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은 한쪽에서 잔뜩 긴장했는지, 머리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분명 흥분하지 말라고 했는데, 한지훈을 여전히 막을 수 없었다! 무신종의 제자들을 보면 모두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한지훈을 죽이지 않고는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신한국은 황급히 앞으로 나서서 설명했다."여러분, 진정하시고 흥분을 가라앉히십시오."그러나 무신종의 제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화를 내며 포효했다."저리 비켜라! 오늘, 우리가 이 오만한 놈을 처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신종이 아니다!""네놈이 우리 일곱째 사형을 다치게 한 이상, 우리 무신종의 적이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사과할 생각은 하지 마라! 무릎을 꿇고 사과해도 우리 무신종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무신종 제자들은 분노하여 한지훈을 죽이려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뒷짐을 지고 있었고, 직접 신한국을 제지하며 말했다."원로님, 저놈들에게 설명해 봤자 통하지 않습니다.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면 오직 주먹만이 답입니다."한지훈은 눈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말했고, 그는 주변에 있는 100여 명에 가까운 무신종 제자들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쾅! 순식간에 한지훈의 몸에 가해진 기세가 다시 폭발하더니 천왕계의 위압감이 순식간에 무신종 광장 전체를 휩쓸었다!한지훈을 주시하고 있던 무신종의 제자들도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굳은 표정과 진지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천왕! 저놈이 천왕 강자라니!""어쩐지 일곱째 사형을 한방에 꺾더라니!""이게 어떡하지? 소종주를 제외하고는 저 사람 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이 순간 무신종의 제자들은 모두 당황했다.천왕 강자 앞에서, 전신과 사령관 급의 그들은 이길 승산이 전혀 없었다! "뭐가 무서워! 여긴 무신종이다! 아무리 천왕 강자라도 무신종에 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그중 한 명이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고, 나머지 사람들도 즉시
대전 깊은 곳의 전망대 위에는 돌상이 하나 있었다.돌상 위에 앉은 건장한 사내에게서는 강렬한 위압감이 풍기고 있었다.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한지훈은 저 위에 있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그가 바로 무신종 종주였다.대전 안은 숨막히게 고요했다.돌상에 앉은 사내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북양왕, 내 제자들을 다치게 한 죄, 인정하나?”“인정하지 않습니다.”한지훈은 대전에서 전혀 두려움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용국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인 무신종 종주와 마주했지만 한지훈은 전혀 물러서거나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그가 바로 용국의 북양왕이기 때문이었다.무적천은 냉소를 짓고는 싸늘한 눈초리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넌 죽을 죄를 범했어!”짤막한 한마디에 대전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무적천에게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기운이 한지훈을 압박했다.쾅!한지훈은 그 기운에 밀려 뒤로 세 걸음 물러나다가 중심을 잡고 우뚝 섰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돌상 위에 앉아 있는 무적천을 바라보았다.그가 놀랄 정도면 엄청나게 강력한 기운이었다.한지훈은 이를 악물고 그의 기운을 받아냈다.“재밌군.”무적천은 담담하게 한마디 하고는 다시 온몸의 기운을 폭발시켰다.쾅!한지훈은 자신을 압박하는 기운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마치 거대한 산이 그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느낌이었다.점점 다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이래도 안 꿇어?”무적천이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기운으로 한지훈을 압박했다.2성 천왕의 위압감을 그대로 받아내는 모습을 보고 무적천은 다시 기운을 끌어올렸다.쾅!순식간에 대전 안에 3성 천왕급 기운이 해일처럼 휘몰아치며 한지훈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땅마저 갈라버릴 엄청난 기운이었다.일반 천왕급 강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절대 아니었다.한지훈도 예외는 아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순식간에 타일이 산산이
