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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이서가 불안을 느끼는 아이처럼 붉은 입술을 살짝 내밀고 지환을 바라보았다.

“꼭 돌아오셔야 해요.”

그녀의 안쓰러운 모습을 본 지환은 차마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입구에 도착하자, 하인은 즉시 의자를 들고 왔고, 이서가 두 사람을 편히 볼 수 있도록 창가에 자리를 잡아 주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입구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심하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말해보세요, 지금 도대체 어떤 상황인 겁니까?”

먼저 침묵을 깬 지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행여나 이서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못하게 하려는 듯했다.

마이클 천이 입술을 오므렸다.

“솔직히... 이서 아가씨의 상태는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최면 치료를 하면 당분간의 기억은 잃게 되겠지만, 서서히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의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인 하씨 가문 어르신의 사망에 관한 부분도 뇌의 자가 보호 기능을 통해 걸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렇게 되면 아가씨께서 언젠가 모든 것을 기억해 내더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아가씨가 겪은 진실들은 이미 미화되고 걸러진 기억이 되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상황은 좀...”

“저도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저도 최후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지환이 분노를 터뜨리며 마이클 천의 멱살을 잡았다.

“최면, 그리고 전기 충격도 다 선생님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모르겠다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심리학 전문가조차 이런 태도를 보이면...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겁니까?!”

마이클 천이 멋쩍게 웃었다.

“대표님, 심리학은 원래 복잡한 학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의사일 뿐이지, 신선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환이 눈을 가늘게 떴다.

마이클 천이 얼른 말했다.

“대표님,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서 아가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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