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그는 도설현을 돌아보며 말했다.“S시에 있는 지사는 너에게 맡기도록 하지. 하지만 호헌이가 네 오빠라는 건 절대 잊지 마!”말을 마친 그는 조해란과 함께 경찰서를 나섰다.그들이 떠난 뒤, 경찰서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환호를 질렀다.H시에서 온 악덕 재벌가를 이렇게 쉽게 물리치다니!도설현은 한지훈과 송호문을 번갈아 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지훈 씨, 송 청장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한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요. 제가 이렇게 높으신 분을 어떻게 알아요?”“그런데 청장님이 왜 갑자기 여기까지 온 거죠?”도설현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송 청장님은 원래 정직하고 시민을 지키기 위해 뭐든 하는 좋은 경찰입니다.”도설현은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가 간단한 인사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아직 도중기에게 해명할 일이 남았다.한편, 송호문은 한지훈과 함께 경찰서를 나서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탔다.차에 오른 송호문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황철수는 기율 검사 위원회에 끌려갔습니다.”한지훈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하셨어요. 형님께서 기율 위원회 부회장이라고 하셨죠?”송호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아요. 지민이 아버지가 바로 그 형님이에요. 지민이는 원래 H시에 있었는데 재벌가 자제분을 잘못 건드렸다가 형님이 사회 경험 좀 쌓으라면서 여기로 보냈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송지민 씨요? 청장님의 조카라고 했던 그 사람?”송호문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맞아요. 지난번에 한 선생님 신분을 몰라보고 실례를 범했는데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세요. 애가 사람은 좋은데 성격이 좀 문제거든요. 한번 뭔가에 꽂히면 포기를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라….”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여기저기 적을 많이 만들겠지만 심성은 착한 것 같았어요. 기회가 되면 형님을 한번 뵙고 싶네요.”그 말을 들은 송호문은 환한
한지훈은 싸늘한 한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대답했다.“그래, 내가 한지훈이야.”한복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피식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내 소개를 하지. 난 H시에서 온 유국봉, 유 선생이라고 하네.”H시 유 선생?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도설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진양에서 사람을 보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도착할 줄은 몰랐다.한지훈을 발견한 고운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빠, 이 아저씨가 고운이한테 맛있는 간식이랑 장난감을 잔뜩 사줬어!”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고운이를 품에 안고 아이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강우연에게 다가가서 아이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당신은 밖에 좀 나가 있어. 난 유 선생이랑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아.”강우연은 아이를 품에 안자 드디어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혼자 괜찮겠어요?”한지훈은 고개를 흔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일단 고운이 데리고 나가 있어.”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아이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을 지키던 남자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유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해서야 그들은 길을 비켰다.강우연은 고운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다가 문 앞에서 송호문과 마주쳤다.“우연 씨랑 아이는 무사한 거죠?”송호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강우연은 의심의 눈초리로 제복을 입은 송호문을 바라보았다. 