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며칠 동안 공나경은 회사에서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고통을 겪었고 방송 중에도 많은 불편한 일들이 발생했다.지금의 그녀에게는 꽤 많은 충성 팬이 있지만 자정 시간대에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은 원래 적었기 때문에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실적은 크게 떨어졌다.더욱 속상한 것은 예기치 않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갑작스런 인터넷 끊김, 정전, 혹은 서버 오류 등.요즘 그녀는 이경미와 기술부 사이의 분위기가 좋은 것을 눈치챘다. 아마도 기술부 사람들이 이경미를 기쁘게 하기 위해 방해 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증거가 없고 며칠 전 회사 내부에서 그녀가 엄진우의 관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그녀는 엄진우에게 다시 도움을 청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런 날들은 공나경을 거의 무너뜨릴 지경에 이르렀다.“엄 대표님.”공나경은 엄진우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왜 이렇게 수척해졌어?”엄진우는 공나경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칠 동안 그는 회사의 라방팀 업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공나경은 원래 마른 편이었지만 지금은 더 말라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몸이 안 좋아서 3일만 휴가 신청할게요.”공나경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먼저 푹 쉬어. 몸이 제일 중요해. 나아지면 다시 출근해.”엄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공나경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엄진우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공나경의 휴가 소식은 라방팀에 아무런 파장을 일으키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가 기뻐했다.비어 있는 자정 시간대는 이경미가 자진해서 대신 맡겠다고 나섰다.이로 인해 사람들은 이경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왜냐하면 자정 시간대를 포함하면 이경미는 하루에 16시간 이상 방송하게 되기 때문이다.그날 이후 이경미는 계속해서 업계의 전설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그녀의 일일 거래액은 업계 기록을 갱신하고 있었다.그날 자정 이경미는 평소처럼 카메라 앞에 앉아 있었다.며칠 동안의 고강도 작업에도
“엄진우!”이경미의 안색이 변하며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이 시간에 엄진우가 여기에 나타난 거지?“놀랐지? 사실 오래전부터 네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고 있었어. 그래서 요 며칠 동안 널 지켜보고 있었고 꼬리를 드러내기만을 기다렸지.”엄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이 말을 듣고 이경미는 싸늘하게 웃었다.“발견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지?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아직 몰라? 뷔젠트에서 보낸 일곱 명이 모두 내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네가 그 자식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엄진우가 가벼운 표정으로 묻자 이경미는 크게 비웃었다.“그 일곱 명은 모드 뷔젠트의 실패작일 뿐이야. 나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날 모욕하는 거야! 그 일곱 명을 죽일 수 있었던 건 네가 강한 것이 아니라 그 일곱 명이 너무 형편없었던 거지. 만약 너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 이용 가치가 없었으면, 진작에 널 죽였을 거야. 덕분에 고마웠어. 네가 라이브 방송 플랫폼 서버에 투자한 덕분에, 내가 목적을 이룰 수 있었어.”이경미는 엄진우를 희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면 넌 조직의 몇 대 실험체지?”엄진우는 이경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이 순간 그는 뷔젠트의 무서움을 깊이 깨달았다.그 일곱 명은 비록 엄진우가 잔인하게 죽였지만 그것은 엄진우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할 정도로 강했기 때문이다. 다른 강자들은 그들 앞에서 먼지처럼 무력하다.그런데 이경미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뷔젠트의 실패작이었다는 것이다.“난 그들보다 반 세대 앞서 있을 뿐이야. 엄밀히 말하면 나도 실패작 중 하나지. 하지만 널 죽이기에는 충분해. 게다가 최신 세대의 인조인이 곧 탄생할 거야. 성공만 하면 그때는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거고 우리는 전 세계를 휩쓸게 될 거야.”이경미는 크게 외치며 광기에 찬 눈빛을 보였다.“미친놈들!”엄진우는 분노하며 이경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경미는 눈빛이 싸늘해 지더니 뒤질세라 엄진우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엄청난 힘이
