차게 들렸다.“식구들 수고 많았다.”한지훈은 미스를 뜨우며 담배를 꺼내 앞에 선 두 장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랜만이다.”“총사령관님,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소문으로는 북양을 떠나신다고 하더니 저희 정말 걱정했습니다. 저희 마음속의 총사련관님은 형님뿐입니다. 저희 마음속에서 영원히 존경하고 따라는 파이터 킹입니다.”앞에 리더인 장관이 너무 감격스러워 말했고 눈물도 보이는 거 같았다.한지훈의 얼굴에도 잠깐 미소를 띠었다.“총사령관님, 어디로 가실 겁니까?” 방금 말한 장관이 물어보았다.한지훈은 눈앞에 보이는 산을 지켜보면서 얼굴의 웃음기는 사라지고 살기가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예서 마을의 용문산으로 가는 길이었어.”“혼자서요?”그 장관은 걱정되어 이어서 말했다. “사실 요즘 예서 마을이 조금 복잡하긴 한데 저희가 같이 가면 안 될까요? 최근 5국 스파이랑 불법 무기 장사꾼이 많아 혼자 가시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한지훈은 손을 흔들며 남은 담배를 피우고 말했다. “됐어, 나 혼자 갈 거야. 너희들은 집 잘 지키고 있어.” 말하면서 그 장관의 어깨를 두드리고 남은 담배를 그에게 넘겼다.그리고 한지훈은 차에 올라타 지프차 으르렁하는 소리에 맞춰 노란색 먼지를 날리며 사라졌다.열몇 명의 병사는 그의 지프차가 사라지는
지금 망원경을 통해 예서 마을에 인파가 끊이지 않고 각 세력의 군용차와 변장한 군졸들이 사방을 순찰하고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볼 수 있다.동문, 북문, 이 두 중요한 입구는 이미 마을 안의 현지 정예 부대에 의해 봉쇄되었다. 마을에 드나드는 모든 사람을 엄격하게 조사했다.한지훈은 이 상황을 잠시 보더니 표정이 굳어졌다.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아까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바로 연결되었다."나 이미 예서 마을에 도착했어, 너네 지금 어디야?”"파이터 킹, 과연 동작이 빠르네. 동문에서 마을로 들어가면 우리 쪽 사람들이 너를 맞이할 거야.”상대방이 이렇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한지훈은 눈앞의 예서 마을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돌아서서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달려들었다.이때 용문산의 군사 요충지 안.이곳에는 지금 많은 용병들이 모여 있었다.우두머리는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군복 차림의 남자였다. 얼굴은 차갑고 험악했다. 웃음을 머금고 작전 지휘부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차태현 장군님, 파이터 킹이 이미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파이터 킹의 속도라면 지금쯤 이미 예서 마을에 도착했을 겁니다. 마을 내의 첩자도 이미 비밀 순찰을 시작했고요!”"알았어! 한지훈이 예서 마을에 나타나면 즉시 죽여!"차태현 장군의 눈은 음산했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명령을 전하거라! 만약 한지훈이 살아서 예서 마을에서 나가 용문산에 들어선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당장 그를 죽여! 기억해 두거라! 그놈은 강하다! 다들 조심하라. 그리고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말거라!”"예!"......한지훈은 지금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마침내 새벽이 되기 전에 예서 마을에 도착했다.하지만 그는 서문 쪽에서 나타났다.그는 서문 상인들 무리 속에 섞여 몇 군데의 순찰 초소를 피한 후, 성공적으로 예서 마을에 들어갔다.이때 동문.한 남자가 문 앞에 나타나자 수비들은 재빨리 순찰을 개시했다.수십 명의 총을 든 병졸들이 즉시 이
그는 재빨리 초소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차태현 장군님, 제 불찰로 파이터 킹이 동문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역으로 우리를 농락했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파이터 킹은 너희들이 쉽게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형제들에게 모든 일에 조심하고, 경계를 강화하며 드론을 동원하여 마을을 순찰하도록 하거라! 마을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여 반드시 파이터 킹을 찾아내야 해! ""예!"차태현 장군의 말이 끝날 무렵, 요충지 문 앞에 거대한 체구의 건장한 사내가 들어왔다. 2미터의 등치에 허벅지는 보통 사람들의 허리보다 더 굵었다.표정이 어두운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차태현 장군님, 너무 조심하시는 거 아닌가요? 열 명의 군신급 강자들을 마을에 보내서 그를 죽이면 될 것을 왜 이렇게 힘들게 공을 들이는 겁니까? 파이터 킹은 한 사람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강자입니다!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살아서 예서 마을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차태현 장군은 그 건장한 사내를 보고 말했다. "넌 파이터 킹과 겨룬 적이 없어서 그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3년 전에 그가 여기서 전설이 되던 날 얼마나 많은 군신급 강자를 죽였는지 알아? 변관 전투 때, 그는 혼자서 50만 대군의 진영에 뛰어들어 군신 강자를 여러 명이나 죽이고 장군 두 명을 중상 입히고 그들을 생포한 후 멀쩡하게 떠났어…… "이 말을 하는 차태현 장군의 눈에는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ㅋㅋ."매혹적인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문 앞에 아름다운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빨간색 가죽옷과 가죽바지에 드레드락을 하고 있었다. 허벅지와 발목에는 모두 작전 장비였다. 칼, 표창……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파이터 킹, 오래전부터 그의 이름을 들었습니다! 오늘 그와 같은 강자와 맞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차태현 장군님, 부하들에게 임무를 잘 수행하라 해야겠어요! 만약 실수로 죽었다가 파이터 킹이 성공적으로 잠입하면 재미있어질걸요. "차태현 장군은 눈앞의
