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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고민하실 필요 없어요.”

이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제가 선생님께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니까요.”

“이서야...”

“제 곁에 남아주세요. 저는 전혀 두렵지 않으니까... 제발, 제발 남아주세요.”

이서가 지환의 팔을 힘껏 잡았다.

“안돼.”

굳은 결심이 무너져 내릴까 봐 두려웠던 지환이 거세게 고개를 내저었다.

“이서야, 안돼... 넌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될 거야...”

“저는 두렵지 않아요, 저는 정말 괜찮다고요...”

이서의 눈동자에는 애원이 서려 있었다.

“H선생님, 제발요... 선생님께서 이대로 저를 떠나시면, 저는 밤낮으로 고통스러울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제 곁에 남아주세요. 선생님과 함께라면 찰나의 고통만 겪으면 될 뿐이잖아요.”

이 말을 마친 이서가 쓸쓸하고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제 곁에 남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선생님 생각은 어떠신데요?”

이서의 쓸쓸한 미소를 본 지환은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리는 듯했으며, 그곳에서 새빨간 선혈이 콸콸 흘러넘치는 것만 같았다.

“이서야, 우선 이것 좀 놔줘.”

이서가 거절하려던 찰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서 잘 생각해 볼게.”

이서는 그제야 순순히 지환의 손을 놓았다.

“그럼 잘 생각해 보시고 대답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겪을 고통이 아니라 제 마음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지환이 아무렇게나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섰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는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낀 두 사람이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온몸이 위축된 것을 본 두 사람이 목청을 돋우며 말했다.

“왜 그래? 대체 무슨 일이야? 이서한테 문제라도 생긴 거야?”

지환은 고개를 살짝 내저을 뿐,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에게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어서 말해봐, 정말 답답해 죽겠구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는 그동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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