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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고개를 든 지환이 이서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무의식중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이서는 지환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한데 만져봐도 될까요?”

그녀가 급히 말을 덧붙였다.

“절대 훔쳐보지는 않을게요. 그냥... 만져만 보고 싶어요.”

소녀의 눈에 비친 갈망을 본 지환은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침대 옆에 있는 안대를 들어 올렸다.

“정말 훔쳐보지 않을 거야?”

“절대 훔쳐보지 않을 거예요!”

이서가 네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맹세할게요!”

지환이 말했다.

“그럼 안대 좀 써볼래?”

“좋아요.”

이서가 지환이 말한 대로 얌전히 안대를 썼다.

지환은 이서가 준비가 된 것을 보고서야 가면을 벗었다.

“이제 됐어요?”

조용히 1분을 기다린 이서가 물었다.

지환은 기다리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그가 허리를 굽혀 이서와 눈높이를 같게 했다.

“자.”

이서가 손을 내밀어 기억 속의 높이를 따라 지환의 얼굴을 만졌다.

그녀가 손을 들어 올린 순간, 지환의 콧대가 만져졌다.

‘와, 콧대가 정말 높으시구나.’

이것이 이서의 첫 번째 생각이었다.

잠시 후, 그녀의 손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고, 곧 지환의 입술에 다다랐다.

그의 탐스러운 입술은 이서가 지난번 지환과 키스를 나누었을 때의 느낌을 단번에 떠올리게 했다.

그녀의 귓불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지환은 이서의 사소한 변화를 모두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특히 그녀의 빨간 귓불은 두 사람의 아름다운 추억을... 꿈틀꿈틀 되살아나게 했다.

“이서야, 됐어?”

지환의 목소리를 낮고 자성적이었으며,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깊은 밤의 위험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서가 말했다.

“아직이에요, 눈은 아직 안 만졌잖아요. 잠시 눈 좀 감아주시겠어요? 사실,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장 궁금했거든요.”

“눈은 평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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