“찌익! 쾅!”한지훈의 오릉군 가시가 구만리의 검신에 닿는 순간, 연이어 두 번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특히 두 번째 폭음이 끝난 후, 구만리의 검을 중심으로 강렬한 빛이 사방으로 퍼졌다.구만리는 손바닥이 저릿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이럴 수가?!방금 전의 그 강렬한 빛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한지훈은 지금 진법도 사용할 수 없고, 천성대진에 의해 모든 힘이 봉인된 상태였기에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어야 했다.설마...아니, 말도 안 돼!천성대진은 단해룡의 절기로, 천신계 강자라 해도 천성대진에 들어가면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하물며 한지훈은 겨우 오성 용급 천왕계일 뿐인데, 진법이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그 순간, 구만리의 머릿속에 한 단어가 번뜩였다.자기장!“네... 네놈이 설마 인체 내 자기장을 사용할 수 있다니?!”구만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말을 더듬었다.자신뿐만 아니라, 조룡의 비술을 전수받은 장씨 집안이라 해도 이런 경지는 불가능했다!비록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방법은 자기장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구만리가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몸을 날려 그의 앞에 다가갔다!오릉군 가시는 허공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구만리의 등 뒤로 돌아가 다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이 모든 과정은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였지만, 실상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현재 한지훈은 물체를 조종하는 것은 커녕, 병왕급의 실력조차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구 씨 형님! 등 뒤를 조심하십시오!”단해룡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지만, 모든 것이 이미 늦어버렸다. 오릉군 가시는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구만리의 어깨를 강타했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구만리는 강한 충격에 의해 앞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어깨에는 달걀만 한 크기의 혈흔이 생겨났다.“쿵!”구만리는 바위 위로 거칠게 떨어졌다가 다시 한번 튕겨 오른 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단 한
검의를 깨달은 자만이 비로소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아무리 강력한 검경이라 해도 검의 앞에서는 정오의 태양 아래 녹아내리는 얼음과 같았고, 모든 살기는 즉시 소멸하고 만다.“큰소리를 잘도 치는구나? 구만리, 네가 방금 뱉은 말로도 이미 죽어 마땅하다! 검의라 한들 어떠하냐? 하늘의 도리를 거스르는 자를 하늘이 돕겠느냐!”한지훈은 차분한 표정으로 손을 늘어뜨린 채 서 있었고, 그의 손에 쥔 오릉군 가시에서는 희미한 백색의 광채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흥, 말이 많구나. 네놈에게 이 검의의 위력을 보여주마! 내 검의 아래 죽는 것이라면, 너도 죽어서 영광스러운 줄 알아라!”구만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날려 화살처럼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이 순간, 한지훈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보통 사람의 몸으로는 구만리의 살수를 피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죽어라!”구만리가 포효하며 외치자, 사람들은 눈앞에 번쩍이는 흰빛을 보았다.구만리의 몸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검으로 변한 듯, 한지훈을 향해 똑바로 찔러 들어갔다!그와 동시에 공기 중에서는 휘몰아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검기는 해일처럼 밀려왔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파도처럼 한지훈에게 몰아쳤다.이것이 바로 검의의 위력이었고, 주변의 모든 것을 찢어버릴 수 있는 검기로 변화시키는 능력이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구만리의 위력에 놀란 듯 다가오는 그의 모습만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한지훈이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하는 건가?”“흥, 겁먹지 않았다 한들 무슨 소용이냐? 주변의 공기마저 검기로 바뀌었으니, 그가 피할 수나 있을까?”“그가 아직도 오성 용급 천왕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절대 불가능해!”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차가운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구만리의 검 끝이 한지훈의 목에 불과 한 치도 못 미치는 순간, 한지훈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발뒤꿈치를