그 기운은 대전 전체를 휘감았다.그 순간 한지훈의 눈앞에 있는 무적천의 뒤로 세 마리의 흉물스러운 흑용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한지훈을 노려보더니 포효하며 그에게 습격해 왔다.쾅!그들이 뿜어낸 기운은 그대로 한지훈의 몸을 짓눌렀다.한지훈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다시 무릎이 바닥에 쾅 하고 닿았다.지면에 균열이 생기고 먼지가 사방으로 튀었다.한지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끝까지 반항했다.쾅!그와 동시에 그에게서도 압도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1성 준천왕의 기운이 순식간에 대전을 휩쓸었다.그 순간 한지훈의 등 뒤에는 금용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그를 감싸며 포효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운은 무적천의 것에 비하면 너무 약했다.쾅!순식간에 한지훈을 감싸던 기운이 흩어졌다.한지훈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코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손으로 땅을 짚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절규했다.“악!”한지훈은 마치 상처 입은 야수처럼 포효하며 자신을 압도하는 기운을 떨쳐내려고 했다.무적천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냉소를 지었다.“나랑 맞설 생각을 하다니. 한씨 가문의 핏줄은 역시 어마어마하군!”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손가락을 튕겼다.그 순간 한지훈을 누르고 있던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한지훈은 숨 돌릴 틈이 생기자 거친 숨을 내쉬며 음산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노려보았다.“무적천!”그의 주변으로 진한 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무적천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쾅!순식간에 사방에서 몰려온 기운이 거대한 망치처럼 한지훈의 몸을 때렸다.한지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리고 지면조차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무적천은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리고는 일어나서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북양왕, 무신종에 왔으면 무신종의 규칙을 따라야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분노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노려보며 말했다.“무신종 종주께
말을 마친 무적천은 바로 손을 뻗어 한지훈의 목을 움켜쥐었다.하지만!비수 하나가 입구 쪽에서 날아왔다.무적천은 즉시 뒤로 후퇴했고 비수는 그와 한지훈 사이를 날아 뒤에 있는 석상을 관통했다.쾅!석상이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렸다.무적천은 인상을 찌푸리고 분노한 눈빛으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사내를 노려보았다.검은 옷을 입은 사내는 안으로 들어오며 싸늘하게 말했다.“무적천, 감히 내 손자를 건드려? 내가 무신종 전체를 멸문 시켜줘?”한용이었다.한지훈이 고개를 돌렸을 때, 한용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 서 있었다.한용은 부상을 입은 한지훈을 보자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감히 내 손자를 다치게 하다니! 무적천!’무적천은 한용을 알아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왕년의 용국 대원수께서 진짜 살아 있었을 줄이야.”“한용, 무신종을 침입하는 건 사형감이야! 자네가 왕년의 천용대원수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어디 가서 얼굴도 못 내미는 쥐새끼에 불과하다고!”한용은 뒷짐을 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적천, 나랑 싸우자는 거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위압감 넘치는 기운이 대전을 휩쓸었다.쾅!무적천과 한용에게서 갑자기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대전 전체가 두 사람이 뿜은 강력한 기운으로 뒤덮였다.무적천은 자신이 슬슬 밀리자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한용! 정말 무신종을 적으로 만들 생각이야?”한용은 차갑게 코웃음치고는 말했다.“내가 무신종을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 너희 무신종이 먼저 우리 한씨 가문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른 거지!”그 말을 들은 무적천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한씨 가문은 천 년 동안 천산서록을 지켜왔어. 자네가 끝까지 외부인에게 대여하지 않는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어도 그런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건 한용 네 잘못이라고!”“하!”한용은 크게 웃고는 그에게 말했다.“무적천, 억지를 부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천산서록은 한씨 가문의 소유야. 무신
