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면 몰라도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길 가능성은 20%밖에 안됩니다!”도청전인은 그 와중에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무적천이 얼마나 무서운 강자인지는 진정으로 그와 맞붙어 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었다. 그중 한지훈은 유일하게 무력으로 무적천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을 제외한 용국의 다른 강자들은, 무적천과 붙게 되어 감히 세 수 이상을 버텨내지를 못했다. 그야말로 거의 무적의 상대였다. 깊은 산속에 숨어 오랫동안 수련을 해온 연륜 있는 강자들이면 가능성이 있을지 몰라도. “천왕계가 같은 급에서도 그렇게나 큰 차이가 있다고?” 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차이가 매우 큽니다. 사실 천왕계도 하나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생 동안 한 발자국도 다가갈 수 없는 반면 어떤 사람은 쉽게 이 경지를 뚫고 인왕계에 발을 들여놓기도 하죠!”도청전인은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한지훈의 목표가 무적천을 격파하는 것인 건가?’ 하지만 적어도 그가 4성 천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한지훈의 실력은 같은 경계에서도 상대적으로 결코 강하지 않았다. 둘째, 갓 높은 경지에 도달한 강자들은 실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적천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지 않았다. “알겠어. 그나저나 너 강중에 머물 곳이 있긴 해?”한지훈은 담담하게 물었다. “있습니다! 저희 천검종은 각지에 최소 하나씩의 거점은 있기에 용왕 남께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도청전인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래. 일단 돌아가서 내 소식 기다리고 있어. 혹시 알아? 만약 어느 날 내가 기분이 좋으면 널 데리고 함께 링으로 갈지도!”이내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었다. 그 말을 들은 도청전인은 급히 일어나 말했다. “예! 용왕 님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뒤이어 도청전인은 더 이상 별장에 머물지 않고 급히 한지훈과 작
한편 그 시각, 한창 한약방에서 컴퓨터로 기사를 확인하고 있던 유영아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얼굴마저 하얗게 질렸다. 떨리는 손으로 계속하여 힘껏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 개자식들! 정말... 말도 안 돼!”타자를 치는 내내 유영아의 입은 삐죽 나와있었다. “북양 왕은 진작에 용국을 위해 그렇게나 많은 큰 공을 세웠는데도 이렇게 악플이 많다니. 바로 며칠 전에 있었던 5개국 습격도 만약 북양 왕이 없었더라면 너희들은 진작에 죽었어!”“맞다. 당시 너희 원 씨 집안 가주는 어디서 뭘 했지? 왜 가주는 그 상황에 직접 나서서 도와주지도 않은 거야?”“너희들이야말로 배은망덕한 놈들이야!”이때 한지훈을 지지하는 적지 않은 네티즌들 또한 반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원 씨 집안에 의해 그 기세는 또 잠기게 되었다. “한지훈이 그렇게나 능력이 있다면 왜 지금까지도 감히 도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능력 있으면 직접 나서보라고! 그렇지 않으면 우린 그가 겁이 많아서, 두려워서 못 나서는 걸로 알고 있을게!”“그래. 정 무서워서 나서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순순히 원 씨 집안 가주 앞에 찾아가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해!”...... 강우연 또한 인터넷에서 떠도는 수많은 욕설들에 대해 당연히 잘 알고 있었지만 그저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 누가 뭐래도 한지훈은 원 씨 집안 가주를 두려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 굳이 남들이 평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오늘 아침, 한지훈이 용월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그 옆에는 강우연도 있었다. 당시 한지훈은 심지어 이 일에 대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에는 원 씨 집안 가주의 도전장이 그저 우스갯소리였다. 그의 도발에 대해 한지훈은 두려운 게 아니라 전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절대 응답할 생각이 없었다. 그야말로 한지훈은 상대를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강 회장님, 이것 좀 보세요... 다들 한지훈 씨에 대해 분분하게 의논하고
몸을 숙인 동방염은 주위에 가득 모인 사람들을 흘깃 보고는 난색한 모습을 보였다. 그 눈치를 알아챈 원상용이 이내 손을 흔들자 몇몇 하인들은 재빨리 자리를 물러났고 그제야 동방염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원 가주님, 가주님께 큰 선물을 드리러 왔습니다!”뒤이어 동방염은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건네며 말했다. 위의 내용을 대충 훑어본 원상용은 웬 도표들을 발견하고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상업적인 제안을 하려는 것 같은 예상이 든 원 씨 집안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설령 원 씨 집안이 강대한 세력 및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어떤 산업에 개입하고 싶은지는 오로지 원 씨 집안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원 씨 집안의 눈에 들지 않으면 그저 분가루처럼 전혀 가치가 없었다. “이것은 강중의 한 의약 회사입니다. 하지만 배후 사장은 사실 바로 한지훈이죠. 가주님께서는 아직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이 회사는 현재 용국 모든 의약 분야의 표준 제정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동방염의 이 말을 들은 원상용의 얼굴에는 비로소 빛이 드러났다. 한 분야 전체의 표준 제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즉 발언권을 소유한 회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규모는 사실 그리 크지는 않았다. 도합 10조도 안 되는 총자산인데, 이런 회사가 어떻게 용국의 의약계 명맥을 잡아낸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사실 원 씨 집안의 최하층으로부터 성장해 온 원상용은 일부 특수한 영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식품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의약이었다. 자고로 나라의 백성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약왕파는 장기간 자신들의 세력을 굳혀온 것이었다. 설령 국왕이라 하더라도 평생 병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럼 그 말은......”원상용은 직접적으로 동방염의 계획을 물었다. “원 가주님, 제 계획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바로 이 회사
