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5화

작가: 시해나
이미 동요되었던 지환의 마음은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의 권유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몸을 돌린 지환이 2층의 열린 문을 바라보았는데, 그 문을 통해 간절히 고대하고 있는 이서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자, 그의 발걸음은 절로 빨라졌다.

방으로 들어선 지환은 이서의 근처에 이르러서야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늦추었다.

돌아온 그를 본 이서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해졌다.

“H선생님...”

지환이 손끝으로 이서의 입술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결정했어, 네 곁에 남기로.”

이 말을 들은 이서의 아름다운 눈동자 반짝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웃음이 만연한 그녀의 눈동자를 본 지환이 모질게 말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무슨 조건이요?”

이서가 물었다.

그녀가 기대할수록 지환의 마음은 더욱 괴로워졌다.

“내 진짜 이름을 듣고도 후유증이 일으키지 않는다면... 네 곁에 남을게.”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이서는 정신이 멍해졌다.

‘그래서 여태 진짜 이름을 밝히지 않으셨던 거야?’

‘그게 아주 중요한 거라서?’

‘어쩌면 H선생님의 진짜 이름을 들으면... 내가 고통에 몸부림치게 될지도 몰라.’

이서가 대답하지 않자, 지환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두려운 거야?”

“이서야, 두려우면 거절해도 돼.”

이서가 몸을 꼿꼿하게 세우며 말했다.

“누가 무섭다고 했어요? 저는 괜찮을 거라고요!”

지환은 두려운 기색이 전혀 없는 이서를 보면서 더욱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몸을 일으킨 지환이 고개를 돌리며 이서의 시선을 피했다.

“그럼 잘 들어, 내 이름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던 이서는 이불 속에 숨겨진 손으로 허벅지 안쪽의 살을 한사코 쥐었는데, 물밀듯 밀려오는 통증은 지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할 수 없게 했다.

이서는 아파 죽을 지경인데도 이를 악물고 버티며 줄곧 스스로를 상기시켰다.

‘꼭 버텨야 해, 꼭.’

“하지환이야.”

이 세 글자를 들은 이서의 머릿속에는 폭풍우와 비바람이 치는 듯했고, 숨이 멎는 것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66화

    이서가 지나치게 뚜렷한 시선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마른침을 삼키며 침묵을 지키던 지환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그래...그래.”이서는 그제야 안심하고 눈을 감았다. 그녀의 콧방울에 맺힌 식은땀을 본 지환은 심장이 조여오는 듯했고, 손을 떨며 이서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지환의 마지막 선택을 본 마이클 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전혀 예상이 가질 않아.’‘기왕 이렇게 된 이상... 대표님께서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게 더 낫겠어.’ ...“두 사람, 이제 귀국할 생각이야?”소파에 앉은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거의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며칠 간의 휴식을 가진 이서는 이미 기력을 회복했으며, 지환이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그녀를 돌보는 동안 더 이상 자극을 받아 기절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환이 마이클 천의 말을 상기시켰다.“아무래도 이서 아가씨의 한계치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과거의 인연이나 기억을 언급하는 게 그녀의 민감한 신경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었다면, 지금은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 많이 접촉하면서 눈에 띄게 호전된 거죠.” “아마 대표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그동안 대표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대표님에 대한 한계치가 많이 높아진 거죠. 대표님의 진짜 이름을 알고도 버틸 수 있었던 걸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아마... 조만간 이서 아가씨의 앞에서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네, 귀국할 생각이에요.”이서가 말했다.“엄마, 그리고 스웨이 작가님, 두 분도 그날 대회장 밖의 상황을 보셨겠지만... 저희 손에 인질이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순조롭게 집에 돌아올 수는 없었을 거예요.”이서는 아직도 지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지환과 마찬가지로 가면을 쓰고 있어서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남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그 느낌은 지환 선생님과는 완전히 다른 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67화