강우연 역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답했다.“나도 몰라요. 오늘 낮에 전화를 받았거든요. 전화 상으로는 내일 도착한다는 얘기만 했어요.”“나는 그쪽과 완전히 관계를 단절했는데 마중을 나가야 할까요?”강우연은 고민이 많았다.비록 그쪽과 완전히 관계를 끊는다고 하고 오군을 떠나 강중에 온 것이지만 아예 무시하자니 마음에 걸렸다.어쨌거나 20여년을 가족으로 살아온 그들이었다.솔직히 강우연도 매몰차게 끊어내고 싶지만 강학주에게 사실을 전했을 때 강학주는 그래도 만나보자고 했다.강학주의 말에 의하면 결국 죽어서는 강씨 가문의 사당에 묻힐 텐데 아예 무시하면 그것은 조상님에 대한 불효라고도 했다.아버지의 말을 듣고 강우연은 고민이 더 많아졌다.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그녀를 보자 한지훈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만나자. 차라리 만나서 얘기하는 게 나아. 아예 그들을 피할수록 우리가 그들을 신경 쓰는 것 같잖아. 마침 그들이 무슨 꿍꿍이인지도 궁금하고.”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만나자. 괜히 이런 거로 고민할 거면 만나는 게 낫지.’강우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다음 날.비행기 한 대가 강중 공항에 착륙했다.공항에서 나온 강문복과 강희연은 주변을 둘러보며 혀를 내둘렀다.“딸, 역시 여기는 오군이랑은 완전히 다르네.”강문복은 차를 타고 주변에 우뚝 선 고층건물과 약국을 바라보며 감탄했다.강희연은 각선미를 강조한 섹시한 미니드레스를 입고 얼굴에 파우더를 덧바르고 있었다.탁!거울을 내려놓은 그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아빠, 오군에 비하면 소도시인데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역겨운 한약 냄새 때문에 혼미하더라고요!”강문복은 그런 딸을 흘겨보며 말했다.“한약의 도시라고 불리는 강중이야. 약 냄새가 풍기는 건 정상이라고. 참, 이따가 우연이 회사에 가면 절대 싸우지 마. 이번에는 우리가 부탁이 있어서 온 거니까. 입씨름이 심해지면 나중에 말을 꺼내기도 힘들어.”강희연
이 회사가 강우연 거라고?그들의 회사에 비하면 수십 배는 큰 규모였다.“아빠, 이게 우연이 그년이 세운 회사 맞아요?”강희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건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강문복도 경이로움에 한참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핸드폰으로 주소를 다시 확인해도 이곳이었다.“여기 맞아. 강우연이 강중에서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세웠을 줄이야.”강문복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강우연이 강씨 가문을 떠나 이렇게 잘 살고 있었을 줄이야!그 사실이 강문복을 불쾌하게 했다.강희연 역시 굳은 얼굴로 말했다.“아빠, 상황을 보니 강우연 돈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네요. 이따가 4백억 정도 더 달라고 하는 게 어때요?”그 말에 강문복은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아! 400억은 더 달라고 해야지!”곧이어 두 사람은 가슴을 활짝 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조카가 대표로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니 강문복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그들에게 물었다.“어떻게 오셨나요?”강문복은 거만하게 뒷짐을 지고 말했다.“강우연 대표 만나러 왔어.”“강 대표님이요? 예약은 하셨나요?”여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강문복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다짜고짜 귀뺨을 날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예약? 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봐! 내가 예약이 필요한 사람이야? 나 강 대표 큰아버지야! 당장 강우연 내려오라고 해!”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직원이 울먹이며 말했다.“그런데 사람은 왜 때리고 그러세요?”“흥!”강문복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주제를 모르니까 매를 맞는 거 아니야!”“그러니까! 일개 직원 주제에 감히 우릴 막아? 당장 강우연 내려오라고 해!”옆에 있던 강우연도 팔짱을 끼고 기세등등하게 호통쳤다.여직원은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직장에서 화를 낼 수도 없었기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예약을 안 하셨으면 강 대표님은 만나기 힘들 것 같네요.
