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윤여진이라니까.”엘리베이터를 타고 급히 올라가는 윤여진을 보며 고개를 젓던 임유환은 조명주와 최서우를 향해 말했다.“일단 차에 가서 기다릴까요?”그렇게 세 명이 함께 차가 주차되어있는 곳으로 향할 때 SUV 하나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들의 흰색 벤틀리 옆에 멈춰 섰다.차에 타고 있는 건 중년 여성이었는데 옆에 차가 있음에도 문을 힘껏 열어젖히다가 그들의 흰색 벤틀리에 부딪혀버렸다.그 세기가 약하진 않았던 터라 벤틀리의 조수석에 움푹 패여 들어갔고 선명한 스크래치도 나버렸다.하지만 중년 여성은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 문을 잠그고 자리를 뜨려 했는데 그 장면을 하필 임유환이 봐버린 것이다.문이 차에 부딪히는 소리가 하도 커서 멀리서도 너무 잘 들려왔다.이건 온라인에서만 보던 “차 문 킬러”와 전혀 다를 게 없었다.교양이 있는 차주들은 옆에 다른 차가 주차되어있다면 다들 문을 조심히 열어 다른 사람의 차를 파손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정상이었다.차 문은 생각보다 날카로워 세게 열어젖히면 옆에 있던 차에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어서 다들 조심하는 건데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은 내 차만 멀쩡하면 남의 차는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차 문 킬러”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지금 눈앞의 이 중년 여성이 정확히 그런 사람이었다.여자가 차 문을 잠그고 자리를 뜨려 할 때 임유환이 그녀에게로 다가가며 말했다.“저기요, 누가 차 문을 그렇게 열어요? 저희 차가 다 긁혀버렸잖아요.”벤틀리 조수석에 스크래치와 함께 엄지손가락만 한 홈이 생겨있는 걸 본 임유환이 따지듯 묻자 여자는 오히려 자신이 불쾌하다는 듯이 맞받아쳤다.“차를 내 옆에 댄 게 누군데, 그냥 차 문 연 것도 잘못이에요?”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 당당한 태도로 임유환 탓을 하는 여자를 보며 임유환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제가 차를 그쪽 옆에 댔다고요? 그리고 문을 그렇게 세게 여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세요 진짜?”억지 부리는 사람은 많이 봐왔지만 이 정도
“돈을 뜯어요?”여전히 당당한 태도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줌마를 향해 임유환이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말했다.“우선 이 차는 제가 아니라 제 친구 거고요.”“천만 원을 요구한 건 이번 기회에 잘 반성하고 앞으로는 차 문 조심해서 열라는 뜻이었어요.”“그리고 이 차가 지금 손해 본 가치만 해도 천만 원은 훌쩍 넘어요. 그러니까 보상금으로써는 엄청 적은 금액이란 소리죠.”특별제작한 이 벤틀리는 가격이 20억 가까이 되는데 수리를 하고 나면 적어도 1억 정도는 손해 보는 것이었다.비싼 차일수록 작은 스크래치에도 가격변동이 컸기에 임유환은 여자한테서 천만 원만 받고 나머지는 자신이 직접 윤여진한테 배상해줄 생각이었다.“어디서 거짓말이야!”하지만 여자는 임유환이 그냥 돈을 뜯어내는 거라고 확신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어디서 벤틀리야! 나는 그런 거 모르겠고 난 10만 원밖에 못 줘. 그게 적으면 한 푼도 안 줄 거니까 그렇게 알아!”여자의 말에 화가 난 임유환이 헛웃음을 터뜨렸고 조명주와 최서우도 다 같이 어이없어했다.그래서 조명주도 나서며 여자를 향해 한마디 했다.“아줌마, 차를 긁은 건 아줌만데 왜 이렇게 당당해요? 누가 보면 우리가 잘못한 줄 알겠어요.”“그리고 이건 원래 비싼 차거든요. 못 믿겠으면 보험사 불러서 배상 처리하시든가요.”“너도 얘랑 한패지? 아주 다들 내 돈 뜯어내려고 작정을 했네!”여자는 자신이 차를 잘 모른다고 어린 것들이 사기를 친다고 생각하며 더욱더 화를 냈다.여자는 이딴 차 문 하나 수리하는데 천만 원이나 든다는 걸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다.“아줌마, 못 믿겠으면 보험사 부르라니까요.”말도 안 통하는 여자와 계속 실랑이를 벌이기도 귀찮아진 조명주가 말하자 여자도 그 기세에 지지 않으려고 더 목을 빼 들며 소리쳤다.“보험사 부를 거야 당장! 그리고 너희들 사기죄로 경찰한테 다 신고할 거야!”조명주는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여자를 상대해주지 않았다.여자는 곧바로 보험사와 경찰에게 연락을 돌렸고
