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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하이먼 스웨이는 친구들끼리 얼굴 보는 것보다, 자기 딸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재벌가 아니면 권세가들이었다. 이 사람들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건 심가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일인 셈이니.

어휴, 세상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예전 같으면 이런 목적성을 띤 모임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바로 하이먼 스웨이였다.

지금은 자신의 딸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연줄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배미희는 이서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뒷배 믿고 교만한 심가은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서는 너무 겸손하다. 지난번에 그녀가 친구를 손님으로 초대하지 않았으면 아마 다들 이서라는 인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이씨 집안 손님이라는 권세를 믿고 나대거나 사람을 무시한 적도 없다.

지환이 이서를 그렇게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제가 쓴 글을 작가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난번 하이먼 스웨이의 강연을 듣고, 이서는 재미 삼아 써보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문사가 샘솟듯 솟아 사흘도 안 되어 만여 자를 써냈다.

이상하게도 마치 이전에 썼던 것처럼 술술 써졌다.

그런데 이서의 기억 속에서... 그녀는 글 쓰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다.

“썼어, 이렇게 빨리?”

배미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마침 잘됐네, 내가 갖고 가서 보여 줄까?”

“좋아요.”

이서는 컴퓨터에 있는 파일을 복사해서 배미희에게 건넸다.

배미희의 말에 따르면 이서는 이전에 스웨이 작가와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서의 기억 속에서 하이먼 스웨이를 처음 만난 건 지난번 이씨 가문의 바비큐 파티에서였다.

그래서 줄곧 경솔하게 자신의 작품을 들고 가르침을 청하지 못했다.

지금 배미희가 다리를 놔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감사합니다, 엄마.”

“아이고...”

엄마라는 소리에 배미희는 심신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

곧 토요일이 다가왔다. 임하나는 아침 일찍부터 침대에 앉아 캐리어 안의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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