“너!”강문복은 치미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하지만 서늘한 한지훈의 눈빛을 보자 소름이 돋았다.그렇지만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귀뺨을 맞은 건 너무 기분이 나빴다.주변에 구경꾼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자 그는 커다란 수치심을 느꼈다.그래서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한지훈! 그런 수작은 안 통해! 난 무서울 게 없거든. 아무리 그래도 내가 우연이 큰아버지란 사실은 변하지 않아. 너희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바꿀 수 없는 현실이야. 난 사과 못 해!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그러니까!”옆에 있던 강희연도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북양왕이 대단해? 북양왕이면 가족을 협박해도 되는 거야?”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한지훈의 얼굴이 점점 싸늘하게 변해갔다.탁!그는 앞으로 한발 다가서서 싸늘하게 말했다.“그렇다면 미안하게 됐네.”쾅!순식간에 한지훈은 다리를 쭉 뻗어 강문복의 복부를 가격했다.거대한 충격에 옆에 서 있던 강희연마저 같이 튕겨져 나갔다.그들은 그대로 공중을 날아 로비 밖으로 가서 추락했다.“아!”강문복은 복부를 붙잡고 바닥을 구르며 신음했다. 그리고 뒷짐을 지고 이쪽을 바라보는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한지훈, 너 미쳤어?”강희연 역시 곱게 화장한 얼굴이 바닥에 쓸려 볼품없이 된 상태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사람 살려요! 우연그룹 관계자가 사람을 쳐요!”하지만 한지훈은 깔끔히 무시했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강문복 부녀를 바라보며 입구에 있는 경비 직원에게 말했다.“저것들 잘 지켜보고 있어요. 내 허락 없이는 절대 들여보내지 말고요! 억지로 밀고 들어오려고 하면 다리를 분질러 버려요!”“네!”경비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싸늘한 눈빛으로 강문복 부녀를 노려보았다.한지훈은 그대로 뒤돌아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강희연은 강문복을 부축해 일으키며 분노에 떨었다.“한지훈! 두고 봐!”“언젠가 후회하는 날이 있을 거야!”강문복이 울분에 부르짖자 옆에 있던 강희연이
곧이어 강문복과 강희연은 씩씩거리며 강우연의 사무실을 찾았다.강문복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강우연을 손가락질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강우연! 이게 뭐 하자는 거지? 너 일부러 그랬지? 나 네 큰아버지야! 사람들 앞에서 큰아버지를 망신 줘?”강희연은 들어오자마자 사무실 환경부터 둘러보았다.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고급진 인테리어였다.강희연은 질투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강우연이 입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도 전부 명품 한정판이었다!강희연이 입고 있는 백화점 브랜드 명품에 비하면 가격 차이가 어마어마했다.예전에는 강우연 앞에만 서면 우월감에 차 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그 사실이 강희연을 불편하게 했다.그녀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강우연! 시집 잘 갔다고 콧대 세우지 마! 나중 일은 모르는 거야! 20년 뒤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사람들은 모르지만 우린 알아! 넌 어차피 몸을 팔아 여기까지 올라온 더러운 년이야! 사는 곳이 바뀌면 승천이라도 할 줄 알았니?”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발 앞으로 다가온 강우연이 손을 뻗어 그녀의 귀뺨을 쳤다.짝 하는 소리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고개가 돌아갔던 강희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강우연을 노려보았다.“너 지금… 나 쳤어?”강희연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크게 부릅뜬 그녀의 눈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강우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강희연! 경고하는데 여긴 강중 우연그룹 본사야. 나와 지훈 씨가 세운 회사라고! 오군 강운 그룹이 아니야!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바락바락 소리지르는 거지?”“그리고 방금 네가 한 말은 명백한 비방이야! 난 언제든 널 고소할 수 있어!”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깊은 충격에 빠져 입만 뻐금거렸다.강문복 역시 강우연의 기세에 눌려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그는 하려던 말을 도로 입안으로 삼켰다.고개를 돌린 강우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문복을 바라보며 물었다.“저한테