이경미의 멀쩡한 모습을 보고 엄진우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뷔젠트의 반인류적인 괴물들을 상대하는 것은 늘 골치 아픈 일이다.순간 엄진우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폭발해 나왔고 붉은 용 비늘이 그의 몸에서 자라났다. 그 기운을 느낀 이경미의 웃음은 갑자기 멈췄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엄진우를 바라보았다. “웃어봐, 왜 안 웃어? 웃는 거 안 좋아해?”엄진우가 차갑게 물었다. 이경미는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곧바로 도망치기 시작했다.지금 엄진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그녀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강력한 것이었다. 그녀는 절대 엄진우의 상대가 아니다.쓱!엄진우는 순간 이경미 앞을 막아섰다.“난 아까처럼 건방진 네 모습이 더 좋아. 그냥 아까처럼 행동해.”이경미는 이를 악물고 방향을 바꾸었다.하지만 엄진우는 다시 한번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고 무자비하게 공중에서 이경미를 내리 찼다.이경미의 몸은 땅에 깊게 박혀 큰구덩이를 만들었다.엄진우는 그녀에게 달려들어 연속적인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단 몇 초 만에 땅에는 직경 수 미터의 깊은 구덩이가 생겼고 그 바닥에서 이경미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었다. 엄진우는 깊게 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고 깊은 구덩이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뷔젠트의 인조인간들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경미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구덩이 가장자리에 앉아 기다렸다.반 시간 뒤, 구덩이 안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생겼고 부서진 조각들이 움직이며 다시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내 이경미는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기괴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활한 이경미는 엄진우가 아직도 구덩이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절망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이 변태 같은 놈, 날 이렇게 부숴놓고도 안심이 안 돼서 여기서 지키고 있었던 거야?”그녀는 절망에 차서 외쳤다.“어쩔 수 없지. 너희 같은 변태들을
“어떻게 발견했어?”이경미는 웃음을 띠고 있는 엄진우를 바라보며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난 장점이 많지 않지만 그중 한 장점은 이 후각이 매우 예민하다는 거야. 뷔젠트와 한두 번 접촉해 본 것도 아니고, 이젠 너희 같은 인조인간들이 내 앞에 나타나면 그 구역질 나는 냄새를 바로 감지할 수 있게 됐어.”엄진우는 더욱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경미를 붙잡고 갑자기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구름과 나란히 위치할 때까지 계속 상승했다.“그럼... 왜 처음부터 날 죽이지 않았지?”이경미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물었다.“그러지 않았으면 어떻게 너의 윗사람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었겠어? 하지만 이젠 그물을 수거할 때가 되었지.”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그 사람들은? 분명 환술에 걸렸잖아.”이경미는 이빨을 악물며 말했다.“네 덕분에 며칠 동안 매일 바쁘게 전국 각지의 도시를 돌며 대정화술을 펼쳤어. 오늘 밤 방송 속 사람들은 모두 가짜야. 놀랐지, 의외지?”엄진우는 크게 웃으며 그녀를 조롱했다. 이경미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이번에는 정말로 완전히 패배한 것이다.“너무 실망하지 마. 내가 더 큰 선물을 줄게. 지금부터, 우리 신분 서로 바꾸자.”엄진우의 몸에서 용 비늘이 서서히 사라지더니 그의 얼굴과 몸집은 이경미와 완전히 똑같이 변했다.“이제 너희 뷔젠트도 사냥당하는 공포를 느낄 시간이야.”엄진우는 큰 소리로 웃으며 이경미를 높이 던졌다.그 후 강력한 발차기로 그녀를 강타했다.순간 이경미의 몸은 폭죽처럼 터져 나갔다.엄진우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회사에서는 인부들이 어젯밤 이경미가 만든 거대한 구멍을 수리하고 있었다.엄진우가 나타나자 소지안이 급히 다가왔다.“진우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이경미의 작업실 벽에 이렇게 큰 구멍이 생길 수가 있어? 그리고 이경미도 연락이 안 돼.”소지안은 근심에 찬 얼굴로 이경미를 걱정했다.“걱정 마. 이경미는 이미 죽었어.”엄진우는
