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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엄혜우는 베란다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었다.

도나은과 엄진우는 벌써 두 시간 넘게 단둘이 있었고 중간에 도나은은 그녀에게 소주를 사 오라고 시킨 뒤 계속 술을 마셨다.

“맙소사, 나은이 우리 오빠 제대로 취하게 할 작정인 것 같아.”

엄혜우는 엄진우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정말 취해서 도나은의 유혹에라도 넘어가면 어쩌나 싶었다. 그때면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바로 그때, 방 안에서 도나은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나은아!”

엄혜우는 사색이 되어 방으로 달려 들어가 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다.

“오빠! 그만해!”

그러나 실제로는 그녀의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엄진우가 도나은에게 손을 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나은이 나시 끈을 내리고 브래지어까지 벗어 던진 채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엄진우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왜 날 거부하는 거지? 나 안 예뻐?”

도나은은 이미 술에 떡이 된 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엄진우에게 매달리며 앙탈을 부렸다.

“너 나 사랑한다며? 근데 왜 날 버렸어? 나한테 키스해! 나 만지고 핥아! 빨리!”

그러자 엄진우는 엄혜우를 향해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친구 정말 대단하네.”

엄혜우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얘... 얘 평소엔 안 이래.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네가 나가고 맥주 열두 병에 소주 반병 마셨어. 내가 뭘 어쩌겠어? 그만 마시라고 했는데도 계속 마시잖아.”

엄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게다가 내 몸에 토했네. 혜우야, 네 친구 일단 방으로 옮기자.”

“그럼 오빠는?”

“난 괜찮으니까 소파에서 잘게. 하룻밤쯤은 참을 수 있어. 네 친구도 마음고생이 많은 것 같으니 푹 자게 해.”

엄진우는 다정하게 말한 뒤 도나은을 방으로 옮기고 다시 거실로 가서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도나은은 지난밤 일을 떠올리자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했다.

이때 엄혜우가 방으로 들어왔다.

“어젯밤 우리 오빠가 너 얼굴과 손발 다 닦아주고 이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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