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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이서는 몸을 돌려 2층으로 올라 갔다. 하지만 몇 걸음 못 가서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여러 번 고개를 돌려 재차 확인하고 나서야 방으로 돌아갔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계속 창가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그녀는 초조한 듯 노트북을 덮었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베란다 쪽으로 걸어갔다.

오고 가는 차량은 많지만, 그녀의 눈길이 닿는 곳에 그가 찾는 그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방안에서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확인해 보니 또 낯선 번호였다. 그녀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끊었다.

끊자마자, 같은 번호로 문자 한 통이 왔다.

[H선생님의 목숨이 위급합니다.]

이서는 순간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하나가 다쳤다는 수법으로 그녀를 유인해 내려 했으니 경계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 범인은 이미 붙잡혔다고 할지라도.

동일 수법을 이용한 함정은 아닌 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밑도 끝도 없는 문자를 무시하고 넘기려는 순간, 두 번째 문자가 또 들어왔다.

한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진이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 도무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이서는 그 사람의 빨간 눈동자를 보았다.

‘H선생님이다!’

사진 속 시간으로 봐서는 약 한 시간 전쯤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이서는 당황했다.

그녀는 황급히 상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 역시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서는 또 배미희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창 넋이 나가 어쩔 바를 모르고 있는데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당신 누구예요? 지금 H선생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남편인 지환은 까마득하게 잊고, 말끝마다 H선생만 찾는 이서를 보니, 조금 짠하기도 하고, 박예솔은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누구인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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