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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솔직히 말하자면, 케이티도 예쁜 여자 축에 속했다. 수많은 의학계 거물들과 한자리에 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는 당당한 존재였다.

어린 나이임에도 이런 세미나에 참가하고, 게다가 무대 위에 앉아 있다는 건 학술과 능력 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걸 설명한다.

그녀가 지나치게 증오의 눈빛을 발산하지 않았더라면, 하나는 그녀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다녀올게요.”

이상언은 외투를 벗어 하나의 몸에 걸쳤다. 늑대들의 호시탐탐 시선도 막을 겸.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요.”

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상언은 갑자기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

하나는 멍해졌다.

그녀는 결코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왜 상언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키스하는지는... 의도가 다분한 행동이었다.

상언은 하나에게 키스한 후 황급히 자리를 비웠다.

솔직히 하나가 화낼까 봐 좀 걱정이 됐다.

어쨌든 그녀는 줄곧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무대 위의 케이티는 주먹을 꽉 틀어쥐었다.

상언이 H국에서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고 했을 때도 그녀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상언이 잠시 외롭고 심심해서 만나는 여자라고 생각했으니까.

하나의 개인 자료를 확인했을 때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마디로 배경도, 돈도 별로 없는 그런 집안의 자제였으니.

그래서 상언이 곧 하나를 질려할 것으로 생각했다. M국으로 돌아오면 틀림없이 자신과의 결혼에 착수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여자가 M국까지 따라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게다가 상언의 태도를 보니 전혀 심심풀이 땅콩으로 만나는 사이는 아닌 듯했다.

그녀가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상언이 무대에 올라왔다.

케이티는 곧 표독스러운 눈빛을 숨기고, 일부러 상언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녀가 다가가기도 전에 상언은 마치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아는 것처럼 슬그머니 피했다. 갑자기 그는 그녀의 경쟁상대에게 악수를 청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상대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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