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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0화

강우연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그만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한지훈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었지만 그와 고운이를 버려두고 가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3일째 잠만 자고 있는 한지훈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한용에게 방법이 있다고 하니 그게 무엇이든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평생 깨어나지 못하더라도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강우연은 눈에 맺힌 눈물을 닫고 고개를 돌려 진지한 표정으로 한용에게 큰절을 올리고 말했다.

“할아버지, 어떻게든 지훈 씨를 깨워주세요. 제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면 저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고 저를 잊고 좋은 여자 만나 행복하게 살라고 전해주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아쉽고 미련이 남았지만 그녀는 이미 결단을 내린 뒤 였다.

한용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켰다.

“내가 어떻게 너희 둘을 갈라놓겠니? 내가 녀석을 구하려고 널 혼수상태에 빠뜨린 걸 지훈이가 알면 날 증오할 거야…!”

강우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용을 바라보자 한용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조금 전에는 네 결심이 어떤지 보려고 테스트한 거야. 할아버지를 너무 원망하지 말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만큼 중요하고 비밀에 부쳐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야. 만약 지훈이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일을 진행할 수 없고 심각하면 지훈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너에게 거짓말을 한 거란다.”

강우연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할아버지를 믿을게요.”

“그래, 지훈이가 너 같은 아이와 결혼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한용은 흐뭇한 눈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곧이어 그의 표정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다만 이 방법이 만능은 아니란다.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할아버지가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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