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자체의 기운이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다. 그의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 그는 하등한 생물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유이섭을 바라보았다. 한지훈의 무서운 기세에 유이섭은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그러나 담지석이 지금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기에 그는 여전히 굳건히 서 있었다. 만약 이대로 겁에 질려 물러난다면 담 씨 가문의 특혜를 받지 못할 테니까.뒤는 부산 담 씨 가문의 도련님이고 앞은 실력 있는 퇴역 군인이다.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사람이 많으니 무조건 저 데릴사위를 누를 수 있을 거라고 유이섭은 생각했다. "씨발, 겨우 데릴사위 따위가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어. 얘들아, 잡아, 저녁에 축잔을 들자고."유이섭은 차마 한지훈에게 덤빌 용기가 없어 부하들에게 먼저 덤비라고 했다.부하들은 전기봉을 쥐고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그렇게 죽고 싶다면야 바라는대로 해줄게!"한지훈은 곧장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퍽퍽퍽!한지훈이 휘두른 주먹에 세 명의 부하들이 순식간에 쓰러졌다.곧바로 이어진 한지훈의 발차기에 또 여러명이 쓰러졌다.탕!유이섭은 부하들과 한지훈이 싸우는 틈을 타서 손에 든 총을 들고 한지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한지훈은 영활하게 총알을 피한 뒤, 잠시도 멈추지 않고 유이섭을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 그 뒤, 그는 유이섭에게 주먹을 날려 쓰러뜨렸다.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시간에 유이섭 등은 전부 바닥에 쓰러졌다.유이섭은 반격할 틈도 없이 얻어맞은 뒤, 땅바닥에 엎드려 간절하게 애원했다.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삐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한지훈은 발을 들어 유이섭의 복부를 세게 눌렀다. "개는 절대 주인을 잘못 따라서는 안돼.""아악!"유이섭은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그리고 바로 이때, 송호문이 백 명의 경찰들을 이끌고 급히 옥석점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이 사람들이 전기봉을 들고 한지훈과 싸웠다는 걸 발견한 뒤, 등뒤가 싸늘해졌다.'감히 북양구 총사령관한테 덤비는 간 큰
담 씨 가문 가주가 바로 부산의 집법국 청장이었다.송호문은 표정이 바뀌지 않고 말했다. "담 씨 가문 장자가, 부산 집법국 청장의 아들이, 법을 알고도 어기다니. 당신 죄가 제일 무거워!"담지석은 소리쳤다. "당신들, 반드시 후회할 거야!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우리 담 씨 가문의 보복을 기다려!"송호문은 큰 소리로 "데려가!" 라고 외쳤다."잠깐." 한지훈은 송호문을 멈춰세웠다.송호문은 공손하게 말했다. "또 본부 하실 게 있으십니까?"한지훈이 대답했다. "담 씨 가문에 오군 집법국에 와서 사람 데려가라고 편지 보내. 3일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담지석의 시체를 수령하게 될 거라고 전하고."송호문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 뒤, 사람을 시켜 편지를 전하게 했다.송호문이 옥석 거리에서 사람들을 압송해 간 사진이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다.인터넷의 영향력에 힘입어 담 씨 가문의 담지석이 붙잡힌 일은 오군 내에서 순식간에 전파되였고, 그 소식은 빠르게 부산 담 씨 가문의 귀에까지 전해졌다.부산 담 씨 가문 거실."담지석이 옥석 거리에서 잡힌거 너희들은 알고 있었니?"담호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질문을 했다.담 씨 가문 대집사 송주혁이 대답했다. "가주 님, 오군 쪽 사람들도 조금 전에야 소식을 전해왔습니다."담호영은 찻잔을 들고 송주혁의 얼굴에 뿌렸다.퍽!송주혁의 얼굴은 찻잔에 베여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담호영은 노발대발했다. "너희들은 무슨 쓸모가 있지? 담 씨 가문 장자가 잡혔어, 그런데 이제야 알았다고? 내가 너희들을 밥 먹이려고 거둔 것 같아? 지금 송호문의 전서가 집 앞까지 왔단 말이다!"담호영은 송호문이 전해온 편지봉투를 송주혁의 얼굴에 던졌다. "네 스스로 봐!"송주혁은 편지봉투를 받고 뜯어보았다. [3일 안에 집법국에 와서 사람을 데려가지 않으면 장례식장에서 보게 될 거요.]담호영은 화가 나서 말했다. "이게 어디 사람을 데리러 오라고 통지하는 거야, 우리 담 씨 가문의 체면을 깎으려는 거지."송주혁이 입을 열었다