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지금의 단해룡은 천왕계 고수를 상대하기는커녕, 일반인으로부터도 충분히 목숨을 빼앗을 수 있었다.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한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사실 무도 학원이란 그저 허울일 뿐이야. 목적은 단지 끊임없이 용국을 압박하여 용국의 국왕이 위신을 잃게끔 하고, 그다음 다시 우리 같은 무종 사람들을 이용하여 국왕을 무너뜨리려는 거야!”“그렇게 마지막에는 무력으로 나라를 세우고, 꼭두각시 국왕을 직위에 올려놓고 다시... 다시 용국을 해체하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적이야. 하지만... 하지만 그들이랑 교섭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야!”“난 단지 그중 평범한 한 사람일 뿐,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지는 않아. 진정한 권력을 지니고 있는 거물은 화산, 항산, 천산의 장교와 장문들이야. 그들이야말로 이번 일의 진정한 주도자들이거든!”“난 그저 작은 무맹 맹주일 뿐이야. 그들의 옆에 끼어들 수도 없는 존재야. 단지 명령대로 따르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일 뿐이지. 그러니 북양 왕, 제발 나 한번 용서해 줘!”이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일에 단번에 용국 5대 명산 중 세 개 명산이 연루되어 있었고, 천산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니. 다시 말해서, 장 씨 집안도 이번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내 한지훈이 물었다. “그럼 놈들은 어떻게 용국을 압박할 작정인 건데?”“3개월에 한 번씩 경기를 치러 용국은 실력이 비교적 약한 사령관 고수들을 파견하게끔 하고 유럽은 삼성 천왕계 고수들을 파견할 계획이야. 그렇게 짧디짧은 3개월 사이에 사령관 고수들을 압박하는 거지!”“그렇게 매번 승부를 보고 패배한 쪽에서는 영토를 넘겨주거나 돈을 승리한 편에 넘겨주는 거지. 이렇게 되면 단 세 번만 반복해도 국왕은 넓은 영토를 넘겨주게 될 거야. 결국 국왕의 위신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지!” “때가 되면 민원이 들끓을 테고 국왕은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
“네, 단순한 무도 학원이 당연히 이렇게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는 없죠! 그러나 천신계의 규정 해지 시점과 결합해서 생각해 보면 확실히 심상치 않긴 합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맞아요! 만약 규정이 해지된다면, 천신계 강자들은 얼마든지 무도 학원에 가입할 수 있고 그로서 전 세계 수많은 천신계 강자를 모두 한자리에 모을 수 있게 됩니다!”“그렇게 되면 학원의 뜻이 바로 천신계 강자들의 뜻이 되는 거네. 그럼 만약 어느 나라가 감히 명령대로 복종하지 않으면 전 세계의 천신계 강자와 적이 되는 셈이 되는 거고!”이순풍은 한껏 굳어진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생각할수록 정말 독한 사람들이었다. 안 그래도 어느 나라든 천신계 강자와 대항할 수 없었고 결국 타협만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용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쩐지 방금 단해룡이 그렇게까지 미쳐 날뛰더라니. “네. 그래서 전 반드시 또 다른 신분 하나를 얻어내 유럽의 무도 학원에 얼른 가야 합니다. 마침 이번 곤륜산 사건에서 사람들이 전부 제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 테니, 그렇게 일이 번거롭지는 않을 겁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그럼... 방금 놓아준 그 놈들은 어떻게...”이순풍은 다소 걱정하는 말투로 말했다. 한지훈이 말한 바와 같이, 놈들을 당장 풀어줄 수는 없었고 설사 죽이지 않더라도 그들을 감금시켜야 했다. “괜찮습니다! 놈들이 결코 이 일을 퍼뜨리지는 않을 겁니다. 퍼뜨렸다간 그들한테만 불리할 뿐이지 유리한 건 하나도 없거든요! 그나저나 전 종묘나 무종이 나서서 이번 일을 인수했으면 합니다!”한지훈의 뜻은 아주 간단했다. 당연히 혼자서는 유럽에 갈 수 없으니 설사 가더라도 다른 일손이 필요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대장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 일은 아마 쉽지 않을 거야. 무종은 줄곧 묘당을 위해 일해왔어. 이젠 단해룡도 무도 학원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무종은 여전히 이에 대해 전혀 무지해.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걸 충분히
한지훈은 몸을 돌려 장혁선에게 다가가 차가운 눈빛으로 장혁선을 힐끗 보았고, 이내 순식간에 장혁선의 몸을 거꾸로 날려버렸다. 털썩! 장혁선은 힘없이 땅에 떨어지게 됐고, 온몸 구석구석의 뼈마디가 부서지게 됐다. 너무 아픈 나머지 장혁선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입만 크게 벌린 채, 두 눈에는 핏발이 터져 있었다. “대장로님, 눈 보여주세요!”한지훈은 대장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어 대장로의 두 눈을 어루만졌다. 너무 아팠던 대장로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 소리를 냈다. 눈 안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그제야 한지훈은 일어섰다. “대장로님, 이제 눈은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절대 눈을 뜨면 안 됩니다!”“한 달이 지나고 나서면, 눈이 완전히 회복될 겁니다!”이내 한지훈은 손을 흔들어 하인 2명을 불러 의약 상자를 가져오게 했고, 대장로를 도와 눈 주위를 싸맨 후에야 부하를 시켜 대장로를 거실까지 부축했다. “주상님! 