차림새를 보아 일반 형사 같지는 않았다.그녀는 한지훈이 무슨 사고를 친 줄 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오셨어요?”“이런, 소개가 늦었네요. 송호문이라고 합니다. S시 경찰청 청장직을 맡고 있어요.”송호문이 자기소개를 했다.강우연은 당황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안녕하세요, 송 청장님.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제 남편이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유국봉이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는 한지훈의 몸에서 방출된 강렬한 기운에 압도당했다.무시무시한 살기였다.지옥사자를 닮은 그 살기 때문에 유국봉은 상대를 똑바로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주변에 있던 제자들이 달려들려고 했지만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에 뒤로 밀려나 입에서 피를 뿜었다.그 모습을 본 유국봉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기운 하나로 사람을 피를 토하게 만들다니!이게 사람인가?“너는… 누구냐? 어떻게 그렇게 강렬한 기운을 가지고 있지?”당황한 유국봉은 애써 그 강렬한 기운을 무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꿇어!”한지훈은 분노를 담아 싸늘하게 호통쳤다.짧은 한마디였지만 강한 살상력을 가진 그의 기세에 유국봉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유국봉 자신조차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1성 준군왕급 실력을 가진 자신이 이런 젊은 애송이의 기에 눌려 무릎을 꿇다니!유국봉은 다시 일어서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을 지탱할 수 없었다.영혼을 잠식할 것 같은 공포가 닥쳐왔다.“너… 도대체 누구야? 왜 이런 실력을 감추고 이런 누추한 곳에서 범부처럼 생활하지?”유국봉은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유국봉의 앞에 다가가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넌 내 신분을 알 자격이 없어. 목숨은 거두지 않을 테니 돌아가서 너희 가주한테 전해. 다시 내 가족 건드리면 그때는 H시로 올라가서 진양가의 모두를 이 지구에서 소멸시켜 버릴 거라고!”싸늘하고 살기가 가득 담긴 그 말에 유국봉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상태였다.유 선생으로 불리며 수많은 기업가들의 신뢰와 존중을 받았던 그가 보잘것없는 저택 앞마당에서 새파랗게 젊은 녀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다.“당장 꺼져!”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축객령을 내렸다.유국봉은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리에 이미 힘이 풀
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그만 생각하고 어서 들어가.”강우연은 살짝 웃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정원으로 들어갔다.한지훈은 송호문에게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러자 송호문은 정원을 떠났다.떠나는 송호문을 보고 한지훈도 강우연 따라 정원으로 들어갔다.한편, 도중기는 이미 S시 5성급 호텔에서 체크인을 마쳤다.호텔 스위트룸에서 조해란은 소파에 앉아 울먹이고 있다.“여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호헌이 정말로 감옥에 가는 거야? 이제 겨우 20살 넘었는데, 그 좋은 나이에 감옥에 가면 어떡해! 앞으로 명성도 망가지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 절대 그런 일이 없게 얼른 대책이라도 좀 생각해 봐! 그 황처장은? 그 사람이랑 아는 사이 아니야?”도중기는 창문 앞에 서서 두 손을 등에 지고 있다.후회로 가득 찬 두 눈으로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됐어! 그만 좀 울어! 황청장은 기율 검사 위원회에서 데리고 갔어. 나도 지금 생각하고 있어! 근데 여긴 H 시가 아니라 S 시잖아. 내가 동원할 만한 인맥도 세력도 많지 않아”조해란은 이 말을 듣고 엉엉거리며 거의 대성통곡을 했다.그리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채로 물었다.“왜? 왜 갑자기 조사받는 건데? 우리까지 연루되는 건 아니겠지?”도중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은 단정 지어 말하기 힘들어.”말을 마치고 도중기는 핸드폰을 꺼내 H시에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한겨울의 칼바람과 같은 소리로 차갑게 물었다.“알아냈어? 황청장은 왜 조사받고 있는 거야? 지금 H시 상황은 어때? 여러 가문과 기업 사이의 반응은 어때?”도중기는 다급한 모습이 가득했다.도중기는 자그마치 H시 도영 그룹의 회장이다.위풍당당한 한 그룹의 회장이 이처럼 평정심을 잃고 급해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하지만 도영 그룹은 황청장과 이익 왕래가 많은 편이고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부수입도 많았다.만약 이번 일에 도영 그룹도 연루된다면 그룹 전체의 주가에 큰 영향을 안겨 줄 것이