같은 시각, 오군 경찰청.한지훈은 사람들에게 강우연을 돌려보내게 한 후 곧장 송호문을 따라 경찰청 청장의 사무실로 왔다.현재 그는 청장 자리에 앉아있었고, 송호문은 한쪽에 서서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총사령관님, 담 씨 가문 쪽에서 방금 소식을 전해왔습니다."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들고 웃으며 물었다. "담 씨 가문은 어떻게 말하지?""담 씨 가문 둘째 나리, 즉 부산 순찰대 대장 담보윤이 하루내에 오군에 도착할 것이랍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한 가지 요구를 제기 했습니다..."송호문은 속으로 좀 당황했다."무슨 요구인데?" 한지훈이 물었다.송호문은 말을 더듬었다. "담보윤이 저희더러 당신의 머리를 바치라고 했습니다..."이 말을 끝마친 뒤, 송호문은 사무실 내의 온도가 확 낮아졌음을 감지했다.청장 자리에 앉아있던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기운을 방출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담 씨 가문,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부산도 겉처럼 화려하기만 한 건 아닌가 보지. 그래 뭐, 온다니까 우리도 준비 좀 해줘야지 않겠어?"이 말을 들은 송호문은 재빨리 물었다. "총사령관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한지훈은은 송호문을 힐끗 쳐다본 뒤, 웃으며 말했다. "아주 간단해. 담 씨 가문이 계속 이렇게 나댄다면 없애버리면 되는 거야."씁!이 말을 들은 송호문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북양구 총사령관 답게, 말하는 것도 힘이 있었다.'한 마디로 부산 경찰계를 십여 년 동안 관리해온 담 씨 가문을 멸망시키려 하다니...'그것은 부산의 대동맥을 건드린 셈이니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살 것이다.게다가 담 씨 가문은 부산에서 작은 가문이 아니라 뿌리가 깊은 가문이었다."총사령관님, 제가 감히 몇 마디 말씀드리자면, 담 씨 가문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담 씨 가문의 가주, 담호영은 부산 경찰계를 십여 년 동안 관장해 왔으며, 그 세력이 이미 각지에 분포되어 있으며 그 뿌리가 깊어 쉽게 건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담호영은 전역구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오하령은 큰 눈을 깜박이며 한지훈이 어색해 하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계속 웃었다. "형부, 왜 얼굴이 빨개졌어요?""어? 그래?"한지훈은 멍해졌다.오하령은 피식 웃으며 한지훈이 가려는 것을 보고 다리를 들어 한쪽 의자 등받이에 걸치고 조롱했다. "형부,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려고요?"이 모습을 본 한지훈은 하마터면 코피를 흘릴 뻔 했다.오하령이 입은 치마는 매우 얇거니와 허벅지까지 오는 것이라 그녀가 다리를 들자 한지훈은 그만 다 봐버리고 말았다.게다가 오하령은 몸매가 아주 좋으며 다리로 하얗고 곧고 길었다.그녀가 다리를 드는 순간 수많은 남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다행히도 한지훈은 굳센 사나이였다. "난 올라가서 고운이를 볼게."말을 마친 한지훈은 가려고 했지만 차마 손을 들어 오하령의 다리를 잡고 내려놓을 순 없었다.이 모습을 본 오하령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다리를 내려놓고 말했다. "자요, 장난 치지 않을게요. 고운이는 이미 잠들었어요."한지훈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었다.'아무리 그래도 북양구 총사령관인데, 소녀 하나 어쩌지 못하다니...'위층으로 올라가 깊이 잠든 한고운을 본 뒤 한지훈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이때 갓 목욕을 마친 강우연은 검은색 레이스 잠옷치마를 입은 채 수건으로 축축한 머리를 닦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한지훈은 눈이 커졌다.거실 내에 신이 질투할 정도로 몸매가 좋은 두 여자가 같이 서 있는 장면은 남자로서 도저히 참지 못할 만큼 자극적이었다."여보, 왔어요?"강우연이 머리를 닦으며 물었다.한지훈은 "응"하고 대답한 뒤, 강우연의 곁으로 가서 수건을 들고 그녀의 머리를 닦아 주었다.옆에 있던 오하령은 이 장면을 보고 질투나서 말했다. "아이고, 언니, 내 앞에서 너무 시시닥거리지 말아주실래요? 너무 슬퍼요."강우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 남자친구를 찾아. 내가 사람 됨됨이 봐줄 테니까."오하령이 말했다. "됐어요, 나는
순간, 그 총알은 강우연의 부드러운 팔을 스치며 바로 옆에 있는 벽에 박혔다.동시에 강우연의 부드러운 피부는 살갗이 조금 벗겨져 붉은 피가 순식간에 흘러나왔다!"꺄악! 형부, 형부..."오하령은 놀라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강우연은 먼저 오하령을 끌고 소파 뒤에 숨었다!한편, 한지훈은 욕실에서 팬티만 입고 뛰쳐나왔다.그가 거실의 장면을 보고 있을 때, 몇 개의 총알이 다시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탕탕탕!총알은 날아와 소파, 바닥, 벽에 꽂혔다.한지훈은 몸을 돌려 한 쪽의 벽기둥 뒤로 굴러간 뒤, 동시에 소파 뒤에 숨어있는 강우연과 오하령에게 소리쳤다. "함부로 움직이지 마!""꺄악! 꺄!"오하령이 어디서 이런 상황을 겪었겠나? 그녀는 땅에 무릎을 꿇고 귀를 막은 뒤 강우연의 품에 숨어 소리 질렀다."언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에요? 왜 아직도 총을 쏘는 사람이 있는 거죠? ... 도둑놈들 일까요? 우리 여기서 죽는 거예요?"오하령은 놀라서 울었다.강우연은 그녀를 꼭 껴안고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 네 형부가 잘 처리할 수 있을 거야."말하면서 그녀는 한 쪽에 있던 한지훈에게 시선을 돌렸고, 그가 이미 사라졌음을 발견하였다.한편, 한지훈은 이미 몇 번의 구르기와 포복 전진으로 입구의 한쪽 벽 기둥 뒤에 숨었다.방금 몇 순간에 그는 이미 바깥에 있는 총잡이의 위치를 확인했다.그러나 그는 지금 총이 없었기에 나가서 총잡이를 해결해야 했다. 이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상대방은 절대 한 사람이 아니며 줄곧 거실 내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 자신이 조금의 이상이라도 보인다면 틀림없이 사격을 받게 될 것이다.한지훈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눈은 온통 분노로 가득 찼다.비밀리에 별장에 잠복하여 그들을 사격하다니.만약 자신이 오늘 밤 없었다면, 그 결과는 상상 조차 할 수 없었다.'누구지?''누가 한 짓일까?'한지훈은 지금 무척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그는 옆에 있는 스탠드 하나를 들고 살짝 내밀었다.쨍강!순식간에 스
