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이 막막한 가운데, 한지훈은 왠지 모르게 창령에 거대한 비밀이 묻혀 있는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자신조차도 왜 창령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마음이 흔들리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반드시 직접 찾아가 그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이내 그는 강우연에게 몇 마디 당부를 남긴 후 곧바로 창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창령은 일반적인 야산 그 자체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라, 한지훈은 일단 비행기를 타고 강해시에서 내린 뒤 다시 용운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한지훈 앞에 멈춰 섰다. 이내 차 창문이 열리더니 용운이 머리를 내밀어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용왕 님, 타세요!”그렇게 한지훈이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마자 용운은 다시 시동 걸고 운전하였다. “용왕 님, 현재 창령의 상황이 확실히 뭔가 좀 이상합니다. 창령에 들어간 저희 쪽 적지 않은 부하들이 모두 허무하게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떤 애들은 심지어 일주일 정도 실종되고 나서는 영문도 모른 백리 밖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전화로 용왕 님께 상세히 얘기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부하들 그 누구도 큰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습니다!”용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런 일은 여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용운 또한 창령 부근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나침반이 없더라도, 방향을 인도하는 그 어떤 설비가 없더라도 용운은 자신의 요령만으로도 충분히 혼자서 원시 밀림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 길을 잃었다고? 네 말은, 창령에 뭔가...”“네! 바로 초자연적인 현상이요!”용운은 자신의 추측을 매우 확신하였다. 바로 5일 전, 길을 잃은 용운은 뜻밖에도 이틀 후에 강해시의 한 큰 산에 나타나게 됐는데 그곳은 강해시에서 2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창령과 강해시 사이의 거리는 무려 약
그렇게 차는 300킬로미터에 가까운 쏜살같은 시속으로 창령 방향으로 질주해 갔다. 한창 달리던 와중, 용운은 갑자기 길 중턱에 차를 멈춰 세우고 엔진을 끄고는 말했다. “용왕님, 차는 여기까지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앞에는 대략 70리 정도 되는 산길뿐입니다!”이내 한지훈은 차에서 내리고는 성큼성큼 걸어 내려갔다. 산길 주위는 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고, 심지어 벌레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시선이 닿는 곳곳은 온통 옅은 흰 안개뿐이었다. 뿌연 안개는 숲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여기는 원래 이렇게 안개가 자주 끼는 건가?”한지훈은 용운을 따라 창령으로 깊이 들어서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아니요. 최근 따라 유독 심한 것 같아요. 게다가 그 부상인들이 온 이후로 이 일대의 새와 짐승들까지 사라진 것 같아요!”용운 또한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설령 야생 동물이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벌레나 새 울음소리라도 들리는 게 정상인데 이 숲은 쥐 죽은 듯한 고요함만 있을 뿐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더 이상 의심할 여지도 없이 틀림없이 인위적으로 생긴 환경이라고 확신했다. 자고로 천왕계의 강자들은 최소 2성 현급 천왕계부터 이 세상의 모든 힘을 동원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지훈이 도청전인과 대결을 펼칠 때도 이 능력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도청전인이 말한 바와 같이 각성이 다름에 따라 천왕계의 강자들은 동급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존재했다. “용왕님, 저 앞에 있는 골짜기를 보세요!”두 사람은 재빠른 걸음으로 수십 리의 산길을 놀랍게도 30분도 안 되어 다 걸었다. 바로 그때, 작은 산비탈을 넘을 무렵 용운은 급히 한지훈을 부르고는 산비탈 아래 산골짜기를 향해 손을 가리켰다. 산골짜기에는 아주 작은 캠프가 있었다. 그 안에는 어두컴컴하게 켜진 열몇 개의 전등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는 사람이 직접 뚫은 듯한 동굴 입구가 하나 있기도 했다. 옆에 쌓여 있는 큰 돌을 보아하니
이내 그들이 캠프 입구에 도착하자, 고대 부상 의상을 걸친 한 젊은 여성이 문 앞에 서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젊은 여성은 한지훈과 용운 두 사람을 마주하고는 공손하게 약간 몸을 숙인 채 유창한 용국어로 입을 열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이 젊은 여성을 흘깃 훑어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 여자였지만, 적어도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용운 또한 다소 놀란 표정으로 젊은 여성을 보았다. 그가 놀란 건 그녀의 전력이 아니라, 너무나도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얼굴만 보면 기껏해야 열여섯, 열일곱 살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마 무시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니, 한지훈 또한 그녀한테 자꾸만 관심이 가곤 했다. 뒤이어 나무 문을 열고 캠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용운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 밖에서 보면 이곳은 아주 초라한 몇 개의 작은 텐트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와 한지훈이 문을 밀고 들어서서 마주하게 된 모습은, 뜻밖에도 없는 것이 없는 화려한 모습이었다. 