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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도중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송호문을 노려보다가 말했다.

“송 청장, 나는 저놈이 일부러 우리 아들을 모함했다고 생각해요. 이미 H시 황철수 청장에게 연락했으니 곧 송 청정께도 연락이 갈 겁니다.”

명백한 협박이 담긴 말투였다.

송호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H시 대기업에서 나온 분은 역시 남다르군요.”

송호문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무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회장님, 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여긴 H시가 아니라 S시예요. 모든 사건은 S시 현직 경찰관들이 판단하고 해결하죠. 회장님이 황 청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이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해요.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서도 안 되지만 나쁜 짓을 저지른 용의자를 그냥 풀어줄 수도 없어요.”

“맞습니다!”

“강간범을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

“여긴 S시예요. 아무리 대도시 재벌이라고 해도 우리가 하는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어요!”

“돈 좀 있다고 경찰서까지 와서 갑질하는 게 말이 됩니까?”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격앙된 말투로 송호문을 두둔하고 나섰다.

사람들의 비난에 도중기의 표정이 점점 더 차갑게 식었다. 이곳이 경찰서가 아니었다면 당장 경호원을 풀어 저 인간들의 얼굴에 주먹을 꽂고 싶었다.

반면 대기업 갑질에 신물이 난 일반 시민들은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송호문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송 청장,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황 청장 지시를 무시하겠다는 겁니까?”

도중기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

송호문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핸드폰을 꺼내며 그에게 말했다.

“황 청장이 이 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지금 전화해 보세요. 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을 겁니다.”

도중기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황철수에게 전화를 걸며 송호문에게 말했다.

“좋아요, 송 청장. 꼭 나랑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거군요!”

한편, 10분 전.

H시 경찰청장 사무실. 황철수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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