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 시각, 한창 한약방에서 컴퓨터로 기사를 확인하고 있던 유영아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얼굴마저 하얗게 질렸다. 떨리는 손으로 계속하여 힘껏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 개자식들! 정말... 말도 안 돼!”타자를 치는 내내 유영아의 입은 삐죽 나와있었다. “북양 왕은 진작에 용국을 위해 그렇게나 많은 큰 공을 세웠는데도 이렇게 악플이 많다니. 바로 며칠 전에 있었던 5개국 습격도 만약 북양 왕이 없었더라면 너희들은 진작에 죽었어!”“맞다. 당시 너희 원 씨 집안 가주는 어디서 뭘 했지? 왜 가주는 그 상황에 직접 나서서 도와주지도 않은 거야?”“너희들이야말로 배은망덕한 놈들이야!”이때 한지훈을 지지하는 적지 않은 네티즌들 또한 반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원 씨 집안에 의해 그 기세는 또 잠기게 되었다. “한지훈이 그렇게나 능력이 있다면 왜 지금까지도 감히 도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능력 있으면 직접 나서보라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그가 겁이 많아서, 두려워서 못 나서는 걸로 알고 있을게!”“그래. 정 무서워서 나서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순순히 원 씨 집안 가주 앞에 찾아가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 강우연 또한 인터넷에서 떠도는 수많은 욕설들에 대해 당연히 잘 알고 있었지만 그저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 누가 뭐래도 한지훈은 원 씨 집안 가주를 두려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 굳이 남들이 평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오늘 아침, 한지훈이 용월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그 옆에는 강우연도 있었다. 당시 한지훈은 심지어 이 일에 대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에는 원 씨 집안 가주의 도전장이 그저 우스갯소리였다. 그의 도발에 대해 한지훈은 두려운 게 아니라 전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절대 응답할 생각이 없었다. 그야말로 한지훈은 상대를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강 회장님, 이것 좀 보세요... 다들 한지훈 씨에 대해 분분하게 의논하고
몸을 숙인 동방염은 주위에 가득 모인 사람들을 흘깃 보고는 난색한 모습을 보였다. 그 눈치를 알아챈 원상용이 이내 손을 흔들자 몇몇 하인들은 재빨리 자리를 물러났고 그제야 동방염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원 가주님, 가주님께 큰 선물을 드리러 왔습니다!”뒤이어 동방염은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건네며 말했다. 위의 내용을 대충 훑어본 원상용은 웬 도표들을 발견하고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상업적인 제안을 하려는 것 같은 예상이 든 원 씨 집안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설령 원 씨 집안이 강대한 세력 및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어떤 산업에 개입하고 싶은지는 오로지 원 씨 집안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원 씨 집안의 눈에 들지 않으면 그저 분가루처럼 전혀 가치가 없었다. “이것은 강중의 한 의약 회사입니다. 하지만 배후 사장은 사실 바로 한지훈이죠. 가주님께서는 아직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이 회사는 현재 용국 모든 의약 분야의 표준 제정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동방염의 이 말을 들은 원상용의 얼굴에는 비로소 빛이 드러났다. 한 분야 전체의 표준 제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즉 발언권을 소유한 회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규모는 사실 그리 크지는 않았다. 도합 10조도 안 되는 총자산인데, 이런 회사가 어떻게 용국의 의약계 명맥을 잡아낸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사실 원 씨 집안의 최하층으로부터 성장해 온 원상용은 일부 특수한 영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식품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의약이었다. 자고로 나라의 백성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약왕파는 장기간 자신들의 세력을 굳혀온 것이었다. 설령 국왕이라 하더라도 평생 병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럼 그 말은......”원상용은 직접적으로 동방염의 계획을 물었다. “원 가주님, 제 계획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바로 이 회사
한참을 망설이던 원상용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사실 원상용은 내심 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원 씨 집안이 나서지 않으면 다른 두 가문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 서로 미루다 가는 결국 약왕파가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됐든 4대 가문 중 명실상부의 최고 가문이 되려면 원 씨 집안은 절대적인 실력이 있어야 했고, 또한 4대 가문에 대한 절대적인 장악력을 가져야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원상용은 결국 10조 원을 꺼내어 동방염과 손잡고 강우연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양측은 협의하에 서명하고 수표까지 확인한 후에야 동방염은 안심하고 웃었다. “한지훈이 이번에 감히 나타나지 못한 것은 내심 두려웠다는 것입니다. 이 틈을 노려 원 씨 집안이 나서서 인수하면 그 또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그러므로 원 가주님은 안심하고 독 안에 든 쥐를 잡기만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원상용은 이내 하하 웃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은 원 씨 집안 가주와 한지훈의 대결에 온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지훈 쪽에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심지어 더 이상 공개적으로 이 대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지훈만 난처해지는 상황이 될 뿐이었다. 감히 도전장을 응하지도 못한다는 것은 즉 한지훈이 겁을 먹어 원 씨 집안을 피하고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맞아. 한지훈 이 놈, 반드시 죽여야 해! 우리 원 씨 집안 가주와 5로를 죽여놓고 이렇게 숨어버리면 일이 끝날 거라 생각한 건가? 정말 순진하기 그지없네! 우리 4대 가문의 명예를 걸고서라도 그 어린놈을 제대로 혼쭐 내줄 거야!”“왕년에 한용도 내 손아귀에 머물러있던 놈이야. 하물며 내가 한지훈을 못 제압하겠어?”이내 원상용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세가 뿜어져 나오자 동방염은 괜히 긴장하게 되었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은 한창 의 내용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손에 들린 핸드폰이 울