    두 사람은 이 말을 끝으로 곧바로 결정을 내렸는데, 옆에 있던 이서와 지환을 할 말을 잃었다.“스웨이 여사, 지난번에 H국의 4대 가문 안에 스웨이 여사의 딸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번 기회에 진짜 딸을 찾을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우리가 같이 꼼꼼히 알아봐 줄 수 있으니까요.” 딸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하이먼 스웨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정말 진짜 딸을 찾을 수 있을까?’ 하이먼 스웨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간파한 배미희가 좋은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요, 이번에는 진짜 딸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스웨이 여사, 우리 상언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잊은 거예요?”“이번 DNA 검사는 절대 문제가 없을 거예요.”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힐끗 바라보았다. ‘애초에 이서도 DNA 검사 결과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었는데...’‘하지만 지금의 이서는 기억을 잃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해.’‘이서가 기억을 잃지만 않았더라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그래요, 그럼 H국으로 갈 준비부터 해볼까요?”이 말을 마친 두 사람은 곧바로 각자의 방으로 향하여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행동력은 이미 귀국을 결정한 이서와 지환보다도 더 적극적이었다. 귀국을 결정한 이서가 이 소식을 하나에게 알려주었다. 이 소식을 들은 하나와 소희, 그리고 나나는 매우 기뻐했는데, 특히 소희가 그러했다.‘이서 언니가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귀국하겠다는 걸 보면 언니한테 자기만의 생각이 생긴 게 분명해!’ ‘그동안은 이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하은철이 눈에 띄게 날뛰지 않았지만, 또 언제 갑자기 발톱을 드러낼지 모를 일이잖아?’ 은철을 떠올린 소희는 끓어오르는 경멸감을 느꼈다. ‘이전에는 하은철이 명망 높은 하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이서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고, 자신의 삼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미친 듯이 보복하는 구질구질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68화

    하지만 뒤에 있던 지환이 이서를 부축한 덕분에 그녀는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 역시 한쪽으로 밀려났는데, 그들은 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그들은 밀었던 사람이 경호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소란스러운 방향을 향해 시선을 옮긴 그들은 경호원들이 어떤 스타를 위해서 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았으며, 입구로부터 들려오는 팬의 미친 함성을 들을 수 있었다!“아아악! 희령! 희령!”하이먼 스웨이는 유명한 극작가였기 때문에 많은 스타들이 그녀의 작품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겼다. 이를 알고 있던 배미희가 바삐 하이먼 스웨이에게 물었다.“스웨이 여사, 제법 유명한 스타인가 본데, 누구길래 저렇게 인기가 많은 거예요?”하이먼 스웨이는 이미 수많은 팬들의 미친 함성을 통해 그녀가 누구인지 알게 된 참이었다. 게다가 장희령은 일찍이 그녀에게 가은을 가족으로 인정하라고 한 사람이었기에 하이먼 스웨이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할 리는 없었다. “한물간 배우예요.”하이먼 스웨이가 희령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했다. 이 말을 들은 배미희가 어이가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한물간 배우가 저렇게 크게 겉치레한다고요? 저렇게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국제적인 톱스타인 줄 알겠어요.”두 사람이 희령에 관해서 이야기하던 찰나, 장희령이 득의양양하게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 가은이 심씨 가문의 일원이 된 이후로, 심씨 가문의 두 어른은 딸을 찾는 데에 온 신경을 쏟았기 때문에 자연히 그녀와 심동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희령은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 이상,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하이먼 스웨이 작품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지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모든 일이 순조로운 셈이었기에, 그녀는 득의양양할 수밖에 없었다. 단지...이서와 지환의 곁을 지나던 희령은 지금 외국에 있어야 할 이서가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뭐야, 내가 잘 못 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69화