총알이 연이어 쏘아졌다!그러나, 그와 동시에 한지훈은 한 주먹에 킬러 한 명을 날려보냈고, 날아간 킬러의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 다른 한 킬러의 머리에 날렸다.날아간 칼은 헬멧을 뚫고 그 킬러의 이마를 찔렀다.그가 몸을 돌려 총을 쏘는 동시에 헬멧 안은 이미 피로 범벅이 되었고 그는 곧 쓰러졌다.마지막에 혼자 남아 총을 난사하던 킬러는 방아쇠를 당기자마자 웃통을 벗은 사람이 자신의 앞에 갑자기 나타나는 걸 보았다.한지훈은 그의 총을 잡고 허공에 전부 쏜 뒤 다른 한 손으로는 킬러의 목을 잡고 들어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노호했다. "누가 너희들을 보냈지?"그의 목소리는 공기중에 울려퍼졌다. 목소리로부터 그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킬러는 공중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소용이 없었다.그는 띄엄띄엄 말하기 시작했다. "... 도석형..."뚜둑.이름을 들은 후, 한지훈은 바로 상대방의 목을 비틀어 땅에 던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무장한 세 명의 킬러가 모두 별장의 잔디밭에서 죽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한 번 더 훑어본 뒤, 빠른 속도로 거실로 돌아갔다.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그는 집 안에 세 명의 킬러들이 더 들어왔으며, 모두 전투복을 입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그 중 한 명은 한고운을 안고 한고운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한고운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는데, 아이는 놀라서 엉엉 울었다.다른 두 사람도 강우연과 오하령을 잡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그들의 등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한지훈이 조금만 움직여도 그들은 총을 쏠 생각이었다.화가 난 한지훈은 그 세 사람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죽고 싶은 거야?"그 세 사람 중 한고운을 안은 그 사람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사령관, 나도 당신이 매우 강한 거 알아. 10미터 이내에는 아무도 당신의 적수가 아니지, 총을 들고 있다고 해도 말이야. 하지만 지금 우리 손에는 당신의 와이프와 아이가 있으니 경거망동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간단명료한 이 한마디는 한지훈이 지금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여주었다.자신의 약점을 노리는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 했다.강우연에게 손을 댄 이상 죽일 수 밖에 없었다.용일은 공손하게 말했다. "5만 명의 북양군에게 3일 후에 강중으로 출발한다고 통지하겠습니다. 그 강중 사람들 모두 도망가지 못할 겁니다."한지훈은 예리하게 시체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이 시체들은 사람을 보내 도석형에게 보내! 그에게 목을 깨끗이 씻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전해주고. 3일 후에 반드시 그의 목숨을 취할 테니까."용일은 명령을 받고 떠났다.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눈물을 글썽이며 흐느꼈다. "흐윽..."한지훈은 그녀를 위로했다. "괜찮아, 다 괜찮아."강우연은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이 쓰러지는 순간 저는 더 이상 당신을 볼 수 없을 줄 알았어요."한지훈은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안심해, 저것들은 당신 남편 털끝도 다치게 할 수 없으니까!"한고운도 울면서 말했다. "고운이는 아빠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엄마도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한지훈은 다른 한쪽 팔로 한고운을 안았다. "울지마, 고운아. 아빠 여기 있잖아. 아빠가 고운이랑 엄마 잘 지켜주겠다고 약속할게!"한고운은 눈물을 참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응응, 알았어. 아빠는 항상 고운이 마음속에 영웅이야."오하령은 언니 가족을 바라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한지훈을 한참 동안 쳐다보며 존경하는 표정을 지었다.이날 밤, 한지훈은 줄곧 강우연과 한고운의 곁을 지켰다.'도석형, 나, 한지훈은 반드시 널 죽일 거다.'한편.오군 거리.네온사인에 차량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가로등 아래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은 두 남자가 만났다."암호명, 주현!""암호명, 비수!"비수는 고개를 숙였다. "한지훈 암살 임무는 실패했습니다."주현은 비수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 "내가 오기도 전에 왜 먼저 움직였지? 네가 멋대로 한 행동이 한지훈을 잡는 모든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거 몰
