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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하나는 나나의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세 사람이 장희령에 대한 논의를 펼치던 그때, 장희령은 VIP 통로의 CCTV 자료를 보고 있었는데, 그 영상에는 이서의 곁에 서 있는 하이먼 스웨이가 분명히 찍혀 있었다.

추측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으나, 희령은 여전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심가은 씨가 윤이서랑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이 만나는 걸 허락했을 리가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던 희령이 또 한 번 가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끊임없이 가은에 대해 생각하던 그녀가 지엽을 떠올렸다.

‘소지엽 씨랑 가은 씨는 지금 같은 곳에 있어.’

‘그리고 가은 씨는 소지엽 씨에게 자주 매달렸을 거고...’

‘그래, 그 남자에게서 가은 씨의 행방에 대한 열쇠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핸드폰을 꺼낸 희령이 천천히 지엽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녀는 심동을 따라간 이후로 한 번도 그에게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심동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두려웠고, 자신의 생각이 깊어질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

잠시 고심하던 희령이 마침내 용기를 내어 지엽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화기 너머에서 지엽의 멋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그의 목소리는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피곤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저예요.”

희령이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누르며 말했다.

“장희령, 저 기억해요?”

그녀조차도 자신의 말에 서린 기대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네.]

지엽이 다리를 꼬았다.

[무슨 일이죠?]

“그렇구나...”

희령은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

“가... 가은 씨랑 연락이 안 돼서요.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죽었어요, 그 여자.]

지엽이 심란한 어투로 말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며칠 전에.]

그는 불과 어제 이서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을 겪었는지 알게 되었다.

제자리에 얼어붙은 희령은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

“뭐라고요?”

‘가은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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