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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서지훈이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었는데 나는 전에 그를 그렇게 의심했다니!

엄마 아빠도 만족하며 말했다.

“네가 우리 유리에게 잘해 줄 거라 믿어.”

아버지가 또 한 마디 물었다.

“보아하니 이 집은 계약금을 지급한 것이고, 그럼 나머지 상환금은 젊은 부부가 스스로 갚는 건가요?”

“그건...”

서지훈의 아빠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

“원래 우리 노부부가 갚아 주려고 했는데... 최근에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주머니 사정이 좀 빠듯해요. 도저히 뒷돈을 댈 수 없어서 얘들 부부가 스스로 노력해 줘야겠어요.”

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리셨다.

나는 어릴 때부터 먹고살 걱정 없이 자랐는데 부모님은 분명 내가 주택담보 대출 상환 때문에 고생하는 걸 마음 아파하실 것이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이렇게 해요. 내 수중에 돈이 좀 있으니 우선 이 집의 주택 대출금을 갚아요.”

“아, 이건...”

서지훈의 부모님은 눈빛을 마주쳤다.

“너무 많은 거 아닐까요?”

“어차피 갚아야 할 건데, 애들이 30년 동안 주택담보 대출을 짊어지기엔 부담이 너무 크고 이자도 너무 많아요.”

아빠는 말했다.

“어쨌든 저에겐 딸이 하나뿐이니 앞으로 제 돈도 모두 유리 것이에요. 미리 줬다고 생각하죠.”

“아빠.”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모님께서 일하셔서 돈을 좀 모으셨지만 모두 샐러리맨이기에 나머지 2.8억 원도 그들에겐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이 돈은 거의 전부 재산일 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려 웃으셨다.

“그, 그래요.”

서지훈의 부모님은 웃으며 잔을 들었다.

“그럼 고마워요. 사돈. 사돈이 이렇게 시원시원하니 걱정하지 말아요. 혼수 예물은 우리가 결코 유리를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사돈이 이렇게 많은 계약금을 주었잖아요.”

두 가족은 아주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될 줄은 몰랐다.

나는 맞은편에 앉아서 아빠랑 술 마시고 있는 서지훈을 보았다.

‘내가 정말 시집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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