비수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담 씨 가문은 부산의 귀족 가문이고, 담호영은 경찰 총장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자신의 머리 위로 기어오르는 걸 원하겠습니까? 담 씨 가문은 둘째인 담보윤을 오군으로 보냈고, 부하들에게 하루 안에 한지훈의 목을 베어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주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오군에 있는 담 씨 가문의 수하를 알고 있나?"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오군에 10년 넘게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그 자의 이름은 유열이고, 오군 지하세력의 황제입니다. 하지만 한지훈은 이전에 또 다른 황제인 최인호를 사로잡았습니다. 유열은 아마 한지훈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겁니다.""유열이 위협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그 자를 도우면 되지 않겠어?!"주현이 말하자, 비수는 곧장 그의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장관님, 그 말은 남의 칼을 빌려서 죽이자는 겁니까?"주현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한지훈이 이미 우리를 경계를 하고 있으니, 아직 경계하지 못하는 칼로 행동을 취해야지. 그렇게 되면 한지훈이 대비를 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나?"그러자 비수는 연거푸 아부를 하며 말했다."장관님, 정말 완벽한 계획입니다!"잠시 후, 두 사람은 동쪽과 서쪽 방향에서 벗어나 모퉁이를 돈 뒤 작은 골목에서 다시 만났다.같은 장소에 10분 이상 머물 수 없다는 철칙이었다.비수는 주현을 데리고 유열을 만나러 갔고, 유열은 주로 나이트클럽, 카지노, 호텔 등 세 곳에서 생활했다.비수는 이미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주현을 데리고 퍼플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마침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 유열과 마주치자, 비수는 그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유열 형님, 형제님 한 분을 모시고 형님을 뵈러 왔습니다."하지만 유열은 담배를 입에 물고 그를 무시했고, 유열 옆에 있던 대머리 남자가 비수를 밀며 소리쳤다."아무나 유열 형님에게 데려올 수 있는 줄 알아? 유열 형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바로 동방 오우의 곁을 지키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로가 일어서려는 순간,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앉으시죠!”지금의 노인은 더 이상 동방 오우 곁에 있을 때의 그런 겸손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한껏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대장로를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 선생!”이내 대장로가 일어나 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나머지 몇 명의 장로들도 잇달아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진우는 공손한 장로들의 태도에, 머릿속으로 이 노인의 내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무종 대장로들마저 이렇게 예우하는 이상, 노인의 신분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다들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정말 감격스럽네!”정지룡 역시 장로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 “정 선생, 확실히 이건 좀 예상 밖이야. 어떻게 정 선생의 신분으로 동방 오우 편을 들다니. 이건...”대장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정지룡을 살펴보았다. 장로들은 비록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살하는 걸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동방 가문을 지지하고, 동방 오우의 편에 서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전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장로들은 유럽 몇 대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정보는, 무도 학원은 필연적으로 용국의 국운을 겨냥하여 궐기하게 되는데 때가 되면 용국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장로들은 당연히 동방 오우와 한지훈 두 사람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몇 대가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무도 학원이 독재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지룡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대장로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동방오우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이 외에도, 부상국에서 여러 해 동안 은거해 온 천신계 강자인 궁본 현일 또한 내일 정오에 용경에 도착하여 직접 대결을 관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러셀로렌 가문의 은세 강자들도 특별히 용국으로 달려와 이 광세의 결전을 직접 보기로 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되었다. 