    매니저는 이해할 수 없었다.“령아, 그게 왜 필요한 거야?” “뭘 그렇게 자세히 물어봐?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잖아!” 매니저는 차가 일정 거리를 벗어나기를 기다린 후에야 차에서 내려 공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희령에 관한 파문의 영향을 받은 이서의 일행도 공항 입구에 다다랐다. 상언과 하나는 이미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들을 발견한 하나는 흥분하며 두 손을 흔들었다. 이서 역시 격동되어 빠른 걸음으로 하나에게 다가갔다.두 사람은 보름간 만나지 못한 것이 다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그녀들을 지켜보던 상언이 지환을 안으며 말했다.“잘 선택했다, 지환아.”상언이 말은 이서의 곁에 남기로 한 지환의 결정을 두고 한 것이었다. ‘어쨌든 좋은 일이 하나 생긴 셈이야.’ “녀석아, 이 엄마는 안 보이고 지환이만 보이는 거야?”배미희가 서운한 듯이 말했다. 이서가 지환의 진짜 이름을 받아들인 후부터, 배미희는 이서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지환의 진짜 이름을 불렀다. “엄마, 나오자마자 저랑 눈이 마주치셨잖아요. 우리 모자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어서 따로 인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라고요.”“말이나 못 하면.”하나에게 다가간 배미희가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나 씨, 솔직히 말해봐요. 그동안 상언이가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하나의 안색이 약간 붉어졌다.“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하나의 볼이 붉어지는 것을 본 배미희는 상언과 하나의 관계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 안색이 저렇게 밝아진 거겠지?’“아니면 됐고요.”상언을 바라본 배미희가 그의 경고를 떠올리며 결혼을 재촉하는 말을 간신히 삼켰다. “아이고, 여기서 이렇게 서 있지만 말고 어서 이동하는 게 낫지 않겠니?” 이서와 하나가 못다 한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배미희가 상언을 끌고 다른 차에 올랐다. 그녀는 차에 오르자마자 상언에게 물었는데, 옆에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70화

    그들은 함께 호텔에 가서 식사하고 각자의 휴식처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환은 지금 당장 이서를 데리고 그들이 과거에 머물던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당분간 호텔에서 묵어야 할 것 같아.’하나는 지환의 의견을 물어본 후에야 이서를 끌고 MH그룹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내가 MH그룹을 인수했다고?!” 이서는 1년 전의 일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MH그룹이 윤씨 그룹을 밀어내고 4대 가문이 되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정말 내가 MH그룹을 다시 인수했다고? 말도 안 돼!’ “내가... 정말 그렇게 대단했다고?”이서가 하나의 옷자락을 잡으며 물었다.“하나야, 어서 말해 봐. 내가 어떻게 MH그룹을 인수할 수 있었던 거야?”하나는 이서에게 아무런 이상한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대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녀가 입 밖으로 꺼내는 모든 것은 진실이 아니었으며, 약간의 거짓이 가미된 것이었다. “네가 윤씨 그룹의 대표가 된 이후에 윤씨 그룹을 크게 발전시켰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MH그룹을 인수할 돈이 생겼던 거지.” 하나가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이서가 자신의 거짓말을 믿을 수 있도록 했다.이서가 물었다.“정말... 내가 그렇게 대단했다는 거야?” ‘아직도 믿기지 않아.’ 하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어휴, 정말 그렇다니까? 네가 못 믿을 줄 알고 내가 모든 증명서를 가져왔어.” 하나가 두꺼운 자료 더미를 이서 앞에 밀어 보였다. 찬찬히 그 자료들을 살피던 이서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지난 1년을 정말 알차게 보냈었구나...”이서의 말을 들은 하나는 꽤 감개무량했다.“그래.” ‘확실히 알찬 1년을 보냈었지.’‘한 남자도 만났고...’“그래, 지난 일을 회상하는 건 이 정도면 됐어. 사실 내가 너한테 그런 걸 말해줬던 건...”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 나갔다. ‘형부도 이서의 현재 상황을 모르겠다고 하셨어. 그리고 만약 지난 이야기를 꺼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71화

    기억을 잃기 전의 이서라면 이런 큰 회사를 관리할 자신감이 없었을 것이었다. 하나가 소희에게 건네받은 자료를 이서에게 주었다. “모두 큰 회사들이야. 만약에 그들이 윤씨 그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큰 손실을 겪게 될 거야.” 이서가 자료를 힐끗 보았다. ‘다 유명한 회사들이잖아?’ 그 회사들은 각 분야의 제일가는 회사였으며, 그 분야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하씨 가문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일 뿐이었다. 그래서 하은철의 압력을 받은 그들은 꼬리를 내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그래... 충분히 그럴만하지.’ 이서가 자료를 꼼꼼히 훑어보는 것을 본 하나가 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호텔 아래층에서 하나를 기다리던 소희와 나나가 그녀를 맞이해주었다. “어떻게 됐어요? 이서 언니랑 회사 이야기는 좀 해보셨어요? 별일 없었던 거예요?”두 사람의 마음은 아주 뒤숭숭했다. 하나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응, 지금은 자료를 훑어보는 중이야.”들뜬 소희가 나나를 바라보았는데, 나나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었다. “그럼 이서 언니가 직접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된 거야?”소희가 물었다.“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그 회사들이랑 계속 합작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것 같아.”“소희야,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며칠 동안은 이서의 상태를 지켜보는 게 어떨까?”“그래, 알겠어.”소희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복잡하던 마음이 조금은 해결된 것 같아.’‘단지...’“왜, 또 뭐가 문제야?”아랫입술을 깨문 채 침묵을 지키던 소희가 겨우 입을 열었다.“하나 언니, 이번에 이서 언니랑 형부만 돌아온 거야?”그녀의 쑥스러운 표정을 본 하나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임현태 씨는 같이 안 온 거냐고 묻고 싶은 거지?”속마음을 들킨 소희가 즉시 머리를 숙였다. “이 선생님이 그러시더라.”하나가 말했다. “임현태 씨도 오실 거래. 하지만 언제 오시는지는 잘 모르겠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72화