“아줌마, 인정할 건 인정해요 우리. 왜 이렇게 막무가내에요?”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는 장이화에 경찰들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선 이분의 차는 아줌마가 문을 너무 세게 열어서 손상된 게 맞고요.”“이건 백화점 CCTV에 아주 잘 찍혀있어요, 아줌마도 같이 봤잖아요.”“그리고 차량 손해배상금은 차량 회사와 보험사에서 제대로 책정해준 거예요. 제가 얼마라고 하면 얼마인 게 아니에요.”“그리고 이분의 차는 주차지정구역에 제대로 주차되어있고 아주머니한테 불편을 조성한 게 아니라서 차 문을 세게 연 아주머니가 모든 책임을 지셔야 하는 거예요.”“아니야! 말도 안 된다고요!”경찰의 자세한 설명에도 여전히 소리를 질러대는 장이화에 경찰들도 경고하며 말했다.“저희들의 판결에 의견이 있으시면 서에 가셔서 신고하세요. 하지만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시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아주머니 차를 끌고 갈 수밖에 없어요.”“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1억을 어떻게 줘요? 그렇게 비싼 차를 모는 사람들이 설마 수리할 돈이 없겠어요?”장이화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모든 책임을 임유환에게로 돌렸다.“다들 당신처럼 이렇게 비싼 차를 끌고 나오면 우리 같은 시민들이 살짝 긁기만 해도 전 재산을 다 날리는 거잖아.”그에 어이없어진 경찰이 나서서 말했다.“아주머니, 비싼 차를 끌고 나왔다고 해서 수리를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그리고 아주머니도 보험 있으시잖아요. 이런 건 어차피 보험사에서 해결해줄 텐데 왜 이러세요.”“그럼 다음 달부터 보험비 올라가잖아요!”목소리 크기로 승부를 보려 하는 장이화에 경찰은 고개를 젓더니 바로 최후통첩을 날렸다.“아주머니한테는 지금 두 개의 선택지가 있어요.”“1번은 교통경찰 팀에 가서 신고하는 거고요.”“2번은 바로 보험사에 연락해서 이 일을 해결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안 하시면 지금 바로 차 견인할 겁니다.”“당신들이 판결을 이상하게 내린 거야! 내가 지금 밖에 가서 사람 불러서 이거 수리하면 10만 원이면
“그래!”장이화가 이토록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건 임유환이 20억씩이나 되는 차를 끌고 자신의 차를 긁지는 못할 거라 확신해서였다.그런데 예상외로 SUV 보닛 앞에까지 다가간 임유환에 장이화는 살짝 겁먹은 채로 물었다.“너 뭐 하자는 거야?”하지만 장이화는 이내 임유환의 주먹이 아무리 강해봤자 철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안심했는데 이어지는 상황은 그런 장이화의 예상과는 전혀 반대였다.장이화를 보는 임유환의 눈에 한기가 스쳐 지나가더니 그는 바로 주먹을 들어 보닛을 세게 내리쳤다.그 세기에 보닛은 안으로 움푹 패여 들어가 버렸다.그 모습에 다들 깜짝 놀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장이화도 잠시 벙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찌그러진 자신의 소중한 차의 보닛을 보며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너 이 미친 새끼, 감히 내 차에 손을 대?!”“왜요? 아까는 차가 긁히거나 파손돼도 전혀 상관없다면서요?”“너... 너!”차가운 표정으로 저를 보며 말하는 임유환에 열이 잔뜩 오른 장이화는 경찰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이거 보셨죠? 이 자식이 제 차를 박살 내놨다고요! 저 돈 절대 못 물어줘요!”“봤어요. 하지만 그건 다른 문제죠. 아주머니는 아주머니가 배상하셔야 할 부분 배상하시고 이분도 따로 아주머니께 배상해 드리는 거예요.”“지금... 다 편먹고 나 괴롭히는 거죠!”법대로 말하는 경찰에 장이화는 몸을 부르르 떨며 화를 냈지만 임유환은 진작에 이런 결과일 걸 알고 있었기에 계속 장이화만을 바라봤다.임유환은 돈도 받아내고 화도 풀 생각이었다.장이화의 2천만 원쯤 되는 이 차는 보닛이 망가졌다 해도 백만 원쯤 배상하면 될 텐데 윤여진의 벤틀리는 1억의 배상금을 받아야 했다.“장 여사님, 저희는 법대로 하는 것뿐입니다. 아까 본인 입으로도 말씀하셨잖아요. 누가 본인의 차를 긁어도 상관없으시다면서요.”경찰들은 공무 집행 중이 아니었다면 임유환의 행동에 잘했다고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렇게 이기적인 사람한테
