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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미안, 자리가 좁아서 다리를 놓을 곳이 마땅치 않네?”

도나은은 이마의 머리카락을 넘기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엄진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생각했다.

뭔 개소리야? 자리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내 쪽으로 다리를 올려? 게다가 이 향수, 머리 아파.

엄진우는 무심한 척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두 사람 집이니까 난 상관없어.”

엄진우의 말에 도나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꽤 착한 척하네? 하지만 괜찮아. 남자의 본성을 드러내게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그녀는 엄혜우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엄혜우는 맥주 여섯 병을 엄진우 앞에 놓고 병따개로 하나하나 따며 말했다.

“오빠, 맥주나 마셔. 예전엔 내가 어리다고 같이 술 안 마셨잖아. 이젠 나도 성인이 됐으니까 우리 오늘 제대로 마셔보자. 취할 때까지.”

그러자 도나은도 맞장구를 쳤다.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마음이 넓다는 말도 있잖아. 진우 오빠, 나랑 같이 마셔. 오빠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데?”

그러자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술은 잘 못 마셔. 그러다 취할까 봐 걱정이네.”

“괜찮아. 그냥 즐기면서 마시는 거잖아.”

엄진우의 대답에 도나은은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술을 잘 못 마셔? 생각보다 일이 더 쉬워지겠네. 그렇다면 나이트의 여왕이 한 수 가르쳐줘야겠어.

셋은 거의 안주도 먹지 않고 빠르게 잔을 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맥주 수십 병을 해치웠고 술에 약한 엄혜우는 이미 술에 취해 얼굴이 붉어졌다.

“두 사람 마셔. 난 더는 못 마시겠어. 베란다에서 바람 좀 쐬고 올게.”

엄혜우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도나은은 몰래 미소를 지었다.

이젠 엄진우를 마음껏 상대할 수 있게 되었다.

엄진우도 안색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채 눈을 감고 숨을 돌렸다.

그러자 도나은은 속으로 그를 비웃었다.

역시 남매라 그런가, 두 사람 모두 주량이 젬병이군. 좋아, 그렇다면 지금부터 당신에게 내 진가를 보여주지.

그녀는 일부러 어깨끈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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