백 년 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던 천신 강자들도 드디어 나타나다니. 이 소식을 접한 진우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 얼핏 보아도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4대 가문은 대체 무슨 속셈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동방 가문,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수를 두고 있는 거야!”답답한 나머지 진우는 탁자를 탁하고 내리쳤다. “보고 올립니다. 무종 대장로님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바로 이때 흑병대의 한 병사가 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소리로 보고하였다. 이 시점에 무종의 대장로가 자신을 만나러 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진우는 눈알을 몇 번 굴리다가는 일단 대답했다. “들여보내!”얼마 지나지 않아 무종 대장로 및 종묘 장로가 함께 진우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렇게나 대단하신 장로 분들께서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신 건, 혹시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대결을 위해서 오신 건가요?”진우는 고개를 돌려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맞아!”무종 대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한지훈과 동방 오우는 모두 우리 용국의 인재들이지. 사실 오늘 오후, 그 두 사람이 곧 결전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솔직히 말해서 꽤 충격을 받긴 했어.” “맞아.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우리 용국의 엘리트잖아. 어느 사람이 죽든 우리 용국에게 있어서는 큰 손실이 될 거야!”“대세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 용국은 더 이상 귀한 인재를 잃을 수는 없어!”무종 장로들뿐만 아니라 몇몇 종묘 장로들까지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진우는 그들의 뜻을 알아 들었다. 그들 역시 방금 흑병대 병사가 말했던 것처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다투는 것을 바라지는
한지훈 또한 멀어져 가는 동방 오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확실히 그는 뭔가 일반적인 강자들과는 달라 보였다. 동방 오우에게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아낼 수 있긴 했지만, 결코 그런 극도의 광기는 아니었다. 내적의 강함이 묻어나는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었다. 한지훈이 전에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화산의 제자와 일반 무종 사람들의 차이점인 것 같다. 최소한 시야와 식견에 큰 차이가 있는 듯했다. 사실 이전에 한지훈 또한 5대 명산의 위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게다가 도청 전인과도 같은 거물조차도 5대 명산에 대한 경외심이 컸다. “화산은 5대 명산 중에서 그저 중류에 미칠 뿐이긴 하지만, 동방 오우 이 사람의 기운은 매우 남다르고 위험한 것 같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세가 있는 것 같아!”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면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이다. 사실 그는 그 기세의 근원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진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5대 명산 사람들과 일반 무종 제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그들은 무예를 익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법까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시대에는 더 이상 진법이 전승되고 있지는 않았다. “지훈 씨, 이번 대결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 동방 오우 이 사람, 절대 무시할 수는 없어!”진우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입을 열었다. 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곁에 있던 한 사무원에게 말했다. “실례하지만, 저를 도와 강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환불해 주세요. 제가 곧 국왕을 만나러 가야 되거든요!”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국왕에게 보고를 올리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네!”곧이어 한지훈과 진우 두 사람은 함께 진우의 차에 탔다. 그렇게 차는 곧장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천자각에 도착하자마자, 한지훈은 우선 유회원을 생포한 일에 대하여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 누구도 이 유 선생이, 광명존이
