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4화

아주 예쁜 롱 드레스였다.

하나는 드레스를 꺼내 보았다. 빨간색의 롱 드레스는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자아냈다. 특히 촤르르 떨어지는 질감은 딱 봐도 일반 소재는 아닌 듯했다. 게다가 모든 디테일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정성껏 디자인한 것이 보였다.

단아하면서도 심플한 느낌이지만 곳곳에 숨은 디테일 때문에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연출했다.

바로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상언에게서 걸려 온 것이었다.

하나는 얼른 받았다.

[드레스는 받았어요?]

“이 선생님이 보냈어요?”

하나는 무척 마음에 들어 손에서 놓지도 않았다.

“네, 받았어요.”

[마음에 들어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었다.

“마음에 들어요.”

가벼운 한마디에 상언의 마음은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았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에요.]

잠시 멈췄다가 이상언은 다시 말을 이었다.

[준비해요.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 순간 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뱉었다.

“벌써 도착했어요? 그럼 그냥 올라와서 기다릴래요? 저...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아서요...”

이상언은 크게 기뻐하며 답했다.

[네, 지금 올라갈게요.]

전화를 끊었지만, 하나의 볼은 여전히 뜨거웠다.

두 사람은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었으나 해야 할 건 이미 다 한 사이이다. 하지만, 이번에 M국에서는, 이국 타향이어서인지, 낯선 땅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상언에 대한 느낌이 크게 바뀌었다.

왠지... 이전보다 조금 더 의존적으로 변한 듯했다.

하나가 옷을 갈아입자마자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상언이 도착했을 것이다.

긴장한 마음으로 문 입구까지 걸어가서야 하나는 거울도 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문밖에서 계속 들리는 노크 소리에 당황한 나머지 바로 문을 열었다.

문밖에 덩그러니 서 있는 사람은 역시나 상언이었다. 하나는 무의식중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긴장한 손은 치맛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이상언이 아무 말없이 멍하니 서 있자, 임하나는 더욱 긴장했다. 그녀는 고개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