큰 파열음 소리와 함께 여자가 바닥에 내팽개쳐졌고 임유환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부서진 게 자신의 차였으면 참았겠지만 윤여진의 차이기도 했고 화를 풀려고 일부러 남의 차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는 여자의 인성에 단단히 화가 난 임유환은 참을 이유도 없었고 참고 싶지도 않았다.“아이고!”그때 땅에 엉덩방아를 찧은 장이화는 일부러 더 큰소리를 내며 고통을 호소했다.“여기 누가 사람을 때려요! 사람을 때린다고요!”“도덕도 없고 법도 없는 사람이에요! 순경님, 이거 보고만 있으실 거예요?”장이화는 바닥에서 발을 구르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난 못 봤어요.”“저도요.”하지만 장이화를 아니꼬워했던 경찰들은 이렇게 맞은 것도 다 인과응보라며 하나같이 모른 척을 했다.“어디서 사람을 때려요? 왜 나는 안 보이죠?”다른 사람의 차를 긁어놓고 오히려 배상을 못 한다고 떼를 쓰는 여자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다른 구경꾼들도 입을 모아 모르쇠를 하기 시작했다.당사자가 아닌 그들도 당장이라도 달려가 장이화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다들 속으로는 통쾌해하고 있었다.“이봐요!”하나같이 모른 척을 해대는 사람들에 열 받은 장이화가 소리를 질렀지만 경찰은 그녀의 말을 자르며 단호하게 말했다.“여사님, 고집 그만 부리시고 얼른 일어나서 일부터 처리하세요.”“순경님, 이놈이 아까 저를 때려서 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검사부터 해야겠어요. 그리고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받을 거예요.”“이분이 때렸는지 안 때렸는지는 저희도 모르겠고요, 여사님은 방금 난폭운전을 하셨어요. 그 장면은 저희의 기록 카메라에 정확히 찍혀있으니까 지금 저희와 함께 서로 가셔서 조사받으셔야 해요.”“내가 난폭운전이라고요? 정말 웃기는 양반들이네!”경찰의 단호한 말을 들은 장이화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저놈이 사람을 때린 건 다 같이 묵인하면서 나는 그깟 운전 좀 했다고 지금 경찰서로 끌고 가겠다는 거예요?”“이 차의 스크래치가 나 때문에 생긴 건지 아닌지는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매혹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가 사람들 틈으로 걸어 나왔다.“이분은... 윤씨 집안 아가씨잖아!”사람들은 한눈에 윤여진을 알아보고 입을 틀어막았다.“진짜 윤씨 집안 윤여진 아가씨네!”“아까 저 차가 아가씨 차라고 하신 거 맞지?”“진짜면... 저 여자 큰일 났는데.”얼굴을 굳히고 자신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윤여진에 장이화는 심장이 벌렁거려 두려운 눈으로 눈앞의 윤여진을 올려다봤다.“윤... 윤여진 아가씨!”연경에서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집안들이 있었는데 윤씨 집안이 그중 하나였다.“당신이 일부러 내 차를 이렇게 만든 건가요?”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묻는 윤여진에 장이화는 떨리는 손으로 임유환을 가리키며 말했다.“아가씨... 아가씨 차 였어요? 저놈 차가 아니라요?”“저긴 내 친구고요.”“이 차 주인은 접니다.”윤여진의 말에 장이화는 침을 꿀꺽 삼켰고 다리를 덜덜 떨었다.“여진아, 미안해. 네 차가...”새 차가 볼품없이 망가진 모습을 보며 임유환이 난감한 듯 말했지만 윤여진은 미소로 화답하였다.“유환 오빠, 사람만 안 다치면 됐죠 뭐. 그리고 이건 오빠 잘못도 아니잖아요.”윤여진은 차는 한 대가 아니라 열대, 백 대가 망가진다 해도 상관없었지만 감히 임유환을 모욕하고 기분 좋았던 하루의 마무리를 망친 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아가씨, 이 차가 아가씨 소유이신 가요?”연경에서 윤여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기에 경찰들도 바로 공손하게 다가오며 물었다.“네.”“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아시겠죠?”“네, 아가씨!”그에 윤여진이 다시 차가운 말투로 대꾸하자 경찰들도 심장이 철렁하여 바로 대답을 하고는 장이화를 보며 말했다.“장 여사님은 난폭운전 혐의로 지금 당장 저희와 함께 서로 가주셔야겠습니다.”아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경찰들의 말투에 장이화는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이대로 경찰서에 가게 된다면 죄목이 성립되는 것이기에 구류나 징역은 절대 피할 수가 없었다.그