한참을 망설이던 원상용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사실 원상용은 내심 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원 씨 집안이 나서지 않으면 다른 두 가문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 서로 미루다 가는 결국 약왕파가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됐든 4대 가문 중 명실상부의 최고 가문이 되려면 원 씨 집안은 절대적인 실력이 있어야 했고, 또한 4대 가문에 대한 절대적인 장악력을 가져야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원상용은 결국 10조 원을 꺼내어 동방염과 손잡고 강우연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양측은 협의하에 서명하고 수표까지 확인한 후에야 동방염은 안심하고 웃었다. “한지훈이 이번에 감히 나타나지 못한 것은 내심 두려웠다는 것입니다. 이 틈을 노려 원 씨 집안이 나서서 인수하면 그 또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그러므로 원 가주님은 안심하고 독 안에 든 쥐를 잡기만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원상용은 이내 하하 웃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은 원 씨 집안 가주와 한지훈의 대결에 온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지훈 쪽에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심지어 더 이상 공개적으로 이 대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지훈만 난처해지는 상황이 될 뿐이었다. 감히 도전장을 응하지도 못한다는 것은 즉 한지훈이 겁을 먹어 원 씨 집안을 피하고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맞아. 한지훈 이 놈, 반드시 죽여야 해! 우리 원 씨 집안 가주와 5로를 죽여놓고 이렇게 숨어버리면 일이 끝날 거라 생각한 건가? 정말 순진하기 그지없네! 우리 4대 가문의 명예를 걸고서라도 그 어린놈을 제대로 혼쭐 내줄 거야!”“왕년에 한용도 내 손아귀에 머물러있던 놈이야. 하물며 내가 한지훈을 못 제압하겠어?”이내 원상용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세가 뿜어져 나오자 동방염은 괜히 긴장하게 되었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은 한창 의 내용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손에 들린 핸드폰이 울
이 상황이 막막한 가운데, 한지훈은 왠지 모르게 창령에 거대한 비밀이 묻혀 있는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자신조차도 왜 창령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마음이 흔들리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반드시 직접 찾아가 그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이내 그는 강우연에게 몇 마디 당부를 남긴 후 곧바로 창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창령은 일반적인 야산 그 자체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라, 한지훈은 일단 비행기를 타고 강해시에서 내린 뒤 다시 용운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한지훈 앞에 멈춰 섰다. 이내 차 창문이 열리더니 용운이 머리를 내밀어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용왕 님, 타세요!”그렇게 한지훈이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마자 용운은 다시 시동 걸고 운전하였다. “용왕 님, 현재 창령의 상황이 확실히 뭔가 좀 이상합니다. 창령에 들어간 저희 쪽 적지 않은 부하들이 모두 허무하게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떤 애들은 심지어 일주일 정도 실종되고 나서는 영문도 모른 백리 밖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전화로 용왕 님께 상세히 얘기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부하들 그 누구도 큰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습니다!”용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런 일은 여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용운 또한 창령 부근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나침반이 없더라도, 방향을 인도하는 그 어떤 설비가 없더라도 용운은 자신의 요령만으로도 충분히 혼자서 원시 밀림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 길을 잃었다고? 네 말은, 창령에 뭔가...”“네! 바로 초자연적인 현상이요!”용운은 자신의 추측을 매우 확신하였다. 바로 5일 전, 길을 잃은 용운은 뜻밖에도 이틀 후에 강해시의 한 큰 산에 나타나게 됐는데 그곳은 강해시에서 2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창령과 강해시 사이의 거리는 무려 약
그렇게 차는 300킬로미터에 가까운 쏜살같은 시속으로 창령 방향으로 질주해 갔다. 한창 달리던 와중, 용운은 갑자기 길 중턱에 차를 멈춰 세우고 엔진을 끄고는 말했다. “용왕님, 차는 여기까지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앞에는 대략 70리 정도 되는 산길뿐입니다!”이내 한지훈은 차에서 내리고는 성큼성큼 걸어 내려갔다. 산길 주위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고, 심지어 벌레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시선이 닿는 곳곳은 온통 옅은 흰 안개뿐이었다. 뿌연 안개는 숲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여기는 원래 이렇게 안개가 자주 끼는 건가?”한지훈은 용운을 따라 창령으로 깊이 들어서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아니요. 최근 따라 유독 심한 것 같아요. 게다가 그 부상인들이 온 이후로 이 일대의 새와 짐승들까지 사라진 것 같아요!”