회사를 떠난 엄진우는 한적한 구석으로 가서 이경미의 휴대폰을 꺼내 이상한 번호를 입력했다.그는 이경미를 통해 뷔젠트의 연락 방식을 추적하기 위해 이 계획을 세웠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경미의 휴대폰을 도청하여 이 전화번호를 알아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다.“어젯밤이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지금 어떻게 된 거야.”감마는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감마님, 어젯밤 제 방송 방에는 수억 명이 접속해 있었고 저는 성공적으로 환술을 발동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사람들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엄진우는 이경미의 목소리로 위장해 일부러 떨리는 목소리로 마치 겁에 질린 것처럼 말했다.전화기 저편에서 감마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곧 조용히 말했다.“당분간 연락하지 마. 나중에 누군가 연락 갈 거야.”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엄진우기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해당 번호는 없는 번호라고 떴다.그는 어깨를 으쓱였다.감마가 그의 정체를 간파한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신중함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이때 전화가 걸려 왔다.남궁민희의 전화였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남궁민희는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고 긴급한 사태가 아니면 보통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엄진우는 전화를 받으며 무겁게 물었다.“주인님이 엄혜우 씨를 학교에서 데리고 나온 후 전 바로 학교로 갔어요.”남궁민희의 말을 듣고 엄진우는 그녀의 예민함에 감탄했다.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정보 요원이다.아마도 그가 엄혜우를 데리고 떠나자마자 남궁민희가 바로 학교로 갔을 것이다.용국 궁정 사람들이 엄혜우의 위치를 거의 찾아냈다. 학교에 숨어 있는 것이 가장 빠르게 궁정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방금 전에 누군가 학교에 와서 엄혜우 씨의 정보를 가져갔어요.”남궁민희가 다급하게 말했다.그 말에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드래곤 크루 사람들이야?”그는 무겁게 물었다.“아니요. 드래곤
“이 녀석아,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엄마가 지금 당장 장 보러 갈게. 손님들이 오는데 잘 대접해야지.”하수희는 깜짝 놀라며 재빨리 일어섰다.“엄마, 그러지 마. 서로 겨뤄보고 밖에 나가서 한잔할 거야.”엄진우는 하수희를 붙잡고 말했다.“겨룬다고?”“응, 전우들이 오랜만에 제대로 겨뤄 보자고 했어. 제대 후에 실력이 줄어들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에는 한기가 번뜩였다.가족은 그의 약점이자 분노의 원천이었다. 건드리면 반드시 죽는다.오늘은 피바다를 이룰 각오가 되어 있었다.“그렇다면 조심해. 다치지 말고.”하수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안심해. 절대 다치지 않을게.”엄진우는 웃으며 말했다.“오빠!”엄혜우는 엄진우의 손을 잡아끌며 방으로 들어갔다.“솔직히 말해. 오빠의 원수들이 찾아온 거지? 그래서 갑자기 날 휴학하게 했고.”엄진우는 엄혜우가 상황을 알아차린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알아차렸으니 숨기지 않을게. 누군가 우리 가족의 소중한 행복을 파괴하려고 해. 너 같으면 용서하겠어?”엄진우는 무거운 어조로 물었다.엄혜우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그럼 약속해. 이따 엄마 잘 지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절대 나가지 못하게 막아. 너도 마찬가지야, 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엄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오빠... 다치지 않을 거지?”엄혜우는 갑자기 긴장한 듯 물었다.“걱정 마. 누구도 날 다치게 할 수 없어.”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엄혜우의 어깨를 두드렸다.엄진우의 차분한 눈빛을 보며 엄혜우의 불안한 마음이 안정되었다.“안심하고 다녀와. 엄마랑 난 집에서 오빠가 승리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릴게.”엄혜우는 웃으며 말했다.“엄마, 전우들이 곧 도착할 거야. 나가서 맞이할게.”방에서 나온 엄진우는 곧 집을 나섰다.“엄마 어디 가려고?”이때 엄혜우는 하수희가 신발을 신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갔다.“네 오빠의 전우들이 우리 집 근처에 왔는데 밥을 먹지 않더라도 내가 어른
