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용왕사위 / 제8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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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작가: 봄가을
사람 몇 명이 재잘재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강우연의 얼굴에 슬픔이 가득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은 것처럼 한지훈을 바라보며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지훈 씨 저를 계속 속인 거였어요?”

한지훈은 어리둥절해지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정말 아니야. 우연아. 나를 믿어…”

이때 대열을 인솔하는 병사도 머리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날이 어두워져서 상대방을 알아보지 못하고 몇 걸음 앞으로 걸어서야 겨우 한지훈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순간 병사는 마음속으로부터 놀라고 공포에 떨었다.

사…사 사령관님?

사령관님이라니!

병사는 즉시 차렷하고 경례를 하며 공손하게 큰 소리로 외쳤다.

“저는 북양구 파용군 제7사단 제5대대 제3연대 중대장 경철입니다. 사령관님…”

말을 하지 않아도 한지훈은 눈빛 하나로 상대방의 존칭을 제지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떠난 지 반년도 안 되었는데. 너희들은 나를 모른단 말이냐?”

병사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한지훈이 끊임없이 그에게 눈짓하는 것을 보고서 그제야 반응하며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 “하하. 한지도 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소홀히 한 것입니다. 북양에서는 이렇게 부르지 않았습니다…”

한지훈은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게 내 코드명이야. 빨리 내 마누라랑 가족 다 풀어 주어라!”

“예!”

경철은 즉시 몸을 돌려 대원들에게 강 씨 가족들을 모두 풀어주라는 눈짓을 했다.

강우연을 비롯한 강 씨 가족들은 모두 멍해졌다.

무슨 상황이야?

한지훈이 북양구 군인을 사칭한 거라고 하지 않았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들 서로 아는 사이였어?

경철은 얼른 걸어가서 강우연에게 사과하였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소홀했습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철은 지금 마음이 당황해 죽을 지경이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눈앞에 있는 이 분이 뜻밖에도 사령관님의 부인이다!

원래 그들은 낮에 오군에 와서 사령관님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는다는 통지를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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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양천엽은 자신의 감정을 잘 감추고 웃음을 띠면서 신사답게 손을 내밀어 한지훈과 악수했다."안녕하세요, 양천엽입니다."티가 안 나게 눈매의 한기를 숨겼으나 한지훈은 여전히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한지훈도 손을 내밀며 양천엽과 악수하는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한지훈이라고 합니다.강우연 남편입니다."선수를 먼저 치는 셈이다.두 사람은 악수하면서 내심 기 싸움을 하고 있다.옆에서 보면 한지훈 얼굴은 편해 보이나 양천엽이 오히려 입가가 떨리면서 냉큼 손을 빼면서 허허하고 웃으면서 말했다."우연아, 난 네가 이미 결혼했을 줄은 몰랐어, 난 또 바보같이 네가 아직도 날 기다려줄 줄 알았지."강우연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다급히 설명하려고 했다."천엽 오빠, 어릴 적 얘기인데 아직도 기억하시네요."양천엽은 웃으면서 말했다."하하하, 농담 친 거야. 맞다, 남편분 뭐 하는 분이셔? 우리 우연이 동생이 좋아할 만한 남자라면, 일반 몸값은 아니겠지?"이 말에 강우연은 다소 어색해했다.막 입을 열려고 하려던 참에 강신은 이쪽으로 달려오면서 끼어들며 말했다. “양천엽?천엽이 형?? 진짜 형 맞아?!"양천엽은 머리를 돌려 감격에 차오른 강신의 얼굴을 보면서 잠시 멍해지더니 냉큼 웃으면서 말했다."강신?"강신은 오죽 흥분했으면 양천엽을 바로 안아버렸다. 오랜만에 친형제 재회라도 한 듯이 오열하면서 말했다."천엽이형! 너무 보고 싶었어! 어떻게 왔어?"양천엽은 강신의 마중에 웃으면서 말했다."응, 돌아와서 회사 차렸어. "강신은 회사를 차렸다는 말에 기뻐하면서 급히 잘 보이려고 하듯이 말했다"천엽이 형,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형 앞에 이분이 누나 남편이에요, 한지훈이라고 하는데! 맞춰봐,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양천엽은 웃으면서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지훈 씨의 멋진 모습을 보아하니 어느 대가족의 도련님이겠죠?""하하하!"강신은 듣자마자 폭소했다. 너무 웃겨서 양천엽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천엽 이형! 잘못 짚었어요

