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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이씨 저택 앞.

이서가 차량 제공을 요구하자, 입구의 경호원은 다급했다.

“아가씨, 사모님이 외출하시기 전에 특별히 지시하셨습니다. 절대 아가씨를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요. 우리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H선생님에게 사고가 났어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집에 잠자코 있겠어요?”

이서는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

“제발요, 차 좀 준비시켜 주세요. 두 시간 내에 가지 않으면 그 사람 큰일 나요.”

이서가 얘기하는 그 H선생님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SY 대표라는 걸 이씨 집안 사람들은 모르는 이가 없었다.

지환이 사고 났다는 얘기에 경호원의 안색이 변했다.

“그럼... 아가씨, 도련님이나 사모님께 먼저 전화해 보세요. 죄송하지만 그분들 허락 없이는 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그분들이랑 통화가 안 된다고요. 부탁해요. 나한테 무슨 일 생겨도 괜찮으니까 제발 내보내 주세요.”

“통화가 안 된다고요?”

이서는 경호원의 손을 잡고 애원했다.

“보내주세요, 제발요.”

울어 빨갛게 부은 눈을 본 경호원은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요, 아가씨, 그럼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이서는 그제야 기운을 차린 듯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경호원은 즉시 차를 몰고 박예솔이 보낸 주소로 출발했다.

같은 시각, 줄곧 암암리에 이서를 보호하던 어둠의 세력도 이서를 따라나섰다. 그중 깍두기 머리를 한 남자가 손에 든 총기를 만지작거리며 불평을 늘어놨다.

“아니, 보스가 외출하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왜 또 한밤중에 외출이냐고?”

옆에 있던 또 다른 나이가 좀 많은 남자가 그의 팔을 툭 건드렸다.

“죽고 싶어? 보스 귀에 들어 갔다가는, 앞으로 우리 보스 곁에 못 있을 줄 알아...”

별로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지만, 깍두기 머리 사내의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많이 작아졌다.

“형님, 우리는 보스의 그림자들이잖아요. 하루 종일 여자만 지키고 있는 거라면, 나는 정말이지, 보스랑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합니다!”

“너 이 자식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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