“네가 뭔데 감히 북양 왕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그나저나 한 선생, 우리 동방 가문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동방 오우의 시선은 다시 한지훈에게로 향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살기 또한 띠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감히 우리 파룡군을 헐뜯으려 한다면 단 하나의 말로밖에 없어. 그것은 바로 죽음이야!”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역시... 한지훈, 넌 과연 미친놈이었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특별히 직접 나서서 널 나락으로 보내주마!”“솔직히 난 하찮은 놈들을 직접 상대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 하나만큼은 직접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네!”동방 오우는 한 손을 짊어지고는 오만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매우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네 말은 이 자리에서 날 아작 내겠다는 거네?”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사실 동방 오우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자이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여기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 틀림없이 무고한 사람마저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당연히 이곳에서 승부를 보자는 건 아니지. 화산에도 화산 만의 규칙이 있어.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거든. 이건 사문의 훈계이기도 해. 그럼 이렇게 하자, 내일 너랑 나 경교 백일봉에서 붙는 건 어때?”동방 오우는 담담하게 제안을 했다. 결전을 앞둔 사람치고는 긴장감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도전장에 진우조차도 멍해졌다. 5대 명산의 위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동방 오우는 천신 경계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필경 명산이기에 다를 수 있는 수법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상대의 실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지훈 씨, 심사 숙고하고 결정해…”
바로 이때, 한 검은색 벤틀리 승용차가 천천히 들어섰다. 승용차가 멈춘 후 차문이 천천히 열렸고, 이내 기세가 드높은 한 젊은이가 차에서 내렸다. 뒤이어 한 아릿 다운 여자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남자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에게로 쏠리게 됐다. 이 여자는 바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 중 한 명인 이루루였다. 이루루는 차에서 내린 뒤 동방 오우의 팔을 잡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어머, 양 씨 집안 아가씨 아니야? 어쩜 공교롭게 이렇게 만나게 되네!”이루루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공교롭네!”양령아는 그런 이루루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찬가지로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 사실 이루루와 양령아 두 사람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은 반에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두 사람은 끝없이 서로를 비교해 왔다. 처음에는 옷을, 나중에는 얼굴을,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비교하기도 했다. 이루루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양령아와 겨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양 씨 어르신이 용각에 입성하게 되자마자, 이루루의 모든 교만은 단번에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시 여기던 물질적 조건들은 모두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렸다. 특히 그 후 양령아가 흑병대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사령관 경지의 고수로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이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여전히 1년에 한 번씩 두 집안의 모임을 갖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초점은 항상 이루루의 연예 사업에서, 양령아의 벼슬 길까지 옮겨가군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명해지는 차이에, 이루루는 줄곧 원한을 품게 있었다. 