  • 용왕사위   제806화

    용일이 사고 났다고?듣자 하니 한지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된 일이야?!"용사는 냉큼 대답했다."용일은 사령관님 지시대로 원씨 가문의 사정을 조사하는 과정 중에 몇 개 단서를 찾아서 변방 오 국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 원씨가문의 조작이었어요. 용일이 형님이 변방에 도착하자마자 변방 오 국의 4명의 장군 수령과 10 만여 명의 병사들에 의해 포위되었습니다! 결국 과부적중으로 상대방에게 생포 당했다고 합니다!""이건 용경에서 전한 긴급 제보입니다! 상대방 뜻은 용일을 구하려거든 반드시 사령관님 혼자 변방 오 국의 중립 마을인 예서 마을에서 회담하러 오라고 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5일 후 그들은 전 세계에 알려 용일 형님을 사형에 처한다고 했습니다!"소식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은 무거움이 가득 차고 눈가의 분노마저 드러났다.펑!삽시에 한지훈은 온몸에 하늘을 찌르는 살기를 담아 주먹으로 사무실을 부수고 말았다.이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변방 오 국, 비겁한 자식들! 나 북양 왕의 명의로 그들한테 똑똑히 전해. 감히 내 부하들의 목숨을 해친다면 북양 30만 파용 군은 반드시 장전하여 그들의 주성을 쳐부수겠다고! 모조리 다 죽인다고!""그리고, 이것도 알려! 내일 나 반드시 예서 마을로 간다고!"한지훈은 노발대발하였다!용일은 자신을 다년간 따르던 부하로 생포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니, 절대 두고 볼 수는 없다!원씨!용하네!감히 내 부하를 모함해?아직 따질 것도 남아돌아 찾아가지 않았는데 감히 선수를 쳐!한참 후 한지훈은 사무실을 떠나 다시 로비에 갔다.그가 오 군을 떠나 북양 변방 오 국으로 가기 전에 사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이 시각 강우연은 양천엽에 의해 발목이 잡혔다.강우연은 어쩔 수 없기도 하고 반감이 생겨 양천엽에게 말했다."천엽 오빠, 그만 하세요. 저를 위해 그런 건 잘 알겠는데요, 전 이미 결혼했다니까요! 그리고 남편도 잘해주고 저도 많이 사랑해요. 저를 아직도

  • 용왕사위   제807화

    그의 큰소리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이끌었다.다들 서로 속닥거렸다. 강우연도 한지훈의 주먹질에 놀래 급히 그를 말리면서 말했다. “지훈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한지훈은 코피 터진 양천용을 보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냥 손 한 번 본 거야.”강우연은 너무 화가 나 양천용이 얼마나 다쳤는지 걱정스러워하며 한지훈을 째려보면서 말했다. “지훈씨, 어쩜 이리 억지스럽죠, 천용 오빠랑 저랑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예요. 지훈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라고요.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려고 했으나 양천용은 그 틈을 타 손을 흔들며 말했다.“우연아 괜찮아, 내가 잘못한 거지, 나는 그냥 네가 잘 살고 있으면 되니까 괜한 말을 해서 매부를 화나게 만들었네.”그리고 양천용은 한지훈한테 사과까지 했다. “미안하게 됐네, 내가 먼저 실수를 한거 같으니 좀 봐주게나.”이 말을 듣자 모든 사람은 의아해했다.“뭐야! 양천용이 당하고만 했는데 먼저 사과하다니 너무 멋있는 거 아니야.”“그러게, 그에 비하면 한지훈은 너무 속이 좁아 보이잖아. 어디서 못 배워먹은 사람처럼 보인다.”“그러니까, 이런 사람한테 시집가면 나중에 가정폭력 당할 수도 있어. 나 같으면 난 양회장님 선택 했을거야, 해외파에 재산이 몇조라던데.”다들 한지훈을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이런 말을 들은 강우연은 마음속으로 더 복잡하고 한지훈한테도 더 화가 났다.그녀는 한지훈을 힐끔 쳐다보고 양천용을 부추기며 말했다. “의무실로 가보죠.”그리고 그녀는 양천용과 같이 한지훈 곁을 지나갔다.한지훈은 강우연을 잡고 싶었지만 그녀는 힘껏 해치우며 말했다. “지금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 당신 성격 너무 충독적이예요.”한지훈은 제자리에 서서 강우연이 사라진 뒷모습만 보게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천불이 탈 지경이다. 용일이 때문에 신경 쓰인 데다 속으로 화가 너무 많이 그만 참지 못했다.이때 용사가 그의 곁에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령관님, 전세기 준비되었습니다.”