용운 또한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설령 야생 동물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벌레나 새 울음소리라도 들리는 게 정상인데 이 숲은 쥐 죽은 듯한 고요함만 있을 뿐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더 이상 의심할 여지도 없이 틀림없이 인위적으로 생긴 환경이라고 확신했다. 자고로 천왕계의 강자들은 최소 2성 현급 천왕계부터 이 세상의 모든 힘을 동원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지훈이 도청전인과 대결을 펼칠 때도 이 능력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도청전인이 말한 바와 같이 각성이 다름에 따라 천왕계의 강자들은 동급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존재했다. “용왕님, 저 앞에 있는 골짜기를 보세요!”두 사람은 재빠른 걸음으로 수십 리의 산길을 놀랍게도 30분도 안 되어 다 걸었다. 바로 그때, 작은 산비탈을 넘을 무렵 용운은 급히 한지훈을 부르고는 산비탈 아래 산골짜기를 향해 손을 가리켰다. 산골짜기에는 아주 작은 캠프가 있었다. 그 안에는 어두컴컴하게 켜진 열몇 개의 전등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는 사람이 직접 뚫은 듯한 동굴 입구가 하나 있기도 했다. 옆에 쌓여 있는 큰 돌을 보아하니
이내 그들이 캠프 입구에 도착하자, 고대 부상 의상을 걸친 한 젊은 여성이 문 앞에 서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젊은 여성은 한지훈과 용운 두 사람을 마주하고는 공손하게 약간 몸을 숙인 채 유창한 용국어로 입을 열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이 젊은 여성을 흘깃 훑어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여자였지만, 적어도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용운 또한 다소 놀란 표정으로 젊은 여성을 보았다. 그가 놀란 건 그녀의 전력이 아니라, 너무나도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얼굴만 보면 기껏해야 열여섯, 열일곱 살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마 무시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니, 한지훈 또한 그녀한테 자꾸만 관심이 가곤 했다. 뒤이어 나무 문을 열고 캠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용운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 밖에서 보면 이곳은 아주 초라한 몇 개의 작은 텐트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와 한지훈이 문을 밀고 들어서서 마주하게 된 모습은, 뜻밖에도 없는 것이 없는 화려한 모습이었다. 앞의 정원은 족히 수백 평방 미터에 달하였고, 오솔길은 돌로 구불구불 만들어졌고, 나무로 만든 가옥은 완전히 부상 시대의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옮겼다. 심지어 마당에는 십여 개의 석조 촛대도 있었다. 산비탈에서 보았던 그 작은 불빛이 아마도 이 촛대들이 낸 것이라 예상됐다. “용왕님! 이게...”용운은 다소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런 용운에게 너무 놀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손을 살짝 흔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그들은 오솔길을 밟고는 가옥의 문어귀로 걸어갔다. 이내 한 젊은 청년이 방문을 살짝 열고는 문어귀의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공손하게 말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갔다. 용운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밖에 남아 주변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 시각, 이 오두막 외에도 두 채의 오두막 집에 불빛이 켜져 있었다. 심지어 사방에서는 부상
“설마 당신이 바로 광명 십존?”한지훈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아무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제가 알기로는 음양 가문은 진법에 아주 능통하다고 하던데, 방금 저희는 산꼭대기에서 환상을 본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담담히 차를 마시며 말했다. 이내 젊은 남자는 크게 웃어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빛, 그림자, 안개 등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모두 음양으로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당신의 눈앞에 마주한 이 넓은 세상이, 전부 환상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그럼 설마 그쪽이 바로 부상의 음양 가문이란 말인가요?”한지훈은 순간 정신을 다잡았다. 물론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의 능력을 갖고 있는 그였지만, 그의 할아버지인 한용 그리고 도청 전인 세 사람이 장악하고 있던 자연의 힘은 모두 달랐다. 사실 그 또한 빛, 그림자, 안개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허상의 존재인 환상을 만들어내는 건 무형의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아니요. 음양술은 용국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저희는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다 같이 용국의 조상지로 돌아가 진정한 원천을 찾고는 합니다!”“잠깐 함께 했을 뿐이지만 당신의 뛰어난 기세를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말인데, 저는 당신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잃어버린 비밀을 찾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젊은 남자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매우 깊어 보였다. 마치 오랫동안 고인 물처럼, 그 어떤 일에도 휘둘리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도 보였다. “뭔 비밀 같은 소리야!”이때 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탁!”곧이어 젊은 남자는 석판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놓고는 말했다. “한 씨 집안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읽을 줄은 알려나?”한지훈은 젊은 남자가 건네준 석판을 받아 들었다. 그 위에 적힌 문자들은 한 씨 집안이 쓴 속 문자와는 확연히 달랐지만, 꽤 비슷한 점도 있었다. “소호!”그중 한지훈은 두 글자를 읽어냈고, 뒤이어 점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