도중기의 두 눈이 음침하고 차가워지더니 큰마음을 먹고 결정을 내린 듯했다.“오늘 밤, 한지훈 부부를 초대해서 식사 자리를 가져야겠어.”“뭐라고? 미쳤어? 음식 대접을 한다고? 그들은 우리 아들을 저렇게 만든 장본인이야!”조해란은 노발대발하며 분노와 불평이 얼굴에 가득 그려져 있다.“그만 해!”도중기는 조해란을 바라보며 호통을 쳤다.“도호헌이 어떤 놈인지 아버지인 내가 모를 것 같아? 네가 하도 곱게 키워서 그래! 여긴 H시가 아니라 난 힘도 별로 없고 동원할 인맥도 없어! 황청장은 이미 위원회에서 데리고 갔고 어쩌면 나올 수도 없다고 했어! 아들을 감옥에서 꺼내고 싶으면 내가 하자는 대로 잠자코 따라 와!” 조해란은 마냥 억울하여 눈물을 뚝뚝 떨구며 소리쳤다.“싫어! 내가 미쳤다고 그 두 사람한테 밥을 사줘!”도중기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조해란의 등을 다독이며 품으로 안았다.“소리쳐서 미안해. 근데, 내가 한 말 믿고 따라 와.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마침 H시에서 아는 지하 세력이 있어서 그 사람들은 식당 주위에 배치해 놓을 거야. 일단 한지훈과 강우연이 소송을 취소해 주지 않으면 피를 보게 될 거야.”“맞아! 동의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 시켜서 다 죽여서 강으로 던져버려! 걔들이 죽으면 증거도 없어지는 거잖아.”조해란은 악을 품은 채 이를 악물고 말했다.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도영 그룹의 도련님이자 아들인 도호헌은 절대로 감옥에 들어가서도 인생에 범죄 기록을 남겨서도 안 된다.한편, 한지훈은 정원에서 아내와 딸의 곁을 지키고 있다.그러다가 갑자기 낯선 번호로 걸어온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전화를 받자마자 도중기의 시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 선생님,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댁의 사모님과 같이 자우림 레스토랑에서 저녁이나 함께했으면 하는데요, 겸사겸사 사과도 드리고요. 사모님과 같이 와주셨으면 좋겠네요.”그러자 한지훈은 덤덤하게 말했다.“됐습니다. 저희는 그
낮에 있었던 일로 강우연도 아직 화가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하여 강우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희연을 바라보았다.강희연은 두 사람에게로 다가오면서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여기에 밥 먹으러 온 거야?”그러자 옆에 있던 오관우도 따라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장난해? 어떻게 여기서 밥을 먹어? 여긴 단 한 끼라도 값이 엄청 높아. 밥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그릇 씻으러 온 거겠지. 근데 수입이 꽤 괜찮을 거야, 여기 한 시간에 2만 원 준다고 들은 적이 있어.”강희연은 일부러 더욱 놀라는 척을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그게 진짜예요? 한 시간에 2만 원이나 줘요?”그러고 나서 강희연은 강우연과 한지훈을 바라보며 계속 비아냥거렸다.“돈이 부족한 건 알겠는데, 이렇게 와서 설거지나 하고 그러면 우리 강씨 가문 체면은 어떻게 할 거야? 돈이 그렇게 필요하면 내가 좀 줄 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네들이 여기 있으면 우리가 여기서 밥 먹을 기분이 나지 않잖아. 그리고 우리랑 약속을 잡은 사람이 강씨 가문의 네가 여기서 설거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하겠어.”말하면서 강희연은 지갑에서 10만 원을 꺼내서 도도한 자태로 강우연에게 전해 주면서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가지고 꺼져.”강우연은 눈앞에 놓인 돈을 보면서 화가 차올랐다.“강희연! 우린 설거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밥 먹으러 온 거야.”이 말에 강희연은 눈썹을 들썩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뭐? 밥 먹으러 왔다고? 너도 좀 그만해. 여기서 밥 끼 먹데 얼마나 드는지 알기나 해? 룸 하나만 해도 200만 원이야. 네 한 달 치 월급이나 되는 금액인데, 돈이나 제대로 낼 수 있어?”오관우도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고개 숙이고 살아! 설거지하러 온 거면 순순히 인정하면 되지 굳이 억지를 부려서 뭐 해? 왜 우리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거지?”강우연은 그들의 주고받는 말에 화가 나 눈물까지 핑 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두