이 상황이 막막한 가운데, 한지훈은 왠지 모르게 창령에 거대한 비밀이 묻혀 있는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자신조차도 왜 창령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마음이 흔들리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반드시 직접 찾아가 그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이내 그는 강우연에게 몇 마디 당부를 남긴 후 곧바로 창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창령은 일반적인 야산 그 자체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라, 한지훈은 일단 비행기를 타고 강해시에서 내린 뒤 다시 용운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한지훈 앞에 멈춰 섰다. 이내 차 창문이 열리더니 용운이 머리를 내밀어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용왕 님, 타세요!”그렇게 한지훈이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마자 용운은 다시 시동 걸고 운전하였다. “용왕 님, 현재 창령의 상황이 확실히 뭔가 좀 이상합니다. 창령에 들어간 저희 쪽 적지 않은 부하들이 모두 허무하게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떤 애들은 심지어 일주일 정도 실종되고 나서는 영문도 모른 백리 밖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전화로 용왕 님께 상세히 얘기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부하들 그 누구도 큰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습니다!”용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런 일은 여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용운 또한 창령 부근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나침반이 없더라도, 방향을 인도하는 그 어떤 설비가 없더라도 용운은 자신의 요령만으로도 충분히 혼자서 원시 밀림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 길을 잃었다고? 네 말은, 창령에 뭔가...”“네! 바로 초자연적인 현상이요!”용운은 자신의 추측을 매우 확신하였다. 바로 5일 전, 길을 잃은 용운은 뜻밖에도 이틀 후에 강해시의 한 큰 산에 나타나게 됐는데 그곳은 강해시에서 2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창령과 강해시 사이의 거리는 무려 약
그렇게 차는 300킬로미터에 가까운 쏜살같은 시속으로 창령 방향으로 질주해 갔다. 한창 달리던 와중, 용운은 갑자기 길 중턱에 차를 멈춰 세우고 엔진을 끄고는 말했다. “용왕님, 차는 여기까지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앞에는 대략 70리 정도 되는 산길뿐입니다!”이내 한지훈은 차에서 내리고는 성큼성큼 걸어 내려갔다. 산길 주위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고, 심지어 벌레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시선이 닿는 곳곳은 온통 옅은 흰 안개뿐이었다. 뿌연 안개는 숲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여기는 원래 이렇게 안개가 자주 끼는 건가?”한지훈은 용운을 따라 창령으로 깊이 들어서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아니요. 최근 따라 유독 심한 것 같아요. 게다가 그 부상인들이 온 이후로 이 일대의 새와 짐승들까지 사라진 것 같아요!”용운 또한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설령 야생 동물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벌레나 새 울음소리라도 들리는 게 정상인데 이 숲은 쥐 죽은 듯한 고요함만 있을 뿐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더 이상 의심할 여지도 없이 틀림없이 인위적으로 생긴 환경이라고 확신했다. 자고로 천왕계의 강자들은 최소 2성 현급 천왕계부터 이 세상의 모든 힘을 동원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지훈이 도청전인과 대결을 펼칠 때도 이 능력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도청전인이 말한 바와 같이 각성이 다름에 따라 천왕계의 강자들은 동급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존재했다. “용왕님, 저 앞에 있는 골짜기를 보세요!”두 사람은 재빠른 걸음으로 수십 리의 산길을 놀랍게도 30분도 안 되어 다 걸었다. 바로 그때, 작은 산비탈을 넘을 무렵 용운은 급히 한지훈을 부르고는 산비탈 아래 산골짜기를 향해 손을 가리켰다. 산골짜기에는 아주 작은 캠프가 있었다. 그 안에는 어두컴컴하게 켜진 열몇 개의 전등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는 사람이 직접 뚫은 듯한 동굴 입구가 하나 있기도 했다. 옆에 쌓여 있는 큰 돌을 보아하니