한편 동방 오우 역시 한지훈을 훑어보고, 이내 시선을 동방영에게로 옮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십여 구의 시체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죽은 이들은 모두 동방영의 수행원이고 그와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좌항도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진우 씨, 얼른 일어나. 이렇게까지 하는 건 나 감당 못해. 난 그저 용인으로서 조국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면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수천 년 전에는 진 씨 집안이 국난을 바로 잡아줬었지. 지금은 우리 용국의 백성들이 함께 나서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거야!”“그니깐 그 누구든지 파룡군 장병들을 모욕할 수는 없어! 현재 수십만 장병들이 천리 밖 변방을 지키고 있는데, 그중 어느 누가 부모 곁을 쉽게 떠났을 테고 어느 누가 처자식을 버리지 않았겠어?”“오직 충성과 열혈로 나라를 지키고 만민을 보호하고 있는 그들이야!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나 노력을 해도 아무도 그들의 공적을 칭송해주지도 않을 수도 있고, 설령 전쟁터에서 전사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하지만 파룡군이라는 세 글자는, 바로 그들의 충혼이자 그들의 신앙을 뜻해! 만약 동방 가문 이 놈들이 우리 파룡군을 모욕하려 한다면, 나 한지훈은 절대 그들을 용납하지 않을 거야!”젠장! 한지훈의 선전포고에 단단히 화가 난 동방영의 얼굴은 순간 일그러졌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현재로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설령 한지훈이 동방 가문 조상들까지 들먹이며 도발을 한다 하더라도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여봐라!” 한편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진우는 파렴치한 동방 가문의 태도에 기가 찼다. 그는 내부 암투를 할 줄 아는 것 외에 국가에 대한 공적은 조금도 생각 안 하는 동방 가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감히 파룡군을 욕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들! “네!”이내 정장 차림의 몇 명의 남녀가 나란히 앞으로 다가왔다. “동방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자리에서 죽여도 좋아!”진우는 손으로 동방 가문의 사람들과, 동방영의 뒤를 지키고 있던 수행원들을 가리켰다. 지금 이 순간, 모두들 멍하니 동방영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진우의 말에 놀란 사람들은 잇달아 저도 모르게 털썩 무릎을 꿇었다. 얼마 뒤 한지훈, 좌항도, 동방영 이 세 사람만이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편 동방영의 얼굴에는 이미 핏기가 없었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진우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진우는 동방 가문 누르지 못하는 거물이다. 필경 그의 신분은 용국 제1정보 조직 흑병대의 수장이니까. 설령 동방 가문 가주라 하더라도, 그에게 깍듯이 인사를 해야 했다. “대체 누가 여기 책임자야!”진우는 바닥에 무릎 꿇은 사람들을 담담한 표정으로 훑어보았다. “그... 저입니다!”놀랄 대로 놀란 노봉군은 무릎을 꿇은 채, 진우가 서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두 걸음 기어갔다. “여봐라, 이놈을 잡아라! 당장 집법사로 넘겨서 이놈의 죄를 밝혀!” 진우는 전혀 군말이 없었다. 그의 명령에, 이내 세 명의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와 노봉군의 어깨를 누르고는 그를 바로 들어 올렸다. “진 선생님, 한 선생님! 저...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한 줄 몰랐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한 선생님!”노봉군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집법사로 넘겨져 죄를 묻는다는 건, 듣기로는 매우 문명적인 처벌이긴 하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는 바로 지옥 같은 감옥에 들어가 언제든지 참수당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비록 그는 여전히 눈앞의 이 사람의 신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만, 그의 위용과 말하는 기세로 봤을 때 절대적으로 거물이라 확신했다. “시끄러워!”하지만 진우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팍!”이내 한 젊은 남자가 손으로 노봉군의 목을 탁 치고는 직접 그를 기절시켜, 죽은 짐승을 끌고 가듯이 질질 공항 밖으로 끌어냈다. “누가 북양 왕의 짐을 압수한 거야!” 진우의 표정은 매우 무거웠고,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저... 저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주를 받게 된 겁니다. 바로 이 사장께서 저더러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방금까지만 해