제때에 오셨으니 망정이지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사모님께서는...” 한지훈은 문어귀에 늘어진 두 명을 힐끗 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앞으로 또 이런 무례한 놈들이 나타나면 직접 처단해.” 그가 가리키는 건 다른 종문의 사람이지, 단해룡 같은 거물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도청 전인의 실력은 여전히 단해룡과는 확실히 큰 차이가 있었다. “네, 주상님!”도청 전인은 맥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한지훈은 이순풍의 가까이에 다가와 검은색 알약 한 알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어 부상을 회복하게끔 도와주었다. “한지훈, 방금 보니까 손을 한번 들기만 했는데도 단해룡을 무너뜨렸네. 게다가 손을 들자마자 십여 명의 삼성 지급 천왕계를 동시에 박살 냈네. 너 설마 천신계에 도달한 거야?”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막 천신계에 들어섰을 뿐이다. 말 그대로 준 천신계였다. 게다가 경계 또한 단단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한 달이란 시간을 갖고 경계를 안정시켜야만 했다. “우리 용국에
이들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사람들이었다. 강우연이 독한 것이 아니라, 악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만약 한지훈이 제때에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결백은 물론 자녀들의 목숨, 대장로, 종묘 장로, 도청 전인 그리고 한 무리의 천검종 제자들의 목숨도 보장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아무리 구걸해도 이 사람들이 결코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다행히도 한지훈이 천신계에 도달하여 놈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실력이 되었기에, 놈들은 불쌍한 얼굴을 한 채 애타게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나중에 언젠가는, 한지훈이 다시 한번 실수를 하게 된다면 이들은 반드시 가장 먼저 뛰어들어 한 씨 집안을 찾아낼 것이다. “강 대표님! 너그러운 분이시잖아요. 저희도 처음 이런 실수를 한 거니까 제발 저희를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반드시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겁니다!”단해룡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빌면서 머리까지 땅에 탕탕 부딪쳤다. “용서해 달라고? 방금 대장로님이 간곡히 빌 때는 너희들 뭐 했어?”“말끝마다 국왕이 와도 한 씨 집안을 지킬 수 없고 우리 자식들도 지킬 수 없을 거라고 큰소리쳤잖아! 게다가 나를 능욕하고 한지훈의 명예를 더럽혔잖아!”“너희들은 웬만한 뱀 새끼보다도 더욱 독해. 정말 끔찍하거든.”“그런데 이제 와서야 용서를 빌다니, 너무 늦은 거 아니야!”이내 강우연은 손으로 대장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면 너희들이 직접 물어봐. 너희들이 직접 팔을 부러뜨리고 두 눈까진 찌른 대장로님 역시 너희들을 초범이라고 생각할지!”그러자 대장로는 이를 갈며 말했다. “북양 왕! 이 파렴치한 놈들은 마땅히 칼로 다 베어버리고 하나하나 주살해야 돼! 용국을 위해서라도 해로운 놈들은 처단해야 해!”“들었지? 그러니 이제 그만해!” 한지훈은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바로 손을 흔들었다. “푸! 푸! 푸!”이내 눈앞에는 피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올랐고 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한지훈의 발밑에서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잔물결이 퍼져 나갔다. 동시에, 하늘에 떠 있던 회백색의 구름 또한 요동치기 시작했다.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형성하듯, 주변 백 리 내의 구름이 빠르게 모여들었다. 곧이어,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가 형성되었고, 그 주위를 휘감는 번개가 찢어질 듯 번뜩였다.그러나 더욱 기이한 것은, 모두가 바람 한 점조차 느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단해룡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한 방울, 또 한 방울 바닥으로 떨어졌다.그가 정성껏 준비한 천성대진이 무너졌다!“설마... 천신계?!”단해룡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 쳤다.“의외인가? 단해룡, 네놈들은 숫자로 밀어붙이면 원하는 대로 다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분명히 해두지. 대장로와 종묘 장로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전부 죽는다!”수십 명의 생명조차도 그에게는 마치 미미한 먼지에 불과한 듯했다.천신 강자는 비록 일성 준천왕이라 해도 그 심성은 천왕계와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천신계에 도달한 자는, 생사의 윤회를 초월한 존재였다. 운명에 따라 죽을 자는 죽어야 하며, 살릴 자만이 살아남는다.그러니 이 경지의 강자는 더 이상 분노하지 않고, 살기를 쉽게 드러내지도 않는다.