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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유리야, 무슨 소리야?”

서지훈은 뚫어지라 나를 쳐다보며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한테 오해가 있는 거 아니야? 내 검사 기록을 봤잖아? 검사 기록에는 내가 문제없다고 적혀 있어.”

“그 검사결과는 가짜야.”

나는 점점 더 어두워지는 서지훈의 얼굴을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웰컴 병원에서 너에게 진단서를 준 의사를 찾아봤는데 이름이 서건우였어.”

나는 무대 아래쪽에 있는 한 테이블을 가리켰다.

“그분은 너의 삼촌이지?”

여러 사람의 시선이 순식간에 쏠리자 서건우는 멋쩍어 시선을 피했다. 서건우를 알고 또 그가 의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친척들은 갑자기 눈빛이 변했다.

서지훈은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그래도 뭔가를 변명하려고 입을 열었다.

“유리야, 무슨 말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해. 오늘은 우리 약혼식이야...”

“왜? 에이즈에 걸린 너와 결혼할 것 같아? 아니면 넌 에이즈를 나에게 감염시킨 후 병 치료한다는 명의로 우리 집 돈을 쓰려고 했어?”

나는 서지훈의 생각을 모두 폭로한 후 점점 창백해지는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장유리, 내 아들을 모함하지 마. 이 사진들은 다 네가 위조한 거야. 우리가 너에게 부동산 명의도 너의 것으로 해줄 만큼 잘해줬잖아.”

“그럼요. 집은 제 이름이지만 계약금부터 다 대출이에요!”

나는 쌀쌀하게 웃으며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나는 가방에서 은행의 부채 증명서를 꺼내 사람들 앞에 내던졌다.

“여러분, 똑똑히 보세요. 이건 은행에서 준 부채 증명서인데 부동산 계약금이라고 적혀 있어요! 즉 이 사람들은 한 푼도 내지 않았고 오히려 제가 다 빚을 갚아야 해요.”

“서씨 가문이 이런 집일 줄 몰랐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더니만.”

“어머, 여자의 돈을 사기 치려고 마음먹었네. 정말 창피해.”

“에이즈에 걸렸다잖아. 너무 무서워.”

약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분분히 일어났다. 서씨 가문의 사업 파트너들도 하나같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서명우가 막으러 갔지만 그들에게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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