  • 용왕사위   제808화

    한지훈은 비행기 안에 앉아 표정이 굳어 있어 너무 무서워 보였다. 용사를 포함한 몇 명 병사들도 한지훈의 안색을 보고 놀라 살짝 떨고 있었다. 너무 무서운 살기다!이런 살기는 마치 바로 영하 몇 도에 있는 것처럼 쌀쌀했다. 비행기는 바로 북양 군사용 비행장에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방금 그 전화번호로 또 전화가 왔다. “파이터 킹, 내일 해 뜨기 전에 혼자 예서 마을 용문산으로 오게. 누구 하나 같이 온다면 그때 용일이는 바로 죽을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그리고 바로 전화 끊었다. 한지훈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 도착하자마자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거는 자기 일정이 이미 유출됐다는 건가? 북양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건가?그 생각도 잠시, 한지훈은 군사용 지프차에 올라타 북양구 작전 본부로 향해 달렸다. 차에서 내리자, 군복을 입은 장관과 몇몇 병사가 보였다. 앞선 장관은 여자이며 어깨에 별 하나 있는 거 보니 도위소병이다. 딱 떨어진 군복에 멋있어 보였다. 그녀의 뒤에는 군복을 입은 병사가 보였다. “경례!”본부 앞에는 수천 명의 병사가 경례하고 그들의 동작은 복사한 것처럼 똑같았다.“총사령관님, 드디어 오셨네요.”여장관이 앞으로 다가와 얼굴에는 반가운 표정이 한가득이었다. 그녀는 한자훈의 부하로서 8대용군사 빼고는 제일 유능하며 별명은 로즈다. 실력으로는 군신과 맞먹어들어간다. 그리고 그녀는 북양구 전체 행정직을 맡고 있으며 비밀정보망을 관리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자면 로즈는 집사 역할을 하고 있다.남자 굴에 여자가 있어야 돌아간다. 로즈는 22살 때 한지훈이 국경선 근처에서 일어나는 전쟁에서 구했다. 몇 년 훈련을 걸쳤더니 지금은 북양 어디서든 알아주는 여장관이 되었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애들 보내라, 그리고 차 준비해 줘, 나 예서 마을로 갈 거니까.”그의 말을 듣자, 로즈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사령관님, 이렇게 급하게 국경선 쪽을 가는 게 혹시 용일이 오빠하테 무슨 일 있는 거예