“비켜. 우린 네 여동생만 데려갈 생각이야. 넌 임무에 포함되지 않았어.”그들 중 한 명이 차갑게 말했다.그 말에 엄진우의 분노가 폭발했다.“나도 네 에미를 데려가고 싶은데, 왜 네 에미를 데려오지 않았어?”엄진우는 망설임 없이 욕설을 퍼부으며 이 여덟 명의 호용위에게 체면을 주지 않았다.여덟 명의 호용위는 눈에 살기를 띠었다.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깊은 궁궐에서 자랐으며 외출할 때마다 전문 경호원의 호위를 받았다. 하여 그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자는 여태 없었다.물론 그들도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었다.그들에게 무례를 범한 자들은 지금쯤 묘비의 풀이 이미 3미터도 자라났을 것이다.“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구나.”말이 떨어지자마자 여덟 명이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었다.그는 이 호용위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교전이 시작되자마자 엄청난 소음이 발생했고 쾅쾅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이건... 이게 무슨 소리야?”집 안에서 하수희는 놀라며 물었다.“아마도 밖에 천둥이 치는 거 같은데.”엄혜우는 얼굴이 굳어지며 대답했다.“그럼 지금 이 소리는 뭐지?”바깥에서 몇 번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하하. 오빠가 전우들과 장난치고 있나 봐.”엄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장난치고 있는 게 맞았다.사실 엄진우는 그 건방지던 여덟 명의 호용위를 거의 죽일 정도로 때리고 있었다.그는 이 호용위를 장난치듯 다루고 있었다.“이 정도 실력으로 감히 어딜 찾아와?”엄진우는 그들을 내려다보며 경멸스럽게 말했다.여덟 명은 땅에 쓰러져 놀라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너... 도대체 누구야!”그 말에 엄진우는 고개를 저었다.정말로 온실에서 키워진 화초들이구나.“날 놀라?”호용위의 수준으로 볼 때 그의 존재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조금만 알아봐도 그가 북강의 명왕임을 알 수 있었다.이 사람들이 너무 자만하여 이 세상에 그들의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속아서 죽음을 자초했는지는
“내 구역에서 사람을 부르다니?”엄진우는 미소를 머금고 그들을 바라보았다.“네 구역? 웃기는군! 천하의 모든 땅은 왕의 땅이야. 창해시든 북강이든, 모두 우리 용국 궁정의 말을 들어야 돼.”그들은 엄진우가 두려워하는 줄 알고 땅에서 일어나 오만하게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격포를 실은 대형 트럭 여러 대가 도착했다.그 후 트럭에서 내린 포병들이 평지에 박격포를 설치하고 사격 각도를 조정했다.“이제 상황이 좀 알려? 내가 손을 한 번 휘두르면 네 집은 물론 이 아파트 단지 전체가 평지가 될 거야.”한 호용위가 싸늘하게 웃으며 협박했다.“사람 부르는 건 나도 할 줄 알아.”엄진우도 전화를 걸었다.“3분 내에 창해시에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불러와.”호용위들은 엄진우를 막지 않았다.오히려 그들은 엄진우에게 3분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때가 되면 엄진우를 도우려는 사람들까지 함께 처리할 생각이었다.곧 수십 대의 벤츠 차량이 도착해 멈췄다.그 후 차에서 내린 한 명 한 명의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엄진우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엄진우 님!”그들은 일제히 외쳤다.여덟 명의 호용위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더니 폭소를 터뜨렸다.“이게 네가 창해시에서 의지하는 사람들이야? 네가 생각하기에 이들이 박격포 한 발, 아니 두 발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수백 대의 차가 도착했다.이번에는 차에서 내린 수백 명이 각자 쇠 파이프를 들고 있었다.“엄진우 님, 애들 전부 불러왔습니다. 누구부터 처리할까요?”그들은 박격포의 섬뜩한 광경을 보자 갑자기 말을 멈췄다.“북경 명왕이 이제 이런 깡패들과 함께 어울리다니. 걱정 마, 포탄은 충분하니까. 오늘 네가 얼마를 불러오든 전부 처리해 줄게.”호용위가 비웃으며 말했다.이때 수백 대의 치안 차량이 도착했다.창해시의 모든 치안 병력이 단 3분 만에 집결한 것이었다.치안 대원들은 실탄을 장전하고 포병 부대를 완전히 포위했다.“반란이라도 일으킬 생각이야? 창해시의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