구만리는 뒷짐을 진 채 곧장 한지훈을 공격하지 않았고, 대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한지훈, 네가 정말 대단한 인물임은 인정하겠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용국 백전명장이라 불릴 만하다만, 유감스럽게도 너의 용맹함은 내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단 말이다! 지금의 너는 그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 나의 충고를 듣거라.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길일 테니!”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만리의 손에 삼척 길이의 장검이 나타났다.검날은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마치 검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 보였다.구만리가 손목을 살짝 돌리자 은백색의 검화가 번뜩였고, 공중에는 허공을 찢는 듯한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검광이 번쩍이더니, 주변에 서 있던 몇 그루의 소나무가 허리 높이에서 단숨에 잘려 나갔다!이 검술은 단순해 보였으나, 검기를 외부로 뻗어나가 주변의 몇십 그루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를 자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게다가 나무가 잘려 나갔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검기가 얼마나 정밀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구만리의 검술은 역시 절묘하군! 검기를 몇 미터 밖으로 뻗어나가면서도 이렇게 순수하게 유지할 수 있다니, 우리가 평생을 바친다 해도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일세!”주변에서 지켜보던 이들이 감탄하며 말했다.그들이 감탄의 말을 마치기도 전에, “까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구만리의 발아래 바위로 된 지면이 마치 머리카락처럼 가늘게 몇 미터 깊이로 갈라졌다!습!이곳 창릉산의 제단은 만 년 전 화산암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으로, 그 단단함은 말할 것도 없었다.검은커녕 포탄을 쏘아도 하얀 자국 정도만 남길 수 있을 뿐이었다.“이것이야말로 현세 제일의 검경 대사이군!”“그렇소. 구만리의 검경은 장도령을 훨씬 능가한다고 들었는데, 그 소문이 사실이었네!”“한지훈이 천성대진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구만리의 상대가 될 수 없겠지!”구만리의 절기를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내심 놀랐다. 이 천성대진은 정말 대처하기 만만치 않았다. 비록 그 또한 미리 대처할 준비를 하긴 했지만, 역시나 상대방의 수에 걸려들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의 온몸을 감싸던 기운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일반인이랑 별다를 바 없게 되었다.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대장로 또한 한지훈의 변화를 알아채게 됐고, 이내 앞으로 나아가 도와주려 하자 동방소가 손을 내밀어 그를 가로막았다. “대장로, 이제 너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멀쩡히 돌아갈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또 맹주의 따귀를 한 대 더 때리려는 거야?”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몸을 살짝 떨게 됐다. 처음 날린 따귀는 단지 단해룡의 경고일 뿐이었고, 만약 그가 다시 손을 대게 된다면 무맹과 무종은 관계는 철저히 끊어지게 된다. 때가 되면 용국의 종무는 필연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대장로님, 사실 저희 또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희 원 씨 집안 또한 북양 왕이 이대로 죽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필경 인원이 적고 발언권이 별로 없으니 멋대로 상황을 좌우할 수는 없습니다!”이때 원상용이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로를 향해 말했다. “너희들...”답답한 이 상황에 대장로는 발만 동동 구를뿐이었다. 사실 그들이 말한 대로, 설사 대장로가 목숨 바쳐 나선다 하더라도 이 결말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내가...”순간 그는 과거의 자신을 회상하게 되었다. 한 씨 별장을 떠나게 될 당시, 대장로는 무종 장로의 인부를 꺼내고는 바로 깨뜨려 버렸었다. 자신은 더 이상 무종 장로가 아니라고, 무종과는 이젠 무관하다고 밝힌 것이었다. 무종 대장로의 신분을 벗게 됐지만, 그는 언제나 한지훈과 함께 생사를 같이할 것이라고 뒷말을 덧붙였다. “죽고 싶어?”그의 단호한 태도에, 단해룡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대장로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대장로가 입을 떼려는 순간, 한지훈이 고개를 들어 대장로를 향해
대장로가 이렇게까지 날뛰는 이유는, 그는 방금 단해룡과 구만리가 주고받는 눈빛을 통해 이미 낌새를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나 악랄한 사람들이 어떻게 선배라는 이유로 존경심을 받고 있는 건지 이해가 안 됐다. 특히나 단해룡은 무맹의 맹주라는 신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런 수단으로 사람을 해치려는 건 정말 납득이 안 됐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한지훈 한 사람을 겨냥하는 것 자체가 기가 찼다. 게다가 무맹 맹주와 구만리뿐만 아니라 십여 명의 5대 명산 고수들도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기선제압에 그치지 않고, 천성대진으로 한지훈의 모든 실력까지 빼앗아내 일반인으로 만들 작정이었다. 심지어 마지막엔 구만리가 깨끗이 한지훈을 처단하게 만들려는, 그야말로 염치없는 발상들이었다. “뭐라고? 그럼 대장로 말은, 나더러 이 대결에서 져주라는 거야?”단해룡는 마냥 차가운 눈빛으로 대장로를 바라보았다. “단해룡, 넌 엄연히 무맹 맹주야. 신분과 지위가 다 어느 정도 높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한지훈 한 사람을 포위 공격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파렴치하기 짝이 없어서 그래. 게다가 천성대진까지 이용하여...”대장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단해룡은 갑자기 손을 들어 강하게 뺨을 내려쳤다. “팍!”대장로는 단해룡이 감히 자신의 따귀를 때릴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전혀 무방비하고 있었던 그는 그 따귀에 몸이 5~6 미터 밖으로 밀려났다. 대장로 또한 삼성 지급 천왕계의 실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결코 단해룡의 상대는 아니었다. 설사 그가 단해룡과 같은 급수에 있다 하더라도 진법 면에서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무섭도록 강력한 따귀에 대장로는 멍해졌을 뿐만 아니라, 축대 아랫사람들마저도 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래전부터 무맹과 무종은 비등한 실력을 갖고 있었고, 그중 단해룡과 대장로의 지위도 매우 비슷했다. 그러므로 방금 단해룡이 날린 이 따귀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무맹이 무종에게 던지는 도전장이 된 것이다. “대장로, 너 명심