  • 용왕사위   제809화

    로즈는 참지 못해 눈시울이 빨개졌다. “사령관님, 저도 같이 가면 안 되요? 애들 몇만 명 데리고 같이 가면 안 되나요?”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괜찮아, 나 혼자 가면 돼, 내일 해 지기 전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20만 파용군이랑 용팔이 형제들을 데리고 용문산에 가서 거길 다 없애버려! 5개국의 제후와 군신을 다 죽여버려! ”그리고 한지훈은 떠났다. 지프차는 호랑이가 으으렁하는 것처럼 어느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북양은 용국 국경선 근처라 산도 많고 나무도 많다. 예서 마을은 용국과 기타 5개 나라와 연결된 곳이라 인구는 10만 명 뿐이지만 군사 전략적으로는 중요한 곳이다. 옛날에는 끊이지 않은 전쟁 속에서 살아가기 힘들었지만, 한지훈이 30만 파용군을 데리고 기타 5개 나라랑 맞서서 여기를 중립 구역으로 만들어 전쟁이 없는 지역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러운 짓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예서 마을은 어느새 6개 나라의 스파이와 각국의 군사 세력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이 되었다.그리고 옛날부터 내려온 전설이 있다.동방용국에 5개별을 가진 장군이 있었는데 국경선 근처에서 8명의 군신을 죽이고 2명 총사령관 급의 강자를 다치게 했다고 한다. 그제야 예서 마을이 중립 구역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 전쟁을 얼마나 치뤘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동방용왕이라는 호칭은 당당하고 존경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이기도 하다.그러나 그 누구도 동방용왕을 본 적이 없다!그리고 예서 마을에 약 10킬로 멀리 떨어진 곳에 용문산이 있다. 용문산 근처 밀림 중 군사 지역으로 보이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감옥 내에는 수백 명 무장 병사가 한 남자를 지키고 있다. 수백 킬로 철쇠에 감긴 남자는 바로 용일이다. 북양팔전 중의 리더이며 북양 30만 파용군의 부사령관이다. 북양에서는 그의 위치를 건들 수가 없다.용일이의 온몸은 피투성이며 군복이 이미 찍어져서 상처투성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깊은숨을 쉬고 있으며 입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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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히 울리는 북소리는, 바로 전신 치우의 제사 의식이 정식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의식을 치르는 동안 그 누구든지 속삭여서는 안 되고, 더욱이는 소란을 피워서도 안 된다. 대장로는 이를 악문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단해룡을 노려보았다. 반면 무덤덤한 표정의 단해룡은 한 백발노인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내 그 백발노인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 손에는 제천 격문을 든 채 큰 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전신 치우님께 말씀 올립니다. 오늘 이 대결을 통해 그동안 맺힌 원한과 복수를 풀어낼 것입니다.”약 십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노인은 마지막 구절을 읽었다. “뭐라고?”바로 이때 대장로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가 본 격문에는 전혀 이런 내용이 쓰여있지 않았다. 실제로 격문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오늘 이 대결은, 서로에 대한 원한은 품지 않은 채 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런데 어떻게 이 문장과 바로 정반대 되는 말을 할 수가 있는걸가? 그러나 백발노인은 대장로에게 반박할 기회조차 전혀 주지 않았고, 바로 고개를 돌려 축대 아래로 돌진했다. “이로서 격문 낭독을 끝마치겠습니다!” “다음 순서로는, 여러분들이 직접 상대를 선택하여 제단 위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입니다.”“오래전 과거의 원한이든, 최근에 맺힌 원한이든 모두 얼마든지 이곳에서 해결해도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고 나서는 더 이상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는 앙심을 품고 보복해서도 안 됩니다!”“만약 위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천하 무종 사람들이 주살하게 될 겁니다!”노인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이천릉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고는 주먹을 쥐고 말했다. “어르신, 저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싶습니다!”그러자 노인이 차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래! 좋아, 그럼 이번 첫 경기는 항산 이천릉과 북양 왕이 맞붙는 걸로...”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찬가지로 축대 위에 앉아 있던 대장로가 벌떡 일어나

  • 용왕사위   제2428화

    “고작 입문 제자인 주제에 왜 그리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건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 뭐라고? 그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천릉이 입문 제자인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신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5대 명산 중 10위권에 드는 절세의 천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실력으로 말하자면, 임비양에게 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가 가장 처음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오늘 항산에서 파견된 제자들 중 오직 그만이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한지훈과 나름 비길만한 적수였다. 그리하여 이천릉은 이번 기회를 빌어 한지훈을 짓밟고는 이름을 날려 위세를 떨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임비양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첫마디부터 한지훈에 의해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한편 축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4대 가문 대표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었다. 한지훈은 이천릉에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항산 제자들의 자존심을 크게 타격하였다. “에이, 이천릉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한지훈 저 사람, 비록 북양 왕이긴 하지만 무종에 대해서는 아는 게 너무나도 적네!”“오늘 아마 이 시련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이때 군중 속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흥, 넌 정말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넌 곧 항산 입문 제자들의 대단함에 대해 알게 될 거야! 오늘 난 이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너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부러뜨릴 거거든!”“나는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우리 항산으로부터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히게 되는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말을 마치자마자 이천릉은 창안백을 일으켜 다시 축대 위로 걸어갔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천릉은 창안백에게 말했다. “어르신, 어차피 한지훈은 곧 죽을 사람인데 굳이 그와 따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항산이 화산