    하나는 오랫동안 직장에서 일해 오면서, 세상 사람들의 일부는 이유 없이 못된 짓을 하고, 직장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몇 번이나 촬영 현장에 방문하여 제작진을 마주한 그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다양한 문제와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상대방이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사람을 대하고,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유명한 사람은 공손하게 대하는 반면, 훌륭한 명성과 배경 없는 사람에게는 각종 힘든 일과 지저분한 일을 시키며 비참하게 하는 것이 그들의 특기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약간의 유명세를 가진 사람도 자신보다 더 유명한 사람을 만나면 주눅 들기 일쑤였다. “장희령이 그런 거야?”나나가 이번에 들어간 작품은 희령과 함께 촬영하는 것이었다. 사실, 하나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최근 희령이 과도하게 날뛴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그녀의 배후에는 심씨 가문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하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함께 지원하려는 연예인이 없었다. 그래서 이서가 나나를 지원하려던 것이었는데, 이서가 기억을 잃으면서 모든 일이 보류된 것이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나나가 잠시 인기를 끌었을 뿐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예전처럼 뜨겁지 않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4대 가문 중에 한 가문만이 지원력을 쏟을 수 있었고, 연예계의 지원도 모두 희령에게 쏠렸다. 그녀는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다른 스타들은 그녀를 보면 길을 돌아가야 할 정도였다.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을 들은 하나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떻게 다치게 된 건지 당장 말하지 못해?!”나나의 옷깃을 붙잡은 그녀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나나를 보내주지 않을 기세였다. “장희령 씨가 제가 이전에 무술을 연마했다는 걸 알고 있더라고요... 차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973화

    하나는 나나의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세 사람이 장희령에 대한 논의를 펼치던 그때, 장희령은 VIP 통로의 CCTV 자료를 보고 있었는데, 그 영상에는 이서의 곁에 서 있는 하이먼 스웨이가 분명히 찍혀 있었다. 추측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으나, 희령은 여전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심가은 씨가 윤이서랑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이 만나는 걸 허락했을 리가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던 희령이 또 한 번 가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끊임없이 가은에 대해 생각하던 그녀가 지엽을 떠올렸다. ‘소지엽 씨랑 가은 씨는 지금 같은 곳에 있어.’‘그리고 가은 씨는 소지엽 씨에게 자주 매달렸을 거고...’ ‘그래, 그 남자에게서 가은 씨의 행방에 대한 열쇠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핸드폰을 꺼낸 희령이 천천히 지엽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녀는 심동을 따라간 이후로 한 번도 그에게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심동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두려웠고, 자신의 생각이 깊어질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 잠시 고심하던 희령이 마침내 용기를 내어 지엽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화기 너머에서 지엽의 멋진 목소리가 들려왔다.다만 그의 목소리는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피곤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저예요.” 희령이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누르며 말했다.“장희령, 저 기억해요?”그녀조차도 자신의 말에 서린 기대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네.] 지엽이 다리를 꼬았다.[무슨 일이죠?]“그렇구나...” 희령은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가... 가은 씨랑 연락이 안 돼서요.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죽었어요, 그 여자.] 지엽이 심란한 어투로 말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며칠 전에.]그는 불과 어제 이서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을 겪었는지 알게 되었다. 제자리에 얼어붙은 희령은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뭐라고요?” ‘가은 씨가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