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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이서는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났고, 하나와 함께 새 회사에 도착했다.

화려하게 꾸며진 윤씨 그룹을 본 이서는 꿈속을 걷는 것만 같았다.

이서는 과거의 윤씨 그룹에 대한 기억이 없었으나, 지금의 윤씨 그룹은 그녀의 부모님이 묘사한 것과 똑같았다.

이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바닥의 벽돌 하나마저도 귀중하고 값지게 보이도록 했다.

‘부모님과 주주분들도 늘 과거를 그리워하셨었는데...’

“엄마 아빠도 내가 다시 윤씨 그룹을 되찾은 걸 알면 아주 기뻐하시겠지?”

이서가 문득 윤재하와 성지영 이야기를 꺼냈다.

순간, 하나의 안색이 바뀌었다.

‘이서가 형부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이 이야기도 말해도 되겠지?’

“이서야, 그동안 많은 일이 있으면서 사람들이 좀 변했어. 너희 부모님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이서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리고 뭐?”

곰곰이 생각하던 하나가 입을 열었다.

“됐어, 너무 깊이 알 필요 없어. 그냥 너희 부모님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만 기억해 둬, 나 믿지?”

이서의 텅 빈 머릿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나쁜 기억이 전혀 없었으나, 그녀는 하나에 대한 굳은 신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알았어.”

이서를 바라보던 하나가 어떠한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아쉽지만 지금의 윤수정은 식물인간이 되어서 이서의 신분에 대한 수수께끼를 설명할 수 없어.’

‘게다가 기억을 잃은 이서를 함부로 자극해서도 안 될 일이고...’

‘그래, 도대체 이서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내가 철저히 알아보는 거야!”

두 사람이 건물의 최고층에 도착하자, 하나가 이서에게 소희를 소개했다. 이서는 소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는데, 자신이 없는 시간 동안 소희 혼자서 버텼다는 것을 들은 그녀는 감격스럽다는 듯 소희의 손을 잡았다.

소희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자, 계속 이렇게 입구에 서 있을 수는 없잖아? 주주분들께서 기다리고 계실 텐데 얼른 들어가 봐.”

이서와 소희를 회의실로 밀어 넣은 하나는 문밖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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