  • 용왕사위   제2427화

    “그 축대 위에서 아무나 한 사람이 내려와도 너를 사지를 한방에 찢을 수 있어!”“너도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지? 설마 아직까지도 눈치를 못 챈 건 아니겠지?”“어찌 됐든 용국은 너를 구할 수 없고 국왕 또한 너를 구할 수 없어. 당연히 무종은 더욱 말할 것도 없겠지! 게다가 오늘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너를 도와줄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심지어 무종 장로도 오늘은 발언권이 없어!”“과연 너의 그까짓 능력으로 이렇게나 많은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이 수천수만 명의 무종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겠냐고! 너 저 부러진 칼이랑 방패 잘 봐봐!”창안백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치우의 검과 방패를 가리키고는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이것은 바로 상고 전신의 성물이야. 설령 내가 여기서 너를 참살한다 하더라도 용국의 국왕은 감히 나서지도 못할 테고, 더욱이는 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할 거야. 어때, 한지훈? 이젠 두렵지?”창안백은 한지훈을 기선제압하면서 그동안 용경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체면을 되찾고 싶었다. “꺼져!”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창안백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갑게 한마디 했다. “너 지금 나더러 꺼지라고 한 거야?”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게 된 이 상황에 창안백은 잔뜩 화가 나 얼굴이 푸르게 번졌다.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다시 한번 무시를 당하게 되다니. “꺼지든지, 죽든지!”한지훈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 바로 이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대한 기운이 갑자기 한지훈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이내 그의 손에 있던 그 적색 장총에서는 갑자기 잉잉하는 소리가 났다. “잉!”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주위의 공기가 뒤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은 차가운 한기를 느끼게 됐다. 창안백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 기운은 정말 끔찍했다. 심지어 실력이 다소 약한 종문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무릎까지 꿇게 됐다. 이것이 바로 천왕의 위엄이다. 진법과 무도를 결합한 진

  • 용왕사위   제2426화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에, 산기슭 오솔길에서 마침내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적색 장총 한 자루가 들려있었고, 총끝은 반짝이는 금빛을 뿜어내면서 위엄을 돋보였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비할 데 없는 영무의 기운을 띠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자연과 하나로 융합된 것 같았다. 그의 등장은 모두의 주목을 이끌었다. 수만 개의 눈빛이 일제히 산 아래의 사람에게로 향했다. 심지어 축대 위에 있던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들도,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동시에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 이내 천위에 버금가는 강한 위압이,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 그 젊은 남자에게로 갑자기 덮쳤다. 그러나 이 위압은 젊은 남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말은 즉 이 남자 역시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5대 명산 제자 외에 이 세상에서 이러한 실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지훈 외에 또 누가 있을까? “설마 한지훈?”차가운 눈빛을 한 구만리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느릿느릿 걸어오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맞아! 바로 저 놈이야!”창안백은 이를 갈며 단번에 한지훈을 알아보았다. 드디어 한지훈을 다시 만나게 된 창안백은 결국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나서서 돌진하여 한지훈의 따귀를 호되게 몇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성을 되찾고는 그의 충동을 억눌렀다. “훗, 이 자식 확실히 심상치는 않네. 이렇게나 큰 전투를 마주하고도 끝까지 침착할 수 있다니. 역시 내가 오길 잘했어!”임비양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 놈 또한 천재라고 할 수 있어. 용국에 있는 5성 천왕 중 20대의 나이는 손에 꼽힐 정도였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 더욱이는 5대 명산의 미움을 사서는 안 됐지. 오늘 용국은 결국 이렇게 인재 한 명을 잃게 되는 거야!”단해룡은 여유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얼핏 보면 한지훈을 안