앞의 정원은 족히 수백 평방 미터에 달하였고, 오솔길은 돌로 구불구불 만들어졌고, 나무로 만든 가옥은 완전히 부상 시대의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옮겼다. 심지어 마당에는 십여 개의 석조 촛대도 있었다. 산비탈에서 보았던 그 작은 불빛이 아마도 이 촛대들이 낸 것이라 예상됐다. “용왕님! 이게...”용운은 다소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런 용운에게 너무 놀랄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손을 살짝 흔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그들은 오솔길을 밟고는 가옥의 문어귀로 걸어갔다. 이내 한 젊은 청년이 방문을 살짝 열고는 문어귀의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공손하게 말했다. “두 분 들어오세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갔다. 용운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밖에 남아 주변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 시각, 이 오두막 외에도 두 채의 오두막 집에 불빛이 켜져 있었다. 심지어 사방에서는 부상
“설마 당신이 바로 광명 십존?”한지훈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아무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제가 알기로는 음양 가문은 진법에 아주 능통하다고 하던데, 방금 저희는 산꼭대기에서 환상을 본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담담히 차를 마시며 말했다. 이내 젊은 남자는 크게 웃어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빛, 그림자, 안개 등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모두 음양으로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당신의 눈앞에 마주한 이 넓은 세상이, 전부 환상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그럼 설마 그쪽이 바로 부상의 음양 가문이란 말인가요?”한지훈은 순간 정신을 다잡았다. 물론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의 능력을 갖고 있는 그였지만, 그의 할아버지인 한용 그리고 도청 전인 세 사람이 장악하고 있던 자연의 힘은 모두 달랐다. 사실 그 또한 빛, 그림자, 안개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허상의 존재인 환상을 만들어내는 건 무형의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아니요. 음양술은 용국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저희는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다 같이 용국의 조상지로 돌아가 진정한 원천을 찾고는 합니다!”“잠깐 함께 했을 뿐이지만 당신의 뛰어난 기세를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말인데, 저는 당신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잃어버린 비밀을 찾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젊은 남자는 한지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매우 깊어 보였다. 마치 오랫동안 고인 물처럼, 그 어떤 일에도 휘둘리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도 보였다. “뭔 비밀 같은 소리야!”이때 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탁!”곧이어 젊은 남자는 석판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놓고는 말했다. “한 씨 집안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읽을 줄은 알려나?”한지훈은 젊은 남자가 건네준 석판을 받아 들었다. 그 위에 적힌 문자들은 한 씨 집안이 쓴 속 문자와는 확연히 달랐지만, 꽤 비슷한 점도 있었다. “소호!”그중 한지훈은 두 글자를 읽어냈고, 뒤이어 점
음양존이 공유하려는 것은, 당연히 바로 이 석판의 내용이었다. 비록 이 위에 적힌 문자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는 대충 보아도 자신의 부하들이 번역한 내용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어떤 부분은 뜻이 너무 혼란스럽고 모호했으며, 어떤 부분은 뜻이 전혀 전달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한 씨 집안 태생으로서, 오래된 이런 부호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 고대 부호들은 아마도 용족 유적의 놀라운 비밀을 밝혀내는 열쇠일 가능성도 있었다. 마침 전 세계에 있는 용족의 비밀을 찾고 있던 광명파의 10대 성존은, 이번이 바로 계속하여 그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역외의 강자들과 달리 광명파는 줄곧 용족의 유적을 따라 또 다른 강자의 길을 개척하기를 바랐다. “번역한 내용은 이미 매우 정확해. 다만, 이 부분이 틀렸어. 여기는 태호가 아니라 소호야. 그리고 이 부분은 용혼의 비호가 아니라 창룡의 마음이고!” 한지훈은 일단 눈에 띄는 두 곳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내 음양존은 급히 종이와 펜을 들고는 위의 글을 수정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수정을 거친 번역문은 훨씬 내용이 자연스러워졌다. 단 두 군데만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글의 뜻은 많이 달라졌다. “소호?”음양존은 이 두 글자를 반복하며 읽었다. 부상은 용국의 역사에 대해서 약간의 기록을 해두긴 했지만, 단지 당나라와 진나라에 관한 역사만 적혀 있었을 뿐이었다. 그보다 더욱 오래된 기록은 줄곧 공백이었던 탓에, 이 소호라는 단어를 알 리가 없던 음양존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맞아, 바로 소호야. 하지만 소호족은 태호족만큼 강하지는 않아. 자고로 태호는 황제보다 앞선 용국 문명의 시조로서, 태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벼와 각종 작물도 없었을 거야!”“전설 속 태호족의 족장의 이름은 바로 신명이라고들 하는데, 용국의 기록에도 이 내용들은 매우 모호하여 전혀 증명할 길은 없어!”한지훈은 담담하게 설명해 주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