일제히 울리는 북소리는, 바로 전신 치우의 제사 의식이 정식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의식을 치르는 동안 그 누구든지 속삭여서는 안 되고, 더욱이는 소란을 피워서도 안 된다. 대장로는 이를 악문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단해룡을 노려보았다. 반면 무덤덤한 표정의 단해룡은 한 백발노인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내 그 백발노인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손에는 제천 격문을 든 채 큰 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전신 치우님께 말씀 올립니다. 오늘 이 대결을 통해 그동안 맺힌 원한과 복수를 풀어낼 것입니다.”약 십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노인은 마지막 구절을 읽었다. “뭐라고?”바로 이때 대장로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가 본 격문에는 전혀 이런 내용이 쓰여있지 않았다. 실제로 격문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오늘 이 대결은, 서로에 대한 원한은 품지 않은 채 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런데 어떻게 이 문장과 바로 정반대 되는 말을 할 수가 있는걸가? 그러나 백발노인은 대장로에게 반박할 기회조차 전혀 주지 않았고, 바로 고개를 돌려 축대 아래로 돌진했다. “이로서 격문 낭독을 끝마치겠습니다!” “다음 순서로는, 여러분들이 직접 상대를 선택하여 제단 위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입니다.”“오래전 과거의 원한이든, 최근에 맺힌 원한이든 모두 얼마든지 이곳에서 해결해도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고 나서는 더 이상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는 앙심을 품고 보복해서도 안 됩니다!”“만약 위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 무종 사람들이 주살하게 될 겁니다!”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이천릉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고는 주먹을 쥐고 말했다. “어르신, 저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싶습니다!”그러자 노인이 차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래! 좋아, 그럼 이번 첫 경기는 항산 이천릉과 북양 왕이 맞붙는 걸로...”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찬가지로 축대 위에 앉아 있던 대장로가 벌떡 일어나
“고작 입문 제자인 주제에 왜 그리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건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 뭐라고? 그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천릉이 입문 제자인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신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5대 명산 중 10위권에 드는 절세의 천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실력으로 말하자면, 임비양에게 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가 가장 처음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오늘 항산에서 파견된 제자들 중 오직 그만이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한지훈과 나름 비길만한 적수였다. 그리하여 이천릉은 이번 기회를 빌어 한지훈을 짓밟고는 이름을 날려 위세를 떨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임비양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첫마디부터 한지훈에 의해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한편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4대 가문 대표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었다. 한지훈은 이천릉에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항산 제자들의 자존심을 크게 타격하였다. “에이, 이천릉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한지훈 저 사람, 비록 북양 왕이긴 하지만 무종에 대해서는 아는 게 너무나도 적네!”“오늘 아마 이 시련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이때 군중 속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흥, 넌 정말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넌 곧 항산 입문 제자들의 대단함에 대해 알게 될 거야! 오늘 난 이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너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부러뜨릴 거거든!”“나는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우리 항산으로부터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히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이천릉은 창안백을 일으켜 다시 축대 위로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천릉은 창안백에게 말했다. “어르신, 어차피 한지훈은 곧 죽을 사람인데 굳이 그와 따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항산이 화산