그는 방금 똑같은 말을 반복했었다. 어느새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이미 엉망진창이 된 이승운을 주시하였다. 비록 그는 엄연히 동방 가문의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조금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악의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백성들을 무시하기만 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자신을 향해 분노를 표할 줄은 몰랐다. 한편 이승운은 죽음을 앞둔 짐승처럼, 얼굴은 피로 얼룩지고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그는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좌항도를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늦었다. “네가 뭔데 감히 한 선생의 물건을 압수하려 하는 거야? 너도 알다시피, 한 선생은 그동안 용국을 위해 무수한 희생을 한 분이라, 나조차도 항상 공손하게 북양 왕으로 모셔야 하는 존재야!” “넌 고작 소인배 주제에 어디 감히 한 선생을 건드리려고 해? 내가 오늘 제대로 널 혼쭐 내주마!”이내 좌항도는 매서운 눈빛으로 동방영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에 기가 눌린 동방영은 급히 눈을 감고는 아무것도 못 본 척했다. 그는 내심 이승운은 분명히 죽을 운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은 절대, 좌항도의 기세에 눌리어 이 신임 위수 군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흥! 너 정말 간이 크구나!”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좌항도는 힘차게 이승운의 허리를 발로 걷어찼고 뼈와 근육이 부러지는 소리만 들려왔다. “아악!”이승운은 더없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몽몽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재빨리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한 번도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이렇게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운이라 생각했다. 그제야 모두들 깨닫게 되었다. 한지훈은 앞으로도 영원히 용국의 상징이라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그는 용국의 영혼이다.
쿠궁! 이때, 한바탕 굉음이 들리더니 20여 대의 군용 헬리콥터가 공항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헬리콥터가 착륙도 하기 전에, 한 명의 별을 단 군인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곧장 공항으로 달려갔다.그는 한지훈 앞에 와서 차렷 자세를 한 채 경례를 했다. “경기 위수군, 좌항도가 북양왕께 보고드립니다!”이승운은 너무 놀라서 담즙까지 토할 뻔했고, 임몽몽도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 강진회의 등장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무게감이 있었지만, 좌항도의 등장으로 그 무게감은 두 배로 커졌다!좌항도의 공손하기 그지없고 존경심에 가득 찬 눈빛을 보자, 사람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좌항도는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한 후 새로 부임한 위수군 장관으로, 서효양과 같은 위치에 있는 전역구 사령관이었다! 그는 국가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단순히 임몽몽이나 임씨 가문의 가주도 그와 대면할 기회는 없었다.좌항도의 태도와 눈빛에서 보인 극도의 존경을 보자, 동방영도 말을 잃었다.강진회 시장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전역구의 요원을 동방영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동방 가문의 도련님일 뿐, 좌항도와 대면할 자격조차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좌항도가 손을 쓰면, 그들은 모두 현장에서 처형될 수도 있었다!이승운은 이번에 진심으로 두려워했고, 설령 동방영이 그를 보호하려고 해도 좌항도와의 대립을 막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승운은 이 순간에서야 한지훈이 아무리 몰락한 상태라도, 자신 같은 작은 인물이 쉽게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동... 동방 도련님, 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승운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동방영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지금 동방영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좌항도 앞에서 그 또한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방금, 누가 북양왕을 적대시한다고 했지? 누가 자신이 이곳의 하늘이라고 말했나? 누가 북양왕의 짐을 압수하라고 한 것이냐, 당장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