그러나 생사의 경계는 단 한 순간, 그들의 한 생각으로 결정된다!“뭐라고?”순간, 화산파의 한 제자가 놀란 듯 물었다. “한지훈!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나 하는 말이냐? 화산파를 적으로 돌린다면, 네놈이 아무리 천신계 강자라고 해도…”푹!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의 손끝에서 은빛 광채가 튀어나왔다. 빛이 번뜩이는 순간, 그 제자의 몸은 곧 피범벅으로 변해버렸다.“허억!”그 광경을 본 이들은 순식간에 숨이 막혔다.단해룡은 다리가 풀린 듯 푹 꿇어앉으며 목소리를 떨었다.“한... 한... 아니, 북양왕님! 제... 제가 한때 어리석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장혁선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한지훈이 손을 뻗어 허공에서 가볍게 움켜쥐었다! “쉭!”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장선혁을 그대로 밀어냈고, 그가 필사적으로 몸을 통제하려 했지만 전히 저항할 수 없이 한지훈의 방향으로 날아갔다.장선혁은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고, 자신과 한지훈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자 그는 거의 바지에 실수를 할 뻔하기까지 했다. “살려줘!”장선혁이 비명을 지르려던 찰나, 한지훈이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윽! 윽!”그는 더 소리치고 싶었으나, 목구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대장로의 팔을 부러뜨린 게 너냐? 그렇다면, 네 두 팔을 부러뜨려야겠군.”한지훈은 차갑게 말하며 장혁선의 손을 잡고 아래로 힘껏 내리쳤다.장혁선의 두 다리가 무릎 아래에서 절단되어 그대로 땅에 박혔고, 그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그 순간, 보이지 않는 강대한 힘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뚜둑!”맑고도 선명한 소리와 함께, 장혁선의 두 팔이 어깨에서부터 절단되었다!“아아악!”다리와 팔에서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오자, 장혁선은 돼지가 도살될 때처럼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살... 살려... 살려줘!”그는 무릎을 꿇고 이빨을 드러내며 필사적으로 외쳤다.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질적인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방금 벌어진 장면은 길게 설명하면 길지만, 실제로는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았다.장혁선이 한지훈의 손에 붙잡힌 순간부터 팔다리가 잘려나가기까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실력 차이가 압도적이라는 것이며, 장혁선은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다!그가 장씨 가문의 평범한 일원이라곤 하나,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강자였다!게다가, 그는 장씨 가문의 절학인 삼절진까지 익힌 자였다.그런 그조차 한지훈에게 무력하게 당했다면, 여기 있는 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단해룡은 두 눈으로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고, 이 순간 그는 한
“장혁선 이 뻔뻔한 자식! 장씨 가문에 너 같은 파렴치한이 있었다니, 정말이지 역겹구나!”대장로가 피를 토하며 분노에 차 욕설을 내뱉었다.이런 짓거리는 거리의 불량배조차도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그런데도 장씨 가문은 오랜 용국의 역사 속에서 특권을 누려온 가문이 아닌가?그런 장씨 가문의 자손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 대장로는 더 이상 장씨 가문을 존경할 수 없었다.“하하! 내가 저 여자와 즐긴 뒤 한씨 일가를 멸문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겠어? 게다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나와 가은 생각을 한 사람이 과연 나뿐일까?”장혁선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순간, 스무 명이 넘는 사내들이 눈에 이글거리는 욕망을 품고 강우연을 바라보았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움직여!”단해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슈슉!”어둠 속에서 십여 개의 그림자가 번개처럼 움직여 강우연을 완전히 포위했다.“차라리 죽는 한이 있어도, 너희들에게 당하진 않겠다!”강우연의 눈에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눈물이 맺혔고, 그녀는 단호하게 단검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우연아! 멈춰!”절체절명의 순간, 멀리서부터 날카롭고 청명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를 듣자, 강우연뿐만 아니라 단해룡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순간 얼어붙었다.이 익숙한 목소리…한지훈이 아닌가?! 그런데 한지훈은 죽지 않았던가?단해룡이 경악하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한 줄기 하얀 그림자가 눈부신 섬광처럼 번쩍이며 단해룡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동시에, 강우연을 포위하고 있던 십여 명이 피를 내뿜으며 공중에서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장혁선이 즉시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력한 충격을 받아 7~8미터를 땅에서 구른 후에야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즉사하고 말았다! “여… 여보…!”강우연은 충격에 넋이 나간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단검은 아직도 가슴 쪽을 향하고 있었다.“우연아, 네가 이런