“레스토랑 매니저라는 사람이 이렇게 차별 대접해도 되는 겁니까? 서민이라는 말을 입에 올려도 되나요?”한지훈은 되물어 보며 눈빛은 더없이 날카로웠다.이러한 눈빛에 조 매니저는 저도 모르게 떨었다.하지만 조 매니저는 결코 한지훈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냉소하며 말했다.“네, 서민이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 레스토랑에 들어올 자격이 없습니다! 우린 서민을 상대로 서비스하지 않습니다!”“그 말은 서민은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는 뜻인가요? 서민은 응당 짓밟히면서 모욕을 당해야 한다는 겁니까?”한지훈은 제대로 터졌다.본래 한지훈은 그들은 상대할 마음이 없었다.그러나 조 매니저의 태도와 모습에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서민도 마찬가지로 존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평생 서민으로 살아가라는 법도 없다.서민이라고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들도 서민으로 살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하지만 이런 단어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덮어버리는 행동은 정말로 역겹기 그지없다.심지어 한 사람의 인격을 모욕하고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손님, 만약 돈이 있으시면 저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손님과 이 여사님의 옷차림으로 두 분이 타고 오신 교통수단으로 눈치를 차렸는데 뭡니까. 두 분은 기초 월급만 받고 사는 아주 평범한 서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여기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마세요. 더 이상 맞장구를 쳐줄 시간도 없으니 당장 나가주세요. 아니면 경호원 불러서 끌어내라고 하겠습니다.”조 매니저는 한지훈과 강우연을 안중에 두지도 않은 채 말했다.옆에서 지켜보던 강희연과 오관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한지훈, 너도 참 뻔뻔해. 서민들은 들어올 자격이 없다고 그러잖아, 근데 어떻게 뻔뻔하게 아직도 들어오려고 그래?”강희연은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오관우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저런 사람이랑 그만 시간 낭비하고 들어가자.”말을 마치고 오관우는 강희연의 허리를 감싸고 안으로
순간, 여러 경호원은 한지훈과 강우연에게로 달려들었다.강우연은 겁을 먹고 한지훈 뒤에 숨었다.“우리 물건 훔치러 온 거 아니에요.”하지만 조 매니저는 이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비아냥거리기 바빴다.“검사해 보면 알게 될 거야!”경오원이 강우연과 한지훈의 몸에 손을 대려고 할 때 조 매니저 몸 뒤에서 노여움에 가득 찬 소리가 들려왔다.“그만해!”조 매니저는 몸을 떨며 뒤를 돌아보았다.도중기가 화난 모습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회장님, 무슨 일로 나오신 겁니까?”조 매니저는 순간 얼굴이 확 바뀌면서 웃으며 다가갔다.도중기는 자우림 레스토랑의 주주 임으로 사장이기도 하다.자우림 레스토랑은 체인점이고 다른 도시에도 있다.게다가 도중기는 H시 도영 그룹의 회장님이다.팍!도중기는 두 말 하지 않고 노여움에 가득 찬 채로 조 매니저의 뺨을 때렸다.“어디 감히 내 손님을 쫓아내! 내가 어렵게 모셔 온 손님인데 네가 뭔데 함부로 쫓아내는 거야!”조 매니저는 순간 굳어졌다.벌겋게 부어버린 얼굴을 만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도중기를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한지훈과 강우연을 보았다.도중기는 조 매니저를 째려보고 웃으며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제가 잘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부족 했나 봅니다. 아래 사람이 실수를 좀 한 거 같은데, 어서 들어오세요.”한지훈은 도중기를 차가운 시선으로 보면서 말했다.“아니요. 더 이상 들어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듣자 하니 이곳은 서민을 대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희 같은 서민이 이렇게 화려한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웃음거리가 됩니다.”한지훈의 말에 홀의 분위기는 거의 영점에 이르렀다.도중기는 고개를 돌려 조 매니저를 죽도록 노려보며 소리쳤다.“당장! 두 분께 무릎 꿇고 사과드려!”풀썩!조 매니저는 망설임 없이 두 무릎을 땅에 꿇었다.그리고 한지훈과 강우연에게 죄인 모드로 사과했다.“두 분께 죄송합니다! 제가 순간 정신이 나가서 두 분께 실수했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