  • 용왕사위   제2425화

    구만리는 얼굴에 웃음을 띤 채 말했다. 그러자 임비양은 고개를 돌려 구만리를 힐끗 보고는 차갑게 웃기만 했고, 다시 고개를 돌려 단해룡을 향해 손을 내밀고는 직접 그의 옆자리에 다가가 앉았다. 이것이 바로 임비양이 보여준 첫인상이었다. 비록 매우 건방져 보이긴 하지만, 광기 가득한 그는 사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의 배후에 천산이 있는 것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임비양 자신의 실력만 보아도 이곳에 있는 90%의 무종 강자들은 얼마든지 깔아뭉갤 수 있었다. “헉!”원상용 역시 심기불편한 눈빛으로 임비양을 흘깃 보고는 작은 소리로 동방소에게 말했다. “동방 선배님, 저 놈은 정말 미치광이인 것 같습니다. 구만리가 인사를 해도 감히 거들떠보지도 않네요?”“훗, 미치광이라?”동방소는 그저 조용히 수염을 매만지며 원상용을 힐끗 쳐다보았다. “혹시 저 놈의 정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거야?” “네? 그저 천산 제자 아닙니까?”어리둥절 해난 원상용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내 동방소는 거듭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적천 알지? 그 사람도 천산 진종의 첫 번째 제자야. 항렬로 따지면 임비양은 그의 후배지!”“구만리는 패기가 넘치긴 하지만 필경 배후에는 든든한 지원자가 없어. 반면 저놈의 배후에는 무종이 있고 명산이 있고, 게다가 자체 실력 또한 구만리보다 약하지 않은 놈이야. 그렇기에 구만리는 그저 이 상황에 참을 수밖에 없어.” 동방소의 얘기를 들은 원상용은 저도 모르게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젊은 임비양이 이렇게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넌 아무 사람이나 천산 진종의 문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최근 백 년 동안 거둔 제자들은 10명밖에 되지도 않고, 임비양은 장 씨 집안의 보증을 받고 나서야 겨우 입문하게 된 거야!”“그 말은 즉 장 씨 집안의 체면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거지.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봐도 실력도 손색이 없고 자본 또한 충족하지!”“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모든 천산

  • 용왕사위   제2424화

    사실 구만리와 장도령은 어린 시절 소꿉친구와도 같은 사이였다. 두 사람은 20대에 서로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감정이 줄곧 좋았을 뿐만 아니라 무도의 길을 걸으면서도 교류가 많았었다. 장도령에 대한 구만리의 인식은, 한지훈은 단지 20대의 어린 후배일 뿐이고 설령 그들과 비슷한 또래의 강자들을 만난다 하더라도 결코 장도령의 상대가 되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아마도 한지훈이 부정한 수단이라도 써서 장도령을 잔혹하게 죽였을 거라 확신했다. 그는 심지어 초대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장도령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의 사연을 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구만리를 바라보았고, 곧바로 그에게 다가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이 또한 무종에서의 구만리의 명성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축대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수군수군 속삭이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한지훈을 죽이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 설령 한지훈의 목숨이 열 개라 하더라도 순순히 바쳐야 할 것 같았다. 단해룡만이 겨냥한 것이 아니라, 심지어 많은 불세출 구세대들도 모두 직접 모습을 드러낸 반면 한지훈의 뒤에는 대체 누가 있는가? 국왕? 무종? 실력으로만 말하는 이곳에서는 그 어떤 외력도 소용없었다. 심지어 오늘 단해룡은 무종 제기까지 준비한 상황이다. 반쪽의 치우 검과 반쪽의 옛 방패까지... 이것은 무엇을 상징하는 건가? 그 말은 즉, 누구든지 무신의 면전에서 감히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신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인 격이 될 테니. 즉 천하의 무종들과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무종 대장로의 입을 막기 위함과 동시에 또한 다른 사람들의 입 또한 막으려는 의도였다. 지금 이 순간, 대장로의 마음은 이미 깊게 가라앉았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는 무종 대장로의 신분으로서 한지훈을 위해 공정을 논할 수 있었지만, 지금 눈앞의 이 사람들에 비해 그의 서열은 너무 낮았고 심지어 입을 열 자격조차 없