차디찬 윤여진의 미소를 본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차오르는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장이화도 마찬가지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며 몸이 떨려왔다.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윤여진이 다시 경찰들을 향해 말했다.“저 여자분이 제 차를 일부러 들이받는 장면이 찍힌 영상은 저분 보험회사에 바로 보내주세요.”“네, 아가씨.”윤여진이 이런 방법을 생각해냈다는 것에 놀란 경찰들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그리고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장이화도 원래도 창백하던 얼굴이 점점 더 빛을 잃어갔다.운전자가 주관적인 판단으로 자신의 차나 다른 사람의 차를 쳤을 때는 대부분 보험사기로 간주하여 보험사에서 배상을 거절할 권한이 있었다.그 말인즉 윤여진의 벤틀리를 들이받아서 생긴 모든 파손에 대해서는 직접 배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었다.차 문이 살짝 긁힌 걸로도 1억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었는데 이건 앞 범퍼가 아주 박살이 난 정도이니 배상금이 적어도 6억 정도는 나올 텐데 그러려면 장이화의 전 재산을 전부 털어도 간당간당한 수준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장이화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리고는 머리도 더 이상 어지럽지 않았고 몸에 힘이 풀리지도 않는지 바로 벌떡 일어나더니 윤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발 한 번만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전에 장이화가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건 보험사의 배상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의 차는 어차피 중고라 2천만 원 정도이기에 긁힌다 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며 배상을 바라는 임유환과 어린 것들을 열 받게 하려고 저지른 짓이었는데 그 차주가 윤여진이라면 말이 달라지는 것이었다.윤여진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는데 하필 그런 사람의 차를 박살 내버렸으니 윤여진의 명령 하나면 장이화는 이 자리에서 당장 죽을 수도 있었다.윤여진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만한 권력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지금 장이화가 할 수
“안돼요 아가씨! 제발 저한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이 차가 아가씨 것인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정말 반성 많이 했습니다, 진짜예요!”거금의 배상액과 앞으로 닥칠 징역에 두려워 난 장이화는 정말 허리를 구십 도로 접으며 사과를 했다.“기회는 아까 유환 오빠가 준 걸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여사님이 소중하게 여기지는 않으셨지만요.”윤여진은 장이화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처음에는 임유환도 사과만 받고 보내려고 했는데 잘못을 한 사람이 도리어 역정을 내며 차를 몰고 도망까지 가려고 해서 임유환도 어쩔 수 없이 잡은 건데 거기서 미친 사람처럼 물고 늘어진 건 장이화였다.경찰이 오고 나서도 판결에 불복하며 보복 운전을 하여 최서우까지 다치게 할뻔한 걸 보면 이기적이고 악랄한 그 속내를 알 수 있었기에 윤여진은 지금 그녀가 하는 사과가 진심이 아니라 그냥 처벌이 두려워서 하는 사과임을 한 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장이화가 사과를 하면 할수록 윤여진은 마음이 약해지기는커녕 더 차가운 말투로 장이화를 몰아붙였다.“그렇게 가짜 사과할 필요 없어요. 받아주지도 않을 거고 받고 싶지도 않아요.”“저는 그냥 장이화 씨한테 받아야 할 배상만 제대로 받을 생각입니다.”“내 말 똑똑히 기억해요. 시간 끌면 당신만 손해에요, 우리 윤씨 집안에 당신 하나 상대할 방법은 많고 많으니까.”차야 윤씨 집안 재력으로 얼마든지 더 많이 살 수 있었지만 윤여진은 장이화가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주고 싶었기에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한편 윤씨 집안 아가씨의 단호한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숨을 들이마시며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윤여진인가 싶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다들 이런 이기적인 여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는 통쾌해하고 있었다.“여긴 순경님들께 맡길게요. 저랑 제 친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경찰에게 인사를 한 윤여진은 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