이내 그들이 캠프 입구에 도착하자, 고대 부상 의상을 걸친 한 젊은 여성이 문 앞에 서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젊은 여성은 한지훈과 용운 두 사람을 마주하고는 공손하게 약간 몸을 숙인 채 유창한 용국어로 입을 열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이 젊은 여성을 흘깃 훑어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여자였지만, 적어도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용운 또한 다소 놀란 표정으로 젊은 여성을 보았다. 그가 놀란 건 그녀의 전력이 아니라, 너무나도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얼굴만 보면 기껏해야 열여섯, 열일곱 살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마 무시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니, 한지훈 또한 그녀한테 자꾸만 관심이 가곤 했다. 뒤이어 나무 문을 열고 캠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용운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 밖에서 보면 이곳은 아주 초라한 몇 개의 작은 텐트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와 한지훈이 문을 밀고 들어서서 마주하게 된 모습은, 뜻밖에도 없는 것이 없는 화려한 모습이었다. 앞의 정원은 족히 수백 평방 미터에 달하였고, 오솔길은 돌로 구불구불 만들어졌고, 나무로 만든 가옥은 완전히 부상 시대의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옮겼다. 심지어 마당에는 십여 개의 석조 촛대도 있었다. 산비탈에서 보았던 그 작은 불빛이 아마도 이 촛대들이 낸 것이라 예상됐다. “용왕님! 이게...”용운은 다소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런 용운에게 너무 놀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손을 살짝 흔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그들은 오솔길을 밟고는 가옥의 문어귀로 걸어갔다. 이내 한 젊은 청년이 방문을 살짝 열고는 문어귀의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공손하게 말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갔다. 용운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밖에 남아 주변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 시각, 이 오두막 외에도 두 채의 오두막 집에 불빛이 켜져 있었다. 심지어 사방에서는 부상
“설마 당신이 바로 광명 십존?”한지훈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아무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제가 알기로는 음양 가문은 진법에 아주 능통하다고 하던데, 방금 저희는 산꼭대기에서 환상을 본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담담히 차를 마시며 말했다. 이내 젊은 남자는 크게 웃어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빛, 그림자, 안개 등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모두 음양으로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당신의 눈앞에 마주한 이 넓은 세상이, 전부 환상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그럼 설마 그쪽이 바로 부상의 음양 가문이란 말인가요?”한지훈은 순간 정신을 다잡았다. 물론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의 능력을 갖고 있는 그였지만, 그의 할아버지인 한용 그리고 도청 전인 세 사람이 장악하고 있던 자연의 힘은 모두 달랐다. 사실 그 또한 빛, 그림자, 안개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허상의 존재인 환상을 만들어내는 건 무형의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아니요. 음양술은 용국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저희는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다 같이 용국의 조상지로 돌아가 진정한 원천을 찾고는 합니다!”“잠깐 함께 했을 뿐이지만 당신의 뛰어난 기세를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말인데, 저는 당신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잃어버린 비밀을 찾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젊은 남자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매우 깊어 보였다. 마치 오랫동안 고인 물처럼, 그 어떤 일에도 휘둘리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도 보였다. “뭔 비밀 같은 소리야!”이때 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탁!”곧이어 젊은 남자는 석판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놓고는 말했다. “한 씨 집안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읽을 줄은 알려나?”한지훈은 젊은 남자가 건네준 석판을 받아 들었다. 그 위에 적힌 문자들은 한 씨 집안이 쓴 속 문자와는 확연히 달랐지만, 꽤 비슷한 점도 있었다. “소호!”그중 한지훈은 두 글자를 읽어냈고, 뒤이어 점
음양존이 공유하려는 것은, 당연히 바로 이 석판의 내용이었다. 비록 이 위에 적힌 문자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는 대충 보아도 자신의 부하들이 번역한 내용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어떤 부분은 뜻이 너무 혼란스럽고 모호했으며, 어떤 부분은 뜻이 전혀 전달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한 씨 집안 태생으로서, 오래된 이런 부호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 고대 부호들은 아마도 용족 유적의 놀라운 비밀을 밝혀내는 열쇠일 가능성도 있었다. 마침 전 세계에 있는 용족의 비밀을 찾고 있던 광명파의 10대 성존은, 이번이 바로 계속하여 그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역외의 강자들과 달리 광명파는 줄곧 용족의 유적을 따라 또 다른 강자의 길을 개척하기를 바랐다. “번역한 내용은 이미 매우 정확해. 다만, 이 부분이 틀렸어. 여기는 태호가 아니라 소호야. 그리고 이 부분은 용혼의 비호가 아니라 창룡의 마음이고!” 한지훈은 일단 눈에 띄는 두 곳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내 음양존은 급히 종이와 펜을 들고는 위의 글을 수정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수정을 거친 번역문은 훨씬 내용이 자연스러워졌다. 단 두 군데만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글의 뜻은 많이 달라졌다. “소호?”음양존은 이 두 글자를 반복하며 읽었다. 부상은 용국의 역사에 대해서 약간의 기록을 해두긴 했지만, 단지 당나라와 진나라에 관한 역사만 적혀 있었을 뿐이었다. 그보다 더욱 오래된 기록은 줄곧 공백이었던 탓에, 이 소호라는 단어를 알 리가 없던 음양존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맞아, 바로 소호야. 하지만 소호족은 태호족만큼 강하지는 않아. 자고로 태호는 황제보다 앞선 용국 문명의 시조로서, 태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벼와 각종 작물도 없었을 거야!”“전설 속 태호족의 족장의 이름은 바로 신명이라고들 하는데, 용국의 기록에도 이 내용들은 매우 모호하여 전혀 증명할 길은 없어!”한지훈은 담담하게 설명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