  • 용왕사위   제2423화

    비록 무도의 길은 치우가 개척한 것은 아니지만, 무종 사람들은 줄곧 치우의 용무를 가장 숭배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릇 무종에 중대한 일이 있거나 축제 행사가 열리게 되면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천년 동안 이곳은 그야말로 무종의 집회 장소였다. 뿐만 아니라 제단 주위에는 나무로 만든 누각이 둘러싸여 있었다. 이 나무로 만든 작은 누각들은 모두 3층으로 나뉘는데, 서열과 신분이 가장 높은 사람만이 꼭대기 층에 오를 수 있다. 작은 종문이나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1층에만 있거나 문밖에 서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는 제단의 상황을 보아도, 무맹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많은 종문들은 잇달아 나서서 체면을 세워주었고, 심지어 화산에서도 몇 명의 대표를 파견하여 참가하게 했다. 그렇게 작은 종문 사람들은 더욱더 무맹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화산을 대표하여 온 사람들을 본 무종 대장로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은 필연코 오늘 동방 오우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라 생각했다. 대장로는 그 무리 속에서 대장로는 한눈에 창안백을 알아보았다. 창안백의 모습은 매우 위풍당당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사방을 훑으며 한지훈의 종적을 찾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오늘 아마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거야!”이때, 축대 위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흥!”그러나 창안백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난 오히려 그놈의 목숨만은 남겼으면 좋겠는데! 놈이 감히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내 뺨을 때린 그날을 아직도 기억해. 난 기어코 저놈을 잡아다가 화산으로 끌고 가서 내가 당한 것의 천 배, 만 배는 돌려주고 말 거야!”창안백은 며칠 전 동방 오우의 죽음을 화산에 알렸고, 진종 장교는 그 소식을 접하고는 크게 노여워했다. 그러나 화산이 한지훈을 찾아내기도 전에, 장월동과 장도령의 사망 소식이 곧바로 전해졌다. 화산이 장 씨 집안과 마침 손을 잡으려는 순간, 뜻밖에도 단해룡이 산에서 내

  • 용왕사위   제2422화

    한편 그 시각, 무신종 내전에서는 무적천이 모든 정력을 집중하여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었다. 흑룡심을 얻은 후로부터 무적천은 줄곧 융합의 방법을 찾고 있었고, 백번도 넘게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실패로 끝나게 됐다. “흑룡심이여!”무적천은 이번 또한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 약간의 깨달음도 얻게 되었다. 그건 바로 흑룡심을 융합시키려면 반드시 진법을 빌어 흑룡심을 자신의 본심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아직 반쪽짜리 흑룡심만 있었기에, 무적천은 줄곧 망설이고 있었다. 괜히 자신의 본심과 바꾸었다가는 생명까지 걸어야 하는 큰일이었다. 약간의 착오라도 생기게 되면 천신계에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생명조차 지킬 수 없게 된다. “흥!”무적천은 원망 가득한 마음으로 공중에 떠 있는 흑룡심을 응시하고는, 옷소매를 뿌리치고 자리를 떠났다. “문주 님, 나오셨습니까?”이때 하인 한 명이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수건과 따뜻한 물을 건네주었다. “그래!”무적천은 어두운 얼굴로 수건을 받아 이마의 땀을 닦았다. 무의식중에 하인의 손에 든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네 손에 든 건 뭔데?”“문주 님, 그... 이건 무맹이 보낸 초대장입니다!”하인은 공손하게 두 손으로 초대장을 무적천에게 건넸다. 무적천은 싸늘한 눈빛으로 하인을 힐끗 쳐다보고는 초대장을 확인하였다. “흥, 정말 겁 대가리가 없네!”이내 무적천이 손에 힘을 주자, 그 초대장은 잿더미로 날아가게 됐다. “문주 님, 이것은 단해룡 선생이 직접 보내온 것입니다...”신임 장교 오양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적천이 조용히 손을 흔들었다. “한지훈을 못 죽인단 건 아니야. 그나저나 단해룡은 본인이 총명한 줄 알겠지. 이런 방식으로 한지훈을 진퇴양난의 지경으로 몰아넣다니!”“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지. 그건 바로 한지훈의 배후에는 예충기도 있다는 것을! 사실 나조차도 그 사람의 깊은 속내를 알아볼 수가 없어! 결코 한용과 비교해도 절대 약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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