“그 축대 위에서 아무나 한 사람이 내려와도 너를 사지를 한방에 찢을 수 있어!”“너도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설마 아직까지도 눈치를 못 챈 건 아니겠지?”“어찌 됐든 용국은 너를 구할 수 없고 국왕 또한 너를 구할 수 없어. 당연히 무종은 더욱 말할 것도 없겠지! 게다가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너를 도와줄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심지어 무종 장로도 오늘은 발언권이 없어!”“과연 너의 그까짓 능력으로 이렇게나 많은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이 수천수만 명의 무종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겠냐고! 너 저 부러진 칼이랑 방패 잘 봐봐!”창안백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치우의 검과 방패를 가리키고는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이것은 바로 상고 전신의 성물이야. 설령 내가 여기서 너를 참살한다 하더라도 용국의 국왕은 감히 나서지도 못할 테고, 더욱이는 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할 거야. 어때, 한지훈? 이젠 두렵지?”창안백은 한지훈을 기선제압하면서 그동안 용경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체면을 되찾고 싶었다. “꺼져!”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창안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갑게 한마디 했다. “너 지금 나더러 꺼지라고 한 거야?”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게 된 이 상황에 창안백은 잔뜩 화가 나 얼굴이 푸르게 번졌다.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번 무시를 당하게 되다니. “꺼지든지, 죽든지!”한지훈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 바로 이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대한 기운이 갑자기 한지훈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이내 그의 손에 있던 그 적색 장총에서는 갑자기 잉잉하는 소리가 났다. “잉!”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주위의 공기가 뒤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은 차가운 한기를 느끼게 됐다. 창안백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기운은 정말 끔찍했다. 심지어 실력이 다소 약한 종문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무릎까지 꿇게 됐다. 이것이 바로 천왕의 위엄이다. 진법과 무도를 결합한 진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에, 산기슭 오솔길에서 마침내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적색 장총 한 자루가 들려있었고, 총끝은 반짝이는 금빛을 뿜어내면서 위엄을 돋보였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비할 데 없는 영무의 기운을 띠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자연과 하나로 융합된 것 같았다. 그의 등장은 모두의 주목을 이끌었다. 수만 개의 눈빛이 일제히 산 아래의 사람에게로 향했다. 심지어 축대 위에 있던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들도,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동시에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 이내 천위에 버금가는 강한 위압이,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 그 젊은 남자에게로 갑자기 덮쳤다. 그러나 이 위압은 젊은 남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은 즉 이 남자 역시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5대 명산 제자 외에 이 세상에서 이러한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지훈 외에 또 누가 있을까? “설마 한지훈?”차가운 눈빛을 한 구만리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느릿느릿 걸어오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맞아! 바로 저 놈이야!”창안백은 이를 갈며 단번에 한지훈을 알아보았다. 드디어 한지훈을 다시 만나게 된 창안백은 결국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나서서 돌진하여 한지훈의 따귀를 호되게 몇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성을 되찾고는 그의 충동을 억눌렀다. “훗, 이 자식 확실히 심상치는 않네. 이렇게나 큰 전투를 마주하고도 끝까지 침착할 수 있다니. 역시 내가 오길 잘했어!”임비양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 놈 또한 천재라고 할 수 있어. 용국에 있는 5성 천왕 중 20대의 나이는 손에 꼽힐 정도였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 더욱이는 5대 명산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됐지. 오늘 용국은 결국 이렇게 인재 한 명을 잃게 되는 거야!”단해룡은 여유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얼핏 보면 한지훈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