“무도 세계에서는 강자가 존경받고, 강자의 말이 곧 하늘의 도리이며, 강자가 하는 일이 곧 정의로운 행동이다!”“오늘, 내가 무종 동문들과 함께 한씨 가문을 멸문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에 부합하고, 백성의 마음에 화답하는 일이다! 그러니 누구든지 이를 방해하면, 하늘에 맞서는 것이다!”단해룡의 목소리는 마치 큰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으며, 그의 말은 수리 밖까지 전달되었다.“단 문주님, 멸문하기 전에 이 여자를 먼저 제가 시험해 볼 수 있겠습니까?”이때, 50대 중반의 남자가 군중 속에서 걸어 나오며 음흉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짐승 같은 놈들! 너희들 이게... 콜록콜록!”대장로는 손으로 단해룡 일행을 가리키며, 격분해 욕설을 내뱉었다.설령 그의 두 눈이 멀고 팔이 부서졌더라도, 대장로는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때, 이순풍도 힘겹게 일어나 몸을 이끌고 몇 발자국 걸어가며 말했다. “오늘, 누구든지 한씨 가문을 멸한다고 큰소리면, 내 시체 위로 지나가시오!”이 말이 떨어지자, 단해룡은 차가운 두 눈빛을 이순풍에게로 돌렸다.“자네 시체 위로 지나가라고? 그럼 좋소!”단해룡은 발끝을 땅에 딛고, 마치 토끼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거대한 손을 휘둘러 이순풍의 가슴을 향해 강력하게 내리쳤다.이미 중상을 입은 이순풍에게는 피할 능력이 없었으며, 단해룡의 일격을 맞고 마치 끊어진 연처럼 하늘로 날아갔다.“푸헉!”땅에 떨어지자마자 이순풍은 피를 한 움큼 토한 뒤 곧바로 쓰러졌다.단해룡은 이순풍과 대장로, 그리고 중상을 입은 도청전인을 흘끗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강우연, 이제 누가 널 도와줄지 두고 보겠다!”“누군가가 너를 탐하고 있다는 걸 잘 들었겠지. 하지만 만약 한지훈의 두 아이들만 넘겨준다면 기꺼이 너에게 통쾌함을 주지!”“네가 임종할 때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오쟁이를 지지 않게도 해 주겠다! 하하하!”단해룡은 말을 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한씨 가문을 멸문한다고?!”대장로는 이 말을 들은 순간, 화살처럼 달려가서 강우연 앞에 선 뒤 단해룡을 향해 말했다.“단해룡,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퍽!”단해룡은 아무 말없이 손을 휘둘러 대장로에게 뺨을 날렸다.그 순간, 단해룡은 대장로에 대한 어떤 경의도 느끼지 않았다.예충기가 죽었고, 한지훈도 죽었으니 이제 누가 한씨 가문을 지켜줄 수 있겠는가?오늘, 그는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가진 채 누구든 그의 앞길을 막으면 죽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대장로님, 이미 여러 번 참아줬습니다. 그런데 대장로님은 계속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워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한지훈의 가문을 멸망시키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단해룡은 손으로 장혁선의 방향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저자는 장씨 가문의 대표이자, 조룡의 묘를 지키는 장씨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장씨 가문 사람의 체면이 당신보다 크지 않겠습니까?!”“내가 말하는데, 당신뿐만 아니라 무종의 대장로들이 모두 모여 있어도 한씨 가문은 오늘 반드시 멸문당할 것입니다!”“퍽!”그 말이 끝나자, 매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은백색의 후광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온 사방에 모래와 돌멩이가 흩날리며, 대장로의 몸이 몇 미터나 날아가며 땅에 무겁게 떨어졌다.“푸헉!”대장로는 일어나기도 전에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컸고, 단해룡은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일 뿐만 아니라 진법에 대한 이해도 대장로보다 훨씬 뛰어났다.그 한 방에 대장로의 내장이 거의 갈라질 뻔했지만, 그가 무종의 대장로라는 신분이었기에 치명타를 주지 않은 것이었다. 장혁선은 비웃으며 한 걸음 다가가 대장로 옆에 섰고, 한 발을 들어 대장로의 가슴을 짓밟으며 말했다. “죽을 줄도 모르고 우리 장씨 가문과 한지훈의 원한을 알면서도 끼어들다니.”“사람을 죽이면 목숨으로 빚을 갚는 게 당연한 일이다! 너 같은 늙은이가 무슨